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갑제 기자는 수구꼴통인가?

여름이 왔나 싶더니 다시 쌀쌀한 기운이 감돈다. 계속 더울 것이라 예상하고 반팔 티를 꺼내 입었는데 한두 번 입고 다시 긴팔 옷을 꺼내 입고 있다. 환경오염으로 자연의 질서가 혼돈되어 예측이 빗나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장마철 계곡의 날씨는 원래 예측이 어렵다고 한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할 때 피서객들은 대처할 자신이 있다고 예측하며 계곡 주변에 버티곤 하지만 갑자기 불어난 물에 낭패를 당하게 되는 것이다.



지리산 계곡이었을 것이다. 일기예보를 접한 그 지역 경찰이 피서객들에게 '지금은 위험하니 텐트를 걷고 물놀이를 그치시오.'하고 소리쳤는데, 어떤 피서객들은 피서를 방해한다며 짜증을 냈다. 당장은 괜찮고, 즐거웠기에 피하라는 소리는 소음으로만 들렸던 것이다. 경찰의 경고를 무시했던 이들은 급속히 불어난 계곡물에 갇혀 119구조대의 도움을 받거나 계곡물에 휩쓸려 사망하는 신세가 되었다.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데, 만일 산꼭대기에서 불순분자가 계곡물에 피부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화학물질을 풀어넣거나, 풀어넣을 가능성이 있으며, 그 불순분자가 화학물질을 구입할 비용을 보태준 인간도 있다고 하자. 그리고, 그 불순분자에게 화학물질 구입비용을 보태준 인간의 똘마니들이 피서객들과 어울리며 피서객들을 안심시킨다고 하자. 그러한 때에, 그 사실을 아는 시민의 사명은 무엇일까?



우선 경찰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며 제보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경찰이 제보를 제대로 접수하지 않을뿐더러, 피서객들에게 주의를 주는 조치를 취하지도 않는다면, 그 시민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위험하다는 외침을 포기해야 할까? 더욱 힘차게, 위험을 알리는 나팔을 불어야 하지 않을까?



피서객들의 목숨이 좌우되는 상황 속에서 온건하고 모호한 목소리로 '위험할 수도 있고 안 위험할 수도 있으니, 피하려면 피하시고 피하지 말려면 마시오'라고 해야 하는가? 불순분자가 확실하게 화학물질을 풀어넣을 때까지, 그리고 그 사실을 확실히 알 때까지는, '그렇게 대충 노시오'라고 해야 하는가?



위기상황 속에서 나팔이 전진해야 할지 후퇴해야 할지 불분명한 소리를 내면, 그런 나팔은 불지 않는 것만 못하다. 그런 나팔소리는 듣는 이들을 우왕좌왕하게 만들 뿐이다.



그 시민이 인간의 생명은 소중하다고 믿는 휴머니스트라면 마땅히 계곡을 돌아다니되, 나팔 이외에 북과 꽹과리까지 치며 피서객들이 방심과 무사안일에서 깨어나게 할 것이다. 그리고, 메가폰을 잡고 이렇게 소리칠 것이다. '당신들, 그런 식으로 놀다간 죽는다!'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그 시민으로부터 메가폰과 나팔과 북과 꽹과리를 압수할 뿐더러 소음을 일으키며 협박했다고 고발하는 피서객이 있다면 어찌 어리석고 미친 짓이 아닐 수 있겠는가!



폭우를 쏟아부을 먹구름이 저 멀리에 있다고 해서 계곡의 피서객은 한가롭게 피서를 즐겨도 되는 걸까? 계곡에 비가 내리면, 게다가 화학물질이라도 풀어넣으면 수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아는 시민이, '위험합니다, 피해야 합니다. 대비해야 합니다.'라고 하면, 그 시민이 피서객을 협박하며 안전장사를 해먹는 극우꼴통이란 말인가?



북한은 명백히 대한민국 국민 전체를 협박해오고 있었다. 그런데, 북한은 경제위기로 붕괴국면이었는데, 핵을 개발하려 했으며, 비용이 모자랐으며, 김대중씨가 화해한답시고 국민혈세 '5천 억 + 알파'를 도둑질하여 김정일에게 상납하였으며, 북한은 대한민국 4천 만 명이 생활하는 계곡물에 풀어넣으면 최소한 수 백 만 명의 목숨을 잃게 할 수도 있는 핵개발을 힘차게 추진하였다.



그래서, 월간조선의 조갑제 기자는 분명한 나팔을 불었다. '북한의 핵개발 비용을 보태주는 것은 무모한 도박이다. 위험한 일이다. 자살행위일 수 있다....!'



조갑제 기자는 극우꼴통이 아니다. 조갑제 기자가 부는 나팔 소리는 어느 누가 부는 나팔보다 위험을 분명하고 선명하게 경계하는 것이었다. 대한민국 4천 만의 생명과 안전이 건강하게 지켜지기를 간절히 소망하는 우국충정이 없다면 그렇게 외칠 이유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대한민국이 반드시 선진화되어야 한다는 우국충정, 대한민국 선진화를 극단적으로 파괴하는 요소일수록 용납할 수 없다는 우국충정, 바로 그것이 조갑제 기자의 정체다.





삼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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