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보는 눈(目)을 왜곡하는 발언

"현재 거론되는 '침략(侵略)'이라는 표현은 현실적으로, 전쟁의 승자(勝者)가 패자(敗者)에 대해 가하는 요구를 정당화하기 위해 씌우는 '낙인'으로 등장한 것"
※타당성 각자 판단

2015. 3. 17. 산케이(産經)신문

■정의된 바 없는 '침략전쟁'

<나는 아베(安倍)씨가 '일본은 침략을 했다'고 밝혔
으면 한다>.

얼마 전 어느 심포지엄에서 기타오카 신이치(北岡伸
一)씨가 언급했다는 이 발언은 문제가 아주 많은 발언
입니다. '아베(安倍)담화'를 검토하는 모임의 좌장 대
리를 맡고 있는 분이, 場外의 공식 석상에서 이같은 
사견을 드러내는 것은 기본 매너에 어긋나는 것인데,
더 큰 문제는 발언의 내용입니다.

日本이 침략전쟁을 했느냐의 여부에 관한 이야기를 정
치의 場으로 끌어들여서는 안된다는 점은, 단순히, 이런
문제를 역사학자에게 맡기는 것이 좋기 때문만은 아닙
니다. 만약 정말로 학자적 양심을 지닌 역사학자들이라
면 이러한 물음에 대해서는 답을 할 수 없다고 반응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침략전쟁'이라는 개념 그 자체가
극히 자의적이고 자기중심적인 것이어서, 지금까지도
제대로 된 정의(定義)를 내리고자 하는 변변한 시도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침략'이라는 말(표현)이 국제법의 무대에 등장
하게 된 경위를 한 번 보겠습니다. 지금 우리가 이해하
는 의미로서의 '침략'이라는 말이 최초로 등장한 것은, 
1차 대전 이후의 베르사이유 조약 당시입니다. 소위 말
하는 '전쟁책임' 조항으로 알려진 베르사이유 조약의
231조에는 <연합국 정부는, 독일 및 그 동맹국의 '침략'
으로 인한 연합국 정부 및 국민들의 손실과 손해에 대한
독일 및 그 동맹국측의 책임을 확인하고, 독일은 이를
확인했다>라고 나옵니다. 그리고, 이러한 죄상(罪状)에
따라, 독일은 연합국의 전비(戦費) 모두를 부담하는 거
액의 배상 부담을 지게 되었습니다. 

■패전국에 대해서만 씌우는 개념

그런데, 그와 같은 중대한 죄에 해당하는 독일의 '침략'
이라는 것이 과연 당시에 어떠한 근거에 의거하여 설정
된 것인가를 따져보면, 이렇다 할 객관적 검증이 불가능
한 상태입니다. 오히려 거꾸로, 유례가 없는 거액의 배
상을 물리기 위해 항복문서에는 단지 보통의 무력공격
을 의미하는 '어그래션(aggression)'이라고 되어 있던
표현을 중대한 죄를 의미하는 표현인 '침략'으로 바꾸
어 놓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1차 세계 대전이라는 것이, 딱히 특정한 누구 때
문에 일어난 것이라기보다는 각국의 내셔널리즘 분위기
가 점차 고양되는 가운데 전쟁이 확산된 것으로 이해하
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전쟁 원인을 오직 패전국에게
부담시키고자 등장한 것이 바로 '침략'이라는 표현이었
던 것입니다. 때문에 이러한 표현('침략')을 언급하기
시작하면, 역사인식 등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것에 있
어서는 오히려 지장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당시로부터 이미 100년 정도가 지났는데도 이
러한 '자의적' 개념이 그대로 통용된다면 바람직하지
못할 것입니다. 물론, 1차 대전과, 2차 대전의 사이 기
간에는 부전조약(不戦条約)이라는 것이 성립하여, 이
를 위반한 전쟁은 위법적 '침략전쟁'으로 간주한다는
식의 분위기가 있기는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부전조
약(不戦条約)은 미국 정부의 공문 형태로서, 이 조약은
국가별 자위권을 제약하는 것이 아니라 각국 모두에
대해 <돌발사태가 자위를 위한 전쟁에 동참해줄 것을 
다른 나라에 대해 호소할 필요가 있느냐 없느냐를 독자
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는 취지로 알려
져 있습니다. 결국 현실적으로 개개의 전쟁이 이러한
부전조약에 위반된 것인가 아닌가를 제대로 판단하는
것은 극히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힘의 지배'를 긍정하는(부추기는) 표현

2차 대전 후 런던회의에서, 미국 대표인 '젝슨' 판사는 
어떻게든 '침략(侵略)'이라는 것을 객관적으로 정의
(定義)하고자 시도했고,  이에 반해 소련은 일본, 독일,
이태리 세 나라만을 단죄하자는 태도였기 때문에, 미
국과 소련 간에는 격한 의견대립이 있었습니다. 

최종적으로 '침략'이라는 단어 자체의 정의를 이 당시
이끌어내지 못한 채 '침략의 정의를 내리는 일'은 단념
하고 대신, <침략전쟁의 개시 및 수행에 대해 범죄행위
로 간주한다>는 문구만 정해졌습니다. 더구나 이 문구
의 경우도, 일본, 독일, 이태리 세 나라에게만 적용되는
것으로 결론지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로, '침략'의 정의를 명확히 내리고자
하는 국제적 시도나 합의는 현재 없는 상태입니다. 
다시 말해, 현재 거론되는 '침략(侵略)'이라는 표현은
현실적으로, 전쟁의 승자(勝者)가 패자(敗者)에 대해
가하는 요구를 정당화하기 위해 씌우는 '낙인'으로
등장한 것이라고 볼 수 있으며, 이러한 개념은 지금도
그대로 세상에 통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개념이
계속 통용되는 한, 국제사회에서 비록 무법적 행위를
하더라도 그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고 난 후 상대에게
'침략'이라는 낙인을 찍어버리면, 이 개념은 그만 승리
자의 차지가 된다는 식의 그릇된 사상(인식)조차 있게
될 우려가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표현('침략')을 아베 신조(安倍晋三) 수상의
담화 안에 넣는 것은 적절하지 못합니다. 수상이 특히
강조하는 '미래지향'이라는 측면에서는 물론, 올바른
'역사인식' 측면, '미래평화'를 향한 노력 측면에서
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역사를 보는 눈을 현저하게
왜곡하고 있는 표현이나, 국제사회에서 '법의 지배'가
아니라 '힘의 지배'를 긍정하여(부추겨), 오히려 국가
간 적대관계를 지속토록 만드는 개념은 결코 담화에
반영되면 안될 것입니다. 국제정치를 전공한 기타오
카(北岡)씨는 부디 학식자(學識者)로서의 양식(良識)
을 발휘해 주기를 기대합니다. 


○
하세가와 미치코(長谷川三千子, 1946년생),
사이타마
(埼玉)대학교 명예교수, 평론가, NHK
경영위원, 東京大
대학원 박사과정(철학) 중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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