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4. 16. 산케이(産經)신문
니시오 간지(西尾幹二), 평론가
AIIB에 영국을 필두로 프랑스, 독일, 이태리 등 유럽국가가
참여하여 50개국 이상이 되었는데, 이에 대해 일본은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은 듯 보인다. 중국이 의도하는 선진 7개국
(G7) 간의 분열이 가시화되고, 미국의 힘이 쇠퇴하는 가운
데, 미국을 추종하는 일본이 곤란한 상황이 되고 말았다는
견해도 보인다.
알아야 할 것은, AIIB는 중국 공산당 자신이 필요로 하는 정
치·경제적 전략구상이며, 중화책봉체제적 금융판(版)에 다
름 아니라는 점이다. 중국은 현재 철강, 시멘트, 건축자재,
석유제품 등의 생산과잉으로 주요 도시 등에 실업자가 넘쳐
나는 상황으로서 국내경기만으로는 중국경제가 더 이상 원
활하게 돌아갈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 조강(粗鋼) 1톤이,
계란 1개 가격밖에 안될 정도로 중국은 생산과잉에 빠져 있
다.
밖으로 팽창해 나가려는 욕구는,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중
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슬로건과도 일치하며, 미국 달
러 기축통화 체제를 흔들어 보고자 하는 야심으로도 직결되
고 있다. 이러한 의지는, 남지나해, 중동, 중앙아시아라는 군
사적 요충지를 확보하려는 노골적 시도라는 또 다른 형태로
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면 왜, 때 늦은 이러한 파시즘적 제국주의의 대두를 세계
는 용납하려는 것일까? 세 가지를 지적하고 싶다.
우선, 거창한 계획에 눈(目)이 어두워져 그 실행 가능성을 따
져보는 리얼리즘이 결여되어 있다. 중국의 외화준비금은 2014
년 기준으로 4조 달러 가까이 되지만, 이후 급격하게 감소하
고 있다. 중국의 규율위원회가, 부패한 간부들에 의해 1조 달
러 정도가 해외로 유출되었다고 밝히기도 했는데, 3조 7800억
달러가 사라졌다는 보도조차 있다. 부패간부에 의한 외화유출
만 있는 것이 아니다. 미국은 돈의 모든 이동을 파악하고 있을
것이다. 최근 알려진 바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해외로부터 맹
렬하게 외화를 차입하고 있는 중이다. AIIB는 중국이 다른 나
라의 돈을 얻어낼 목적, 즉 자신의 욕망을 채우려는 모략의 일
환이다. 일본과 미국이 참가하게 되면 거액의 돈을 내야 하는
입장이 된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불참가를 표명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둘째로 지적하고 싶은 것은, 유럽 여러 나라들의 참가 의도이
다. 유럽은, 러시아에게는 위협을 느끼면서도 중국에게는 둔
감하다. 너무 강력한 화폐인 달러를 억제하고 싶은 것이 유럽
연합의 일관된 바람이지만, 그간 여러 노력이 효과를 보지 못
했고, 이제 다른 방법의 하나로 중국의 인민위안貨(人民元)를
이용하려고 나선 것이다. 부가적으로, 중국의 힘을 유럽 편으
로 끌어들여, 중국과 러시아 간의 분열을 도모하여 러시아를
압박하고자 하는 정치적 욕구 또한 유럽국가들에게는 존재
한다. 유럽은, 경제적으로는 일본과 미국으로부터, 정치적으
로는 러시아로부터 지속적인 압력을 받아왔는데, 이제 이들
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욕구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 바로
AIIB에 대한 가입 배경의 하나가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영국이 앞장선 것은 왜인가? 영국은 외교력
과 정보력 이외에는 이전에 비해 많이 약해진 상태이기 때문
이다. 영국과 미국은 항상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형제국이 아
니라, 1939년까지 日本人도 <영국과 미국은 갈라놓을 수 있
다>고 생각했었다. 2차 대전이나 그 이후로도 영국은, 미국
을 이용하여 독일과 러시아를 억지해나가는 일종의 전략국
가였다. 그런 영국이 지금 뭔가를 기획한 것이다. 중국은 우
직하게 힘은 있어 보이지만 직접 영국에게 위협 같은 것을
가할 상황은 아니다. 이런 중국을 끌어들이고 잘 다루어 정
치적으로는 러시아를 견제하고, 경제적으로는 日本과 미국
의 파워에 맞선다는 것이 영국의 속내 중 하나인 것이다. 이
점에 있어서는 독일과 프랑스도 마찬가지 입장에 있다. 日本
이 대륙의 큰 나라(중국)와 여러가지로 대립하느라 진이 빠
지는 것(손상을 입는 것)을 유럽은 오히려 바라는 측면이 있
다고 볼 수 있다. AIIB는 만약 순조롭게 운용되지 못하더라
도 일단 이를 계기로 돈은 풀리게 된다. 이런 다양한 노림수
를 염두에 둔 유럽은, 교묘한 책략의 일환으로 AIIB에 가입
을 하게 된 것이다.
셋째로는, 중국과 한국은 과연, 일본의 근린국(이웃나라)인
가 하는 의문을 지적해 두고 싶다. 지리적으로는 이웃이지만,
역사적으로는 그렇다고 말할 수 없다. 이웃과 훌륭하게 화해
한 독일을 거론하며 日本을 비난하는 경우가 많은데, 독일이
전후 일관되게 '당해낼 수 없었던'(맞먹을 수 없었던) 상대는
프랑스였다. 이는 '독일의 인내(忍耐)'를 낳는 배경이 되었고
결국 유럽연합(EU)의 성립까지 이르게 했다.
그렇다면, 이와 마찬가지로 전후 일관되게 日本이 '당해 낼
수 없었던'(맞먹을 수 없었던) 상대는 어느 나라인가? 중국,
한국은 아니다. 미국이다. 독일에게 있어 프랑스는, 日本에
게 있어 전승국인 미국이다. 日本에게 있어 중국, 한국은,
독일에게 있어서는 러시아와 폴란드다. 이 점을 고려한다
면, 日本과 美國 간의 근린국 관계는, 독일과 프랑스 간의
관계 이상으로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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