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당에서 부동산도 거래

중개업자인 '주택거간'들 장마당서 활동. 매매, 교환, 임대 알선, 중개뿐 아니라 입사증과 같은 법적인 문제까지 책임져해결하고 집값 10% 떼가.
북한부동산관리법 제 6장 61조에 따르면, 국가소유 살림집을 팔고 샀을 경우 또는 승인 없이 살림집을 이용할 경우 국가가 회수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실례로 1990년대 주민간의 주택거래가 증가했었는데, 법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분쟁이 끊이지 않았던 사례도 있다.

이 때문에 부동산 소유를 증명하는 '입사증'이 주택 관리의 주요 관건이 됐고, 이 입사증을 관리하는 인민위원회 도시경영국 주택배정과 직원의 힘이 세지게 됐다. 실제로 매매를 원하는 북한 주민들은 주택배정과 직원에게 일정 금액의 뇌물을 먹여서라도 입사증을 발급받아 거래를 한다.

2012년 탈북한 최지환 씨는 "주택배정과 직원들이 더 많은 뇌물을 얻기 위해 일부러 입사증을 늦게 주는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는 부동산을 가진 사람이 갑인데, 북한에서는 오히려 팔려는 사람이 을이다. 무슨 의미냐면, 입사증은 거의 판매하려는 사람이 책임지는 경우가 더 많다. 구매자가 입사증이 확실하지 않으면 집을 거래하고 싶지 않아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문적으로 살림집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판매자와 구매자간의 매매, 교환, 임대 알선, 중개뿐 아니라 입사증과 같은 법적인 문제까지 책임져주는 '주택거간'이 2000년대 부각됐다. 이들은 북한 내에서 실제로 매매 거래 형성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고, 주택배정과 직원과의 뇌물 수준을 정하기도 한다. 예컨대 작은 집과 큰 집의 평수에 따라 판매 대금의 일정 금액을 떼어주는 식이다.

이들의 활동 무대는 주로 장마당이다. 부부가 함께 하는 경우가 많은데, 남편은 집을 소개해주고 아내는 서류정리를 하는 보조 역할을 담당한다. 주택거간들은 판매자 집의 열쇠를 맡아놓고, 장마당에서 구매자가 접근하면 해당 집으로 데려간다. 한국의 부동산 업체와 비슷한 모습이다. 실제 판매가 되면, 주택거간들은 집값의 10%를 떼간다.

2013년 탈북한 김미영 씨는 "한국 사람들은 장마당에서 식료품이나 옷 같은 것만 파는 줄 알고 있더라"면서, "북한에는 공인중개사라는 개념이 없으니까, 부동산마저도 장마당에서 거래하는 경우가 많다. 장마당의 규모가 작게 보일지 모르지만, 북한 주민들의 모든 생활이 그 안에 담겨져 있다"고 설명했다.
  • 트위터
  • 페이스북
  • ↑위로
Copyright ⓒ 조갑제닷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달기 댓글쓰기 주의사항

댓글달기는 로그인후 사용하실 수 있으며, 내용은 100자 이내로 적어주십시오. 광고, 욕설, 비속어, 인신공격과 해당 글과 관련 없는 글은 사전통보없이 삭제됩니다.

PC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