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중순 中東(중동)에서 귀국한 ①번 환자에 의해 퍼져 한국 사회를 벌컥 뒤집어 놓은 메르스도 예방 백신과 치료약이 없기는 홍콩 독감과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6월24일 현재 환자 발생 179명, 사망자 27명(사망률 15%)에 그친 것은 어떻게 봐야 할까. 보건당국의 적절한 지휘와 이에 따른 의료진의 獻身(헌신) 때문이라고밖에는 다른 이유가 찾아지지 않는다.
특히 아찔한 것은 ①번 환자를 메르스로 찾아내지 못했더라면 어쩔 뻔했을 것인가다. 아마도 지금 홍콩에서 유행하는 독감처럼 ‘괴질’로 이름 붙어 전국으로 확산됐을 것이고, 옛날에 유행성 독감이 그랬던 것처럼 수백, 혹은 수천 명의 목숨을 빼앗아 갔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렇다면 ①번 환자를 누가 어떻게 발견한 것인가가 매우 중요한 포인트다. 5월4일 바레인에서 귀국한 ①번 환자는 사우디아라비아 담맘에서 메르스에 감염됐으나 모르고 있다가 5월11일에야 증세를 느꼈다. 그는 다음날부터 충남 아산 서울병원, 평택 성모병원, 강동365서울열린병원, 삼성 서울병원으로 옮겨 다니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 슈퍼 전파자가 됐다. 평택 성모병원에서는 30여 명을 감염시켰고, 이 사람들이 다시 2차 감염자가 되어 한국을 메르스 공포의 나라로 만들었다.
①번 환자는 위의 3개 병원을 거쳐 5월18일 삼성 서울병원 응급실로 들어왔다. 3개 병원에서 원인을 찾아내지 못한 결과였다. 삼성병원에서도 처음엔 원인을 몰랐다. 응급실을 담당했던 의사 A씨는 미국의 한 병원에서 세계 최고 권위의 의학전문저널 NEJM(New England Jounal of Medicine)에 발표한 적이 있는 논문을 기억해냈다. A의사는 ①번 환자가 그 논문에 나온 것과 비슷한 증세를 보이고 있고, 中東(중동)여행 경력이 있는 점에 의심을 품고, 질병관리본부로 유전자검사(PCR)를 의뢰하는 한편, 그 환자를 완벽히 격리 조치했다. 그 결과, ①번 환자와 접촉했던 487명 가운데 한 사람도 감염 환자가 나오지 않았다.
다만 5월27일 삼성 서울병원 응급실에 온 ⑭번 환자의 경우가 문제였다. 그는 中東(중동)여행 경력이 없었고, 메르스에 대한 노출 이력도 없었다. 그래도 혹시 몰라, 삼성병원은 그가 오자마자 바로 질병관리본부에 유전자검사를 의뢰했다. 질병관리본부가 검사를 거쳐 삼성병원에 확진을 통보한 29일 오후까지 3일간 그는 80명 가까이를 감염시킨 장본인이 됐다. 삼성병원이 ⑭번 환자까지 완벽히 관리했다면, 마치 삼성 서울병원이 메르스를 발생시키고 퍼뜨린 당사자로 몰려 지금 같은 심한 비난은 듣지 않았을지 모른다.
각 병-의원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호흡기 환자가 매년 1~2건씩 발생한다고 한다. 대부분 집계도 안되고 묻혀 버린다는 것이다. 이런 실정을 감안할 때, ⑭번 환자의 경우도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상한 호흡기질환으로 여겼을 가능성이 크다.
아무튼 삼성 서울병원이, 까딱 잘못했으면 전국에 확산됐을지도 모를 메르스를 최초로 찾아낸 근원적인 공로는 어디로 사라지고, 지엽적인 ⑭번 환자의 경우만 부풀려져서 비난받는 일은 잘못됐다고 본다. 오히려 당국이 메르스 사태가 가라앉은 후, 論功行賞(논공행상)을 한다면 최초로 메르스 환자를 찾아낸 공로로, 삼성 서울병원을 표창해야 마땅하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