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斗煥은 동네북인가? 유명 건축인의 '정당성 강화 위해 청와대 본관 신축' 주장은 사실이 아님.

6共 때 기획·완공된 청와대 본관이, 5共 때 기획된 것이라며 '정통성이 없는 건물'이란 취지의 발언을 한 승효상씨, 자신의 착오 인정하고 정정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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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승효상 씨 / 이로재 홈페
이지에서 캡처
건축가 承孝相[승효상·現 ‘履露齋(이로재)’ 대표] 씨는 우리나라 건축계의 유명 인사 중 한 사람이다. 承씨는 몇 년 전부터 청와대 건축과 관련해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해왔다. 그의 주장을 검증해 보기로 했다.


“전두환이 자신을 정당화하기 위해 지어”

承씨의 주장을 요약하면, ▲현재의 청와대 본관이 全斗煥 정부 때 시작(기획)되었고 ▲全 前 대통령이 자신의 정당성을 강화하기 위해 건축을 시작(기획)했고 ▲그 청와대 본관은 정통성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대중 강연과 일간지 칼럼 등을 통해 이런 이야기들을 계속 해왔다. 

● <지금의 청와대 건축은 전두환 대통령 때 시작하였는데, 정통성이 없는 통치자일수록 권위적 건물을 짓고 싶어하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한 일이다.> (인터넷 <경향신문> 2014년 3월26일字 칼럼)
● <우리나라 대통령들이 왜 말년에 비참한지 아십니까? 나쁜 건축 때문입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자신을 정당화하기 위해 조선왕조 건축양식을 흉내내 청와대를 지었습니다.> (인터넷 <광주일보> 2014년 10월24일字 보도)
● <전두환이 정통성을 강변하려고 조선왕조 건축양식을 빌어 청와대를 지었다.> (인터넷 웹진 <채널예스> 2012년 12월20일字 보도)
● <전두환 대통령이 기획해 노태우 대통령 때 완공한 지금의 청와대는 그들이 정통성이 없으니까 일제가 총독관저로 쓰던 자리에 조선 궁궐을 흉내내 지은 거예요.> (인터넷 <경향신문> 2012년 5월4일字 인터뷰)


청와대 본관은 6共 때 完工

사실 지금의 청와대 本館(본관) 신축은 盧泰愚 대통령 재임 중 이뤄졌다.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현재의 본관을, “1989년 22명의 전문가로 자문위원회를 구성하여 많은 의견을 수렴한 뒤 1991년 9월4일 신축되었습니다”라고 소개하고 있다. 2011년 <조선뉴스프레스>가 발간한 《盧泰愚 회고록》 下편에는 청와대 본관 신축 배경, 과정 등이 상세히 소개되어 있다. 그 중 일부를 옮기면 다음과 같다.

<1988년 서울올림픽 직전으로 기억된다. 나(주-노태우)는 비서실의 몇몇 수석들과 환담을 나누다가 “이제는 청와대를 우리 것으로 새로 지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불쑥 이야기를 꺼냈다. 그들은 주저하지 않고 “새로 지어야 합니다”라면서 내가 묻기 전에 자신들이 먼저 이 문제를 제기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중략) 나는 문화계 인사 및 역사학자들로 위원회를 구성해 어떤 건물을 어느 장소에 지을 것인지를 검토하게 했다.>

이 책에는 건축 기획뿐 아니라, 건축 당시의 에피소드도 상세히 나와있다. ▲청와대 본관과 대통령이 거주할 公館(공관)을 분리한 이유 ▲본관 공사 중 공관 터 뒤쪽에서 ‘天下第一福地(천하제일복지)’란 글귀가 새겨진 바위를 발견한 것 등이 그것이다.


“전두환 정부는 본관 신축 고려한 적 없어”

記者는 우선 5共 때 청와대 비서관을 역임하고, 전두환 前 대통령의 대변인 格인 閔正基(민정기·73) 씨와 통화해 承씨의 주장이 사실인지 확인해 보았다. 閔 前 비서관은 “전두환 정부는 청와대 본관 신축을 고려한 적이 없다.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사실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단언했다.

1993년 8월12일字 <경향신문>은 청와대 舊 본관 철거 소식을 전하며 ‘全 前 대통령 시절에도 단임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 야기 등을 이유로 청와대 신축이 실현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취임 초부터 7년 단임 의지를 천명한 全斗煥 대통령이 정치적 오해를 살까봐 본관 신축을 자제했다는 것이다.

전두환 대통령 시절에 청와대 본관 개축은 있었다. 이는 전면 증개축이 아닌 구조를 바꾸고 改修(개수)하는 정도였다. <월간조선> 1993년 1월호 별책부록 《韓國의 大統領》에 수록된 ‘청와대 略史(약사)’편에 따르면, 1980년 12월, 본관 현관을 西向(서향)에서 南向(남향)으로 바꾸고, 내부시설 공사를 했다고 한다. 1982년 2~3월엔 본관의 비서실장실을 비서실 별관으로 옮기고 소접견실을 확장하는 한편, 영부인 접견실을 이전 및 改修(개수)했다고 한다. 여기에도 본관 신축 계획에 관한 기록은 없었다.


承, ‘J社 전직 직원 통해 들었다’… 전직 직원, ‘확실하진 않아’

‘청와대 본관 신축이 전두환 정부 때 기획되었다’는 承씨의 주장이 어떤 근거로 나오게 되었는지 그에게 이메일을 통해 물어보았다. 承씨는 답변 메일을 통해 “80년대 말, 청와대 설계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다”며 “설계를 맡았던 J社(사)에 확인하면 되는 일이다. 그 당시 J社에 있었던 사람으로부터 다시 확인했다”고 밝혔다. 承씨에게 이야기해 주었다는 전직 J社 직원과 통화할 수 있었다. 그의 이야기는 承씨의 주장과 차이가 있었다.

<전두환 대통령 재임 당시 J사에서 청와대 주차장, 정문 앞 초소를 설계한 적이 있다. 그러나 본관 건축 계획이 있었는지는 나도 확실히 기억나진 않는다. 짐작하건대 全 대통령 시절 청와대 내 일부 시설물에 대한 공사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承 씨가 청와대 본관 신축 계획도 그 당시에 있었을 것이라고 전체를 묶어 생각한 듯하다.>


“제 발언, 수정하겠습니다”


承씨가 보내온 메일을 보면, ‘80년대 말’에 청와대 건축 관련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그가 이 시기를 전두환 대통령 시절로 誤認(오인)했을 가능성도 있었다. 전두환 대통령 재임기간은 1980년 9월1일부터 1988년 2월25일까지로, 承씨가 말한 ‘80년대 말’과 일부 겹친다.

承씨에게 J社 전직 직원의 이야기를 포함해 ‘80년대 말을 5共 시절로 착각한 것 아니냐’고 물었다. 承씨는 記者에게 다음과 같이 메시지를 보내며 자신의 주장을 訂正(정정)했다.

<여러 경로를 통해 다시 확인하니 노 대통령 시절에 한 게 맞다고 합니다. 제 발언, 수정하겠습니다.>


박원순·문재인과의 인연

승효상 씨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인연이 있다. 먼저 2006년 박원순 주도로 희망제작소가 설립되자 承씨는 上記 단체의 이사로 선임되었다(출처: 2006년 3월23일字 인터넷 <경향신문> 보도). 2011년 박원순 시장이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했을 때에는 박원순 캠프 ‘멘토단’ 명단에 이름을 올린 적도 있다. 朴 시장 당선 후인 2012년에는 서울시 건축정책위원회 위원장을 맡았으며, 2014년 9월엔 ‘서울시 총괄건축가’에 위촉되었다. 이 총괄건축가란 직위는 “박원순 시장의 의지에 따라 만들어진 직책”(출처: 2015년 2월23일字 <뉴시스>가 보도한 승효상 씨 인터뷰 기사 발췌)이라고 한다.

承씨는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現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멘토단’에도 합류했었다. 承 씨와 문재인 대표는 경남고등학교 동기 동창이다. 승효상 씨는 문재인에 대해 “도통 말이 없는 친구였다. 학교 담을 넘으면 불량 학생들이 가는 水源池(수원지)가 있었다. 거기서 문재인과 부딪쳤다. 공부 잘하는 애가 여기 왜 있나 신기했다”고 회고했다(출처: <중앙SUNDAY> 2012년 9월16일字).

2009년 노무현 前 대통령이 자살하자 그의 墓域(묘역) 조성이 구체화되었다. 그때 노무현 묘역 설계를 맡은 이가 바로 承씨였다. 그는 2012년 8월,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개최된 ‘베니스 비엔날레’에 초청되었을 때, 노무현 묘역을 出品(출품)했었다.

시중에선 文 대표가 承씨에게 묘역 설계를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承씨가 2010년 9월 펴낸 《노무현의 무덤, 스스로 추방된 자들을 위한 풍경》이란 책에 따르면, 유홍준(노무현 정권 당시 문화재청장) 씨의 請으로 설계를 맡았다고 밝혔다. 承씨는 이 책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도 남겼는데, 그를 ‘철저한 자발적 추방인’으로 규정했다. 承씨는 “내가 아는 한, 노무현은 우리 사회에 생소한 사람이었다”며 “스스로를 제도권 밖으로 추방하고, 늘 경계 밖으로 자신을 내몰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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