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라도 뛰어야 한다

혼자서라도 뛰어야 한다 (제4신)


2005년 4월 28일은 워싱턴 [북한자유의 날] 1주년 기념일이자, 지난 12월 22일에 이어 전 세계적으로 2번째 중국정부의 탈북난민 강제북송을 성토하기 위하여 낮 12시 각국 대도시의 중국대사관 영사관 앞에서 항의시위를 하기로 한 날이다. 서울, 동경, 토론토에서도 모이고, 미국에서는 워싱턴, 로스 앤젤리스, 뉴욕, 휴스턴, 등지에서 모여 시위한다.

아침 9시에 전시회장을 열고 사람들과 얘기하다가 11시가 좀 넘어서 워싱턴 시내에 있는 중국대사관으로 몰려갔다. 어제 도착한 탈북자 대표단, 피랍탈북 인권연대 임원들, 납북어부 이재근 씨, 중국에서 옥살이를 하신 최봉일 목사님, 일본 엔지오들, 미국회의원 보좌관들과 북한자유연대의 미국 동지들이 모였다. 둘러보니 전부 합쳐서 80여명밖에 안된다. 수잔 숄티 여사와 메리가 지난 2주간 워싱턴 교외를 돌아다니며 2천장도 넘는 시위 안내서를 한인식당, 한인교회에 열심히 돌렸는데, 모인 사람들은 고작 80명이다. 그리고 모인 사람들중 반이 미국인 일본인 엔지오들이다. 아무리 주중이고 낮시간이라 해도 너무들 하다. 교인들을 인솔해서 시위에 나오겠다고 하시던 목사님들, 모두 어디 계신가?

그동안 시위를 여러 번 하면서, 처음 당하는 일이 아니지만 속이 답답하다. 교포들이 북한인권에 관심이 없다. 이번에는 무슨 이유에선지 작년 [북한자유의 날]에 몰려왔던 2세 청년들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사람들이 모이든 안 모이든 상관없다. 혼자서라도 김정일과 싸워야 하고, 탈북자 강제북송하는 중국 놈들과 싸워야 하고, 김정일 감싸고 도는 김대중 노무현과도 싸워야 한다. 이 일은 남이 돕는다고 하고, 안 돕는다고 접을 일이 아니다. 마지막 한 사람이라도 싸워야 한다. 나를 위해서가 아니다. 굶어죽는 북한 사람들, 남북한의 어린 아이들, 젊은이들, 그리고 우리 나라의 장래를 위해서 계속 싸워야 한다.

미국회의원들이 보내준 성명서와 각 엔지오 단체들의 성명서를 돌아가면서 낭독하고, 중국공안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진 탈북난민들과 엔지오들의 이름을 읽어내려 간다. 성명서와 명단 낭독을 끝내고, 피랍탈북 인권연대의 도희윤 사무총장의 선창으로 구호를 외치면서 중국대사관 앞 보도를 세 바퀴 돌았다. 사람 수가 적어서 목소리를 한껒 높여 외쳤다.

“탈북난민 강제북송하는 중국정부 각성하라!”
“북한인권 무시하는 중국정부 규탄한다!”
“No Beijing Olympics!”
“Free North Koreans!”

오늘 연방국회에서는 톰 탠크레도 하원의원이 2008년 올림픽 개최지를 북경에서 딴 곳으로 옮기자는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설혹 결의안이 채택되지 않더라도 중국의 후진타오가 이 소식에 움찔할 것이다. 자국민들에 대한 인권유린이 북한과 오십보 백보인 중국은 올림픽을 열 자격이 없다! 탈북자들을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고 계속 강제북송하는 중국은 올림픽을 열 자격이 없다!

워싱턴 교민들, 교인들이 많이 모이지 않아, 먼 서울에서, 동경에서, 뉴욕에서 달려온 인사들에게 참으로 미안하다. 고맙고 미안하다. 다음에는 더 열심히 뛰어서 1천명은 모여야지! 다짐하면서 전시회장으로 다시 돌아왔다. 그곳에는 굶어죽는 아이들, 여인, 탈북자들의 사진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굶어죽어간 이 3백만 영혼들 때문에 백명도 좋고 천명도 좋고, 아니면 혼자서라도 뛰어야 한다.

2005년 5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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