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0 재보선 결과를 보고
4.30 재보선 결과는 열린우리당의 참담한 참패로 끝났다. 열린우리당은 공천후보를 내세운 23곳의 재보선 선거구(국회의원 6곳, 기초단체장 7곳, 광역의회의원 10곳)에서 단 한명의 당선자도 내지 못했다. 여담이지만 이 같은 숫자는 임진ㆍ정유왜란 기간 중 충무공 이순신(李舜臣)의 전적(戰績)을 상기시켜 준다. 충무공은 그가 왜(倭) 수군과 가졌던 23개 해전(海戰)에서 23전 전승(全勝)을 기록했다. 반면 이번에 열린우리당은 23개의 격전장에서 전패(全敗) 기록을 남겼다. 우연의 일치이기는 하지만 흥미를 끄는 숫자의 작희(作戱)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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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의하면 청와대는 “이번 싸움은 후보 개개인의 싸움이지 대통령의 싸움이 아니었다”고 오리발을 내밀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 같은 청와대의 오리발은 마치 “눈 뜬 국민의 코를 베어가는” 식의 궤변에 불과하다. 열린우리당은 물론 한나라당에게도 이번 재보선은 2007년 제17대 대통령선거의 전초전이었고 그 때문에 양당은 문자 그대로 “죽기 아니면 살기” 식의 전력투구를 했던 것이 엄연한 사실이다. 한나라당의 압승, 열린우리당의 몰패로 끝난 재보선 결과는 양당이 당력을 총동원하여 사력(死力)을 다한 결과인 것이다. 2007년 대선의 전초전으로서의 기세 싸움이었다는 정치적 성격 때문에 이번 재보선에서의 완패는 열린우리당에게는 견디기 어려운 충격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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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 속의 열린우리당은 소위 ‘개혁노선의 강화’로 재보선 완패의 늪으로부터 탈출하겠다고 몸부림을 칠 기세다. 그러나 그것이 열린우리당의 선택이라면 헛 다리 짚기가 되고 말 공산이 있다. 이번 재보선 결과는 많은 국민들이 그 동안 노무현 대통령을 포위하고 있는 ‘386’ 주축의 열린우리당 내 ‘친북ㆍ좌파’ 세력이 주도해 온 ‘개혁’이라는 이름의 ‘사이비 개혁’에 식상(食傷)하여 피로를 느끼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 같기 때문이다.
만약 그 것이 하나의 추세라면 4.30 재보선 완패의 원인을 ‘개혁노선의 퇴조’로 돌리고 ‘개혁노선의 강화’로 그 충격을 극복하겠다는 열린우리당의 처방은 오히려 이러한 표심의 흐름과는 역행하는 것이 되어 앞으로 열린우리당으로부터의 표심 이탈을 가속화시키고 확대시킬 가능성도 있다. 열린우리당에게 이제 간조기(干潮期)가 찾아오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문희상(文喜相) 대표가 민주당과의 합당설을 흘리고 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가 새삼스럽게 “야당과의 정책사안 사전협의”를 거론하고 나서는 것은 열린우리당식 ‘개혁’ 노래 가락에 대한 스스로의 불안감을 반영하는 것이다.
성균관대의 김일영(金一榮) 교수의 진단(동아일보 5월2일자 ‘시론’)처럼 2002년의 제16대 대통령선거와 2004년의 제17대 국회의원총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을 승자(勝者)로 만들어 주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탄핵 역풍’은 이제 거품이 사라지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어쩌면 아직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이번 재보선의 결과는 곧 유권자들의 표밭 성향의 보수회귀(保守回歸) 현상을 보여주는 것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렇지 않다면 충남 아산(한나라당 승리)과 공주ㆍ연기(무소속 승리) 및 경북 영천(한나라당 승리)의 선거결과는 달리 설명이 불가능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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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재보선에서의 압승으로 한나라당은 ‘재보선 전문정당’으로서의 면모를 다시 한번 보여 주었다. 이제 한나라당의 과제는 “재보선에만 강하다”는 이미지를 탈피할 수 있을 것이냐의 여부다. 한나라당의 경우 이번 재보선 결과가 갖는 특징의 하나는 박근혜(朴槿惠) 대표가 작년 제17대 국회의원 총선거에 이어 이번에도 한나라당판 잔 다르크 역할을 톡톡히 해 냈다는 것이다. 그런데 잔 다르크에 관해서는 우리가 간과하면 안 될 역사적 사실이 있다. 그 것은 프랑스와 영국 간에 있었던 ‘백년전쟁’에서 프랑스를 구한 영웅 잔 다르크의 활약은 오를레앙 해방까지이며 샤를 7세의 대관식 이전에 영국군의 포로가 되어 화형(火刑)을 통해 목숨을 잃는 운명이 점쳐져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박 대표의 한나라당판 잔 다르크 역할은 언제까지 지속되는 것일까가 많은 사람들의 궁금증의 대상이다. 작년의 제17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박 대표의 오를레앙 성은 아니었는가? 박 대표는 과연 2007년 대선까지 버틸 수 있을 것인가?
4.30 재보선 결과를 보고
- 이동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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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05-03, 07: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