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조선일보 사설 제목은 <5개월 만에 또 열린 中·日 정상회담, 고립 피할 전략 있는가>이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 일본 아베 신조 총리가 22일 '반둥회의 60주년 기념 아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가 열린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번 회담은 작년 11월 중국 베이징 회담에 이어 5개월여 만이다. 이 사설은 시 주석이 작년 7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 아베 내각의 퇴행적 과거사 부정을 정면 거론하면서 한·중 양국이 함께 맞서자고 제안했고, 일본을 '도적(盜賊)'이라고 부른 일도 있었다면서 그런 그가 불과 몇 달 사이에 두 번이나 아베 총리를 만났다고 섭섭해 하였다. 일본은 미·중 관계 변화의 틈을 파고들어 18년 만에 미·일 안보 동맹을 대폭 강화키로 합의한 데 이어 오는 29일에는 일본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美 상·하원 합동 연설을 한다면서 일본의 외교력을 평가하였다. 그런 뒤 한국 외교를 비판하였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얼마 전 미·중 사이에 끼인 우리의 딜레마에 대해 "양측으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상황은 골칫거리가 아니라 축복"이라고 말했지만, <외교 수장이 이런 말을 하며 일본과 정상회담을 3년째 피하고 있는 사이에 잇따라 중·일 정상회담이 이뤄졌다>고 반박하였다. 그러면서 <정부는 일본의 퇴행적 과거사 언동에 대해서는 원칙을 갖고 대응하면서도 안보나 경제 문제에 대해서는 좀 더 유연하고 현실적인 타개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를 비롯한 한국 언론의 일방적, 감정적, 非전략적 反日 보도에 영합, 親中反日 외교 노선을 견지해온 朴槿惠 대통령이 이 사설을 읽었다면 만감이 교차하였을 것이다. 朴 대통령이 조건 없이 아베 총리와 회담하려 했다면 역사전쟁을 부추겨 온 조선일보 등 언론은 '자존심 없는 외교'라고 맹비난하였을 것이다. 중국의 러브 콜과 한국 언론의 反日 보도를 충실하게 따르다가 日中 화해 무드와 美日 밀월 관계의 진전으로 한국이 고립되는 모습을 보이니 이제는 그런 사태 전개에 책임이 있는 언론이 朴 대통령의 反日 외교에 등을 돌리기 시작한다. 지도자가 선동언론이나 선동된 여론을 따르는 것보다 위험한 일은 없다(나폴레옹 3세는 그러다가 普佛전쟁을 불러 프러시아에 대패하였다).
朴 대통령은 實利보다는 인기, 사실보다는 선동에 약한 모습을 보여왔다. 언론이 세월호 구조 작업을 둘러싸고 해경을 난타하니 해경 해체를 지시하고, 거짓선동 보도로 문창극 총리 내정자를 공격하니, 포기해버리고, 유족들이 주장하니 인양할 필요가 없는 선체 인양에 수천억 원의 국민세금을 쓰는 결정을 한다.
핵무장한 북한정권에 대해서는 조건 없는 대화를 제의하면서 우방국인 일본에 대해서는 조건 있는 대화를 제시하였다. 누가 봐도 종군위안부 문제는 한국인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북핵 문제보다 우선순위가 낮은데도.
박근혜 정부의 가장 큰 자랑은 중국과 한국 사이가 李明博 정부 때보다 좋아졌다는 것이었는데,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내정간섭으로 미뤄 이런 주장도 믿을 수가 없다.
1. 중국은 북한의 핵개발을 방조한, 敵의 친구이다. 일본은 北의 核개발과 인권탄압을 반대해온, 친구의 친구이다. 한국이 敵의 친구를 친구의 친구보다 더 좋아하면서 韓美日 동맹으로 北核을 저지한다는 게 말로서 성립되나?
2. 박근혜 대통령의 對中 외교가 성공적이라면 중국이 북한의 핵 문제를 해결해주어야 할 것 아닌가? 현실은 거꾸로이다. 북한에 실효성 있는 압박이나 제재를 가하지 않을 뿐 아니라 北이 쏘는 핵미사일을 막으려는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까지 반대, 사실상 북한의 核을 편들고 있다. 對中외교는 실패한 것이다. 외교는 社交와 다르다. 시진핑이 사교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을 잘 대접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외교적으로 한국을 존중하는 게 중요하다. 대통령의 사교가 국가이익을 증진시키지 못하였다면 속은 게 아닌가 의심할 필요가 있다.
3. 對日외교의 목적은 무엇이었던가? 독도 영유권 주장을 포기시키고 종군위안부 문제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받아내는 것이었다. 이 목적 또한 이뤄지지 않았다. 아베 정부는 더욱 강경해지고, 무엇보다도 보통 일본인의 反韓감정이 커졌으며, 역사문제에서 한국 편을 들던 아사히 신문 등의 對韓 자세도 달라졌고 영향력이 약해졌다.
4. 일본이나 아베 정부가 국제적으로 고립되었나? 일본에 불리한 내용의 기사만 골라서 보도해온 한국 언론만 접하면 반성할 줄 모르는 일본은 미국, 유럽에서 매장될 정도의 못된 나라 취급을 받는 줄 알게 되어 있다. 사실은 어떤가? 아베 정부는 국내에선 지지가 강하고 국제적으로도 건재하다. 국제적 여론조사에선 일본인이 독일인과 함께 가장 인기 있는 국민으로 꼽힌다.
5. 일본과 중국은 원수관계인가? 박근혜 정부는 중국이 계속해서 일본과 싸워주기를 바란 것 같지만 사태는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중국과 일본의 두 차례 정상회담 이외에도 관계 개선의 움직임이 여러 군데서 감지된다. 일본은 한국 이상으로 중국 관광객 붐을 겪고 있는데, 중국인들이 일본에 대하여 좋은 인상을 갖고 돌아가 日中 관계 개선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한다.
6. 미국은 일본을 꾸짖고 한국을 편드나? 미국 입장에서는 反美정권이 등장할 가능성이 없는 일본과 좌파 정권을 10년간 겪어 본 한국에 대한 신뢰도가 다를 수밖에 없다. 한국에 대한 장기적 신뢰가 흔들리는데 그런 한국을 위하여 일본을 압박할 리가 없다. 北核과 중국의 팽창을 견제하는 데 앞장 서는 일본을 미국이 더 신뢰하도록 만든 책임은 상당 부분 한국의 反日, 反美 풍조였다. 특히 안보를 중시한다는 한국의 보수층이 反日에도 가세, 결과적으로 韓美日 동맹을 약화시키는 것을 보고 미국이 일본으로 경사되는 태도를 취한다고 해서 이상할 것도 없다.
7. 朴 대통령은 타이밍을 놓쳤다. 작년 여름까지만 해도 강한 입장에서 일본의 아베 총리를 만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일본으로선 미국과는 더욱 좋아지고, 중국과는 개선되는 마당에 굳이 굽히는 자세로 한국과 관계 개선을 모색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저질 기사로 朴 대통령을 모독한 산케이신문 기자를 '생환한 戰士'처럼 맞이하여 위로한 아베 총리의 태도가 朴 대통령에 대한 자세일 것이다.
8. 전략不在의 親中反日 노선은 필연적으로 反美로 변질되고, 한반도의 공산주의자들만 이롭게 만든다. 안보와 외교는 한국인의 생존과 직결된다. 이를 과거 문제인 역사논쟁에 종속시킨 것이 대실수였다. 지도자에겐 國政의 우선순위, 즉 大小緩急(대소완급)을 혼동하는 것이 가장 큰 과오이다. 李明博의 反日 노선을 계승한 朴 대통령은 여기에다가 親中노선까지 추가함으로써 反美로 가는 길을 열어 한반도의 좌익세력이 원하는 상황을 만들었다. 이 노선이 재등장할지 모르는 좌익정권에 의하여 더 악화되면 대한민국은 공산독재인 중국 및 북한 편에 서서 미국 및 일본을 적대하는 길로 달려갈지 모른다. 親中-親北 노선은 親공산독재이므로, 反자유 노선으로 가게 된다. 그런 외교 노선으로는 자유와 민주와 번영을 지킬 수 없다. 親中은 자유민주주의 포기를 뜻하니까.
경제에 실패한 대통령은 용서해도 외교와 안보에 실패한 대통령은 용서 받지 못한다. '국제정세를 고차원적으로 정확하게 이해한'(무초 대사의 평) 李承晩 대통령이 외교적 노력으로 세운 나라를 박근혜 대통령이 외교적으로 망치게 될지 모른다.
국내외에서 버림 받는 朴槿惠의 親中反日 노선
- 趙甲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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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04-23, 07: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