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어죽으면서도 만세를

脫北여성의 고발詩(19)진리가 아닌 진리=쇠몽둥이에 맞아 쓰러지면서도 만세를/온 나라가 감옥이어도 만세를

한국 사람들이 나에게 묻는다
그대들이 외치는 만세는
왜 그토록 황홀한가고
자기들이 할 수 없는 일을
북한 사람들은 왜 그토록
절절하게 외쳐대는가를
그게 도대체 진심인가고

어떻게 말해주랴
이기고 사는 사람들에게
지고 사는 사람들의 어리석은 진리를
도탄에 빠져 허덕이는
그 가난한 진리를

굶어죽으면서도 만세를
쇠몽둥이에 맞아 쓰러지면서도 만세를
온 나라가 감옥이어도 만세를
이게 도대체 진리인가
저주받을 놈의 비겁한 진리여

태어나 눈 뜬 날부터
우리가 강요당한 매인 자의 진리
벽에 붙은 한 사람의 초상화를 향해
목숨같이 말하는 무의식의 몸부림
죽는 날까지 외쳐대야 하는 고함을
한국 사람들이 전혀 상상할 수 없는
그 괴상한 외침들을

사정없는 총구가 우리를 겨눈 압박의 진리
매일 매시간 감시당하는 속에서
굶음을 충성으로 바꾼 아둔한 진리
죽으면서도 웃어야 하는 거짓의 진리
한 자에게 주는 영광으로
이천삼백만을 버리게 한 노예의 진리
밝은 세상을 암흑으로 몰아넣은 독재의 진리

가짜란 원래 그렇게 화려한 법
그래서 만천하에 드러나는 법
그것은 고함일 뿐이다
아픔과 분노를 삼킨
병영 안의 빛없는 세상에서
정의를 거꾸로 뒤집은
철면피한 자의 발악의 진리요
무지한 진리요

  • 트위터
  • 페이스북
  • ↑위로
Copyright ⓒ 조갑제닷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달기 댓글쓰기 주의사항

댓글달기는 로그인후 사용하실 수 있으며, 내용은 100자 이내로 적어주십시오. 광고, 욕설, 비속어, 인신공격과 해당 글과 관련 없는 글은 사전통보없이 삭제됩니다.

PC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