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훈의 무모하고 무책임한 疑惑 제기

진실은 전혀 다르다.
1.
설훈 새민련 의원의 천안함 발언이 논란이다. 설 의원은 30일 MBC라디오 ‘왕상한의 세계는 우리는’에 출연해 “천안함 폭침이 북한의 소행이 아닐 수도 있다, 이렇게 보시는 거냐?”는 사회자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저는 그럴 수 있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지금 여론조사를 해보면요. 천안함 폭침 문제에 대해서 국민들이 어떻게 보느냐를 잘 봐야 됩니다. 이게 리얼미터에서 여론조사한 결과가 있는데 얼마 안 됐어요. 국민의 절반, 47.2%가 천안함 침몰에 대해서 정부의 여론조사를 못 믿겠다, 47.2%나 됩니다. 그리고 신뢰한다는 응답이 39.2% 밖에 안 돼요. 국민들이 이 결과에 대해서 신뢰를 못하는 상황인데 난들 어떻게, 저는요.>

2.
천안함 폭침에 대한 불신(不信), 즉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고 답하는 비율은 2010년을 기점으로 최근까지 30% 안팎이다(2010년, 2011년, 2012년 한국갤럽 조사 등). 동아일보가 3월23일 발표한 대학생 400명(10학번 200명, 15학번 200명)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고 답한 비율이 15학번 29.5%, 10학번 17.5%였다. 요컨대 15학번 새내기 학생도 70% 이상은 “북한의 도발”로 보며, 군필(軍畢)이 많은 10학번 학생 80% 이상은 “북한의 도발”로 본다는 것이다.

이상한 것은 설훈 의원이 인용한 통계다. 국민의 절반인 47.2%가 “북한의 도발이 아니”라고 답했다는 리얼미터 조사는 지난 5년의 일관된 조사와 정면으로 충돌한다. 2013년 같은 리얼미터 조사는 국민이 69.2%가 “북한의 도발”로 답변을 했었다. 올 해 리얼미터 조사가 구체적(具體的)으로 어떠한 설문을 했는지 자체가 의아(疑訝)하다. 이 조사를 보도한 언론도 몇몇 인터넷 매체에 불과해 이 역시 의문(疑問)이다.

설훈 발언의 치명적 문제는 지난 5년간 누적된 일관된 조사를 버려둔 채 이런 ‘이상한’ 조사만 인용, 북한의 천안함 폭침을 부정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 점이다.

천안함 폭침은 한국인 전문가 49명 및 미국·호주·영국·스웨던 전문가 24명 등 73명의 전문가들이 각자 자신이 이름을 걸고 친필로 서명, 확인인 것이다. 도발이 벌어진 바다 속에선 북한의 CHT-02D 어뢰 잔해도 나왔다. 북한의 무기수출 카다로그에 실려 있는 것이었다. 결정적 증거인 스모킹건이 나왔어도 믿지 않는 사람들은 소위 지식인·언론의 마구잡이식 문제제기 탓이었다.

지식인·언론과 별개로, 국회의원 발언에는 강력한 권한 만큼 무거운 정치적 책임이 따른다. 헌법 제46조 2항은 “국회의원은 국가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한다”고 정해 놓았다. 어느 모로 보나, 설훈의 발언은 국익을 우선한 것으로 보기 어려울 것이다.

3.
설훈 의원은 천안함 폭침이 북한의 도발이 아니란 근거를 대려는 듯, 도발 사흘 전 백령도 방문 경험을 이렇게 전했다.

<그 다음 저는 방송에서 얘기할까 말까 생각했는데 천안함 사건이 나기 사흘 전에 백령도를 갔다 왔습니다. 백령도에서 왜 갔었느냐 하면 이제 그 안보기관 쪽에서 저는 민화협 멤버입니다. 민화협 멤버들을 초청해서 안보 상황에 대한 설명회, 이런 걸 합니다. 한 60명이 갔었는데 사흘 전이었습니다. 갔었는데 그분들이 주변 정세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브리핑을 하면서 여기는 잠수함이 못 다닙니다. 이유가 세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수심이 얕아서 못 다닙니다. 두 번째는 시계가 흐려서 앞이 안 보입니다. 그래서 못 다닙니다. 세 번째는 어망이 많기 때문에 어망은 오늘 여기 치고 내일 저기 치고 이러는 관계로 해서 못 다닌다는 것, 잠수함 어망에 걸리면 올라와야 한답니다. 그런 이유로 안보 관계 기관 사람이 나한테 한 얘기가(라디오 인터뷰 中)>

안보기관 관계자가 ‘백령도 인근에서 북한의 잠수함 운용이 불가능하다’는 요지로 설명을 했다니 황당한 일이다. 이런 안이한 인식이 천안함 폭침을 자초한 셈이다.

진실은 전혀 다르다. 사고 수역 수심은 50m 가량이고 북한 잠수함은 평균 수심 25m인 걸프만에서도 운용된다. 천안함 폭침 3년 전인 2007년 7월7일 美해병대 지휘참모 대학의 브루스 벡톨 교수는 美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유고급 잠수함의 경우 수심이 얕은 곳에서 작전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한반도 서해안 쪽에서 남한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을 정도다.

문제는 사고 이전 ‘엉터리’ 브리핑을 근거로 천안함 음모론에 힘을 실어준 설훈 의원의 행태다. 법적 책임을 떠나 쓰디쓴 정치적 책임을 져야할 무모(無謀)하고 무책임한 말들이다.

written by (사)한국자유연합 대표 김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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