이 교수는 새정치민주연합의 북한인권법(原名: 북한인권증진법)은 북한 인권 개선 활동에 대한 재정적 지원 문제에 대해 “삐라 지원기구 운운하며 그러한 지원을 반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민간의 대북 인권 활동은 물론 탈북·난민을 위해 미국, 영국, 캐나다, 일본 등 선진국 정부들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새정치민주연합의 북한인권법을 비판했다.
그는 이어 “새정치민주연합의 법안에는 북한의 인권 침해 방지 조항이 보이지 않는다. 인도적 지원만 있는데, 그것도 검증에 대한 장치가 없어 ‘인권법’의 실효성이 의심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인권법 제정도 중요하지만, 기본 자유권이 약화된 법은 차라리 없는 게 낫다. 시간이 지날수록 압박은 UN의 흐름에 역행하는 새정치연합이 받게 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65년 전 우리는 UN의 결의에 따라 공산 침략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며 “그런 UN의 대북 인권정책에 반하는 법안 제정만큼은 국회가 피해 주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주> 아래는 <문화일보>에 게재된 이정훈 교수의 칼럼 전문.
北인권법 제정, 유엔 결의 존중해야
이정훈 / 인권대사, 연세대 교수·국제정치학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 1주년을 맞아 지난 17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대규모 토론회에 다녀왔다. 이 자리에서는 인권 개선을 위한 국제사회의 활동을 북한 주민들에게 알리는 노력이 시급하고, 가해자들 이름을 체계적으로 폭로해야 한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유엔은 지난해 12월 북한의 반인도 범죄 책임자들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북한인권결의안’을 총회 본회의와 안보리에서 각각 정식 의제로 채택했다. 앞으로 3년간 북한 인권과 핵(核) 문제가 상시적으로 안보리에서 다뤄진다는 것 자체가 북한으로선 견디기 어려운 압박이 될 것이다.
북한 인권에 대한 유엔과 국제사회의 대응은 분명 급속히 강화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도 북한인권법을 제정할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확실한 결단을 내려야 할 때가 왔다. 만약 북한인권법안을 계속 표류시킨다면 우리 국회는 유엔과 국제사회의 흐름을 거슬러 가겠다는 선언을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마이클 커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 위원장은 북한 인권이 ‘홀로코스트’를 연상시킨다고도 했다.
이런 엄청난 반인도 범죄 행위를 우리 국회가 무관심과 침묵으로 대한다면 그건 분명 방조행위에 해당하고, 국제사회의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지난해 2월 17일 발표된 COI 권고안에는 중국에 대한 강한 경고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중국이 탈북자들을 북한으로 강제 송환하는 것은 바로 ‘반(反)인도 범죄’에 대한 방조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었다.
국회에는 새누리당이 발의한 ‘북한인권법’과 새정치민주연합이 발의한 ‘북한인권증진법’이 각각 상정돼 있다. 그러나 법안을 둘러싼 이견이 적지 않다.
우선, 새누리당은 북한 인권 침해 사례를 기록하고 보존하기 위해 북한인권기록보존소를 법무부에 설치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그 반면, 새정치연합은 비슷한 기능의 ‘인권정보센터’를 통일부에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이 문제는 사실 통일 전 서독의 사례를 보면 답이 쉽게 나온다. 서독은 동독의 인권 유린 기록은 물론, 통일 이후 과거 청산을 위한 처벌을 목표로 1961년 잘츠기터 중앙기록보존소를 검찰청 중심으로 설치했다. 따라서 수사 경험을 갖춘 대한민국 검사들이 형사소추를 전제로 북한 인권 침해 사례들을 기록하고, 축적된 자료를 남북 통일 이후 처벌의 근거로 삼기 위해서는 북한인권기록보존소를 법무부 산하로 두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양당 법안의 또 다른 핵심적 차이점은, 북한 인권 개선 활동에 대한 재정적 지원에서 비롯된다. 새누리당은 북한인권재단을 설립해 이런 활동을 지원하려고 하는데 비해, 새정치연합은 ‘삐라 지원기구’ 운운하며 그러한 지원을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민간의 대북 인권 활동은 물론 탈북·난민을 위해 미국, 영국, 캐나다, 일본 등 선진국 정부들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또한 새정치연합의 법안에는 북한의 인권 침해 방지 조항이 보이지 않는다. 인도적 지원만 있는데, 그것도 검증에 대한 장치가 없어 ‘인권법’의 실효성이 의심된다. 북한인권법 제정도 중요하지만, 기본 자유권이 약화된 법은 차라리 없는 게 낫다. 시간이 지날수록 압박은 유엔의 흐름에 역행하는 새정치연합이 받게 돼 있다.
65년 전 우리는 유엔의 결의에 따라 공산 침략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런 유엔의 대북 인권정책에 반하는 법안 제정만큼은 국회가 피해 주길 바랄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