尙美會는 9박10일의 유럽여행 중심으로 진행하다가 2년 전부터는 4박5일의 일본 여행도 곁들이고 있다. 나는 1945년10월에 일본 사이타마縣에서 났다. 生後 여섯 달도 되지 않아 부모님의 품에 안겨 귀국한 관계로 기억은 없으나 그 뒤 취재건으로 일본을 많이 다닌 축에 든다.
象美會 여행이 일본의 지방을 主대상으로 하므로 도시중심으로 일본을 보아왔던 나로서는 참으로 좋은 공부가 되었다. 프랑스 독일 스페인을 자주 찾아갔던 눈으로써 일본을 보면 시시하게 느껴질 것이라고 速斷할지 모르나 나는 일본이 오히려 더 크게 보이기 시작했다.
일본의 국토와 國力, 역사와 문화, 그 깊이와 다양성이 새롭게 다가왔다. 일본인들이 이 나라를 天下라고 보고 각 지방의 藩(번)을 國이라고 호칭했다는 것이 건방지게 보였으나 지방 여행을 한 뒤엔 그렇게도 할 수 있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은 면적이 37만7435 평방킬로미터이다. 프랑스의 55만1000평방킬로미터나 스페인의 50만5000평방킬로미터보다 작은데 다녀보면 더 크게 느껴진다. 일본 국토의 약80%가 산이기 때문일 것이다. 일본은 한국의 山비율(70%)를 능가하는 산악국가이다. 일본의 산은 가파르고 계곡은 깊고 물이 많다. 강우량도 한국보다 300밀리 이상 많은 연평균 1600밀리 정도이다. 일본의 국토는 한국이 노년기라면 청년처럼 느껴진다. 그런 토질에서 자란 나무도 크다.
일본의 국토는 혹카이도에서 오키나와까지 엄청 길다. 거의 칠레 정도이다. 동시에 여름과 겨울이 진행중이고 萬年雪이 있는 산들도 많다.
일본의 國力은 도시가 아니라 시골에서 더 확실하게 알 수 있다. 인구 2000명의 작은 마을에 있는 음식점이 도쿄 수준이고 인구 5만의 소도시 호텔 서비스가 오쿠라 호텔 수준이다. 尙美會 여행은 溫泉鄕을 찾는 경우가 많고 자연히 여관을 자주 이용한다. 나는 천성적으로 대중목욕을 싫어했는데 일본 여행을 자주 하면서 온천의 사회적 역할을 좋게 보게 되었다.
일본인에게는 온천이 사교와 낭만과 창작의 장소이다. 일본인의 일상적 생활 한복판에 온천이 있다. 좋은 온천의 좋은 여관은 그 건축미가 가히 예술적이다. 바다, 호수, 산을 낀 온천향의 정갈하고 單雅(단아)한 여관은 일본인의 美的 감각을 축약한 것이다.
작은 것에 정성을 다함으로써 사소한 것이 위대하게 보이도록 만드는 일본인의 모습은 도시보다는 지방에서 살아 있다. 일본의 지방은 도쿠가와 시대의 藩을 기준으로 발달하였기 때문에 개성이 뚜렷하고 기리는 인물들도 지방적이다. 센다이는 다데 마사무네, 요네자와는 우에스키 료잔, 가고시마는 시마즈式으로 그 지방을 발전시켰던 領主(大名)들을 모신 박물관과 기념관이 곳곳에 있다. 일본은 참으로 영웅이 많은 곳임을 알게 된다. 더구나 일본인들은 역사의 敗者에 대해서도 따뜻한 시선을 보내는 특징이 있다(뱀장어 추모비를 만들어 제사를 지내줄 정도이니까).
일본의 지방을 돌면 일본인의 主流가 한반도를 거쳐서 온 몽골인종임을 저절로 알게 된다. '우리 조상은 백제사람' '우리 조상은 신라 渡來人'이라고 당당하게 실토하는 사람들도 많다. 일본의 西海岸, 즉 야마구치 시마네 돗도리縣엔 신라계통, 큐슈에는 가야계통, 나라 교토 근방에는 백제계통 사람들이 주로 건너가 정착했다는 사실도 비슷한 地理感으로 알게 된다. 신라도래인이 정착했던 곳은 경상도 같고, 백제 도래인들이 몰려 살았던 곳의 地理는 부여를 닮았다.
일본 여행의 가장 큰 매력은 '안심이 되고 편안하다'일 것이다. 속을 일도 없고, 치안은 잘 되어 있으며 사람들은 정확하고 친절하다. 이것이 바로 선진국이구나 하는 실감이 유럽여행 때보다 더 절실하게 느껴지는 것은 사람들은 우리와 같지만 하는 행동은 일류이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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