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야치 발언, 화 낼 일이 아니다"

야치 발언, 화낼 일이 아니다
한미동맹 파탄 우려하는 솔직한 발언에 고마워해야
한국정부 반성하고 한미동맹·북핵문제 합리적 정책수정해야
2005-05-28 09:23:17

최근 일본을 방문한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과의 조찬 모임에서 야치 쇼타로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이 한 발언이 지금 한일관계의 논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야치 쇼타로는 “북핵 문제에 대해 미국과 일본이 정보를 공유하는데, 미국이 한국을 믿지 않기 때문에 일본이 얻어내는 북핵 관련 정보를 한국과 공유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발언이 언론에 공개되자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대단히 주제넘은 일”이라며 “일본 정부는 관료의 무책임한 언동에 대해 응분의 조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외교통상부도 “일본 정부가 공개 사과와 재발 방지에 필요한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대변인 성명을 냈다.

그러나 잘 생각해보면 야치 쇼타로의 솔직한 발언에 고마워해야 할 일이지 화를 낼 일은 아닌 것 같다.

한미동맹과 북핵문제와 관련하여 한국 정부는 보다 더 솔직해야 한다. 한미동맹이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공동으로 대처하기 위한 것임에도 한국 정부는 북한의 민족공조 전략에 말려들어 미국과 보조를 같이 하지 않고 오히려 북한을 두둔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한미동맹이 거의 와해될 지경에 이렀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견해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이 한국 정부와 정보를 공유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당연하다. 민감한 정보일수록 한국 정부에 넘겨주기 싫을 것이다. 어쩌면 미국이 제공한 정보가 북한으로 넘어갈 것을 염려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도 전략적 유연성 발언이나 동북아 균형자 발언을 통해 미국에 등을 돌린 것도 사실이다. 동맹국의 대통령이 그런 발언을 할 때는 동맹관계를 파탄낼 각오가 아니라면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이 한미동맹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이 사실일 것이고 야치 쇼타로는 미국의 한국에 대한 불신을 솔직하게 털어놓은 것이다. 그렇다면 오히려 한국 정부가 보다 더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미국편인지 북한편인지 명확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북한의 독재정권이 핵무기로 한국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음에도 북한의 독재정권과 화해하고 협력하며 공존하겠다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고 그에 따라 각종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 그 중에는 핵개발에 직접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달러화 제공도 포함된다. 한국 정부가 북한에 대해 이런 지원을 계속하는 것은 용납하기 힘들다. 많은 한국인들도 이러한 무조건적 지원정책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한국 정부가 한미동맹에 이상이 없다고 강변하면서 야치 쇼타로의 발언을 문제 삼아 화를 내고 문책을 요구하는 것은 아무리 보아도 납득하기 힘들다.

한국 정부는 일본 관리의 솔직한 발언을 오히려 고맙게 생각하고 한국의 동맹외교가 실패한 것은 아닌지 앞으로 북핵 문제 해결과 관련하여 미국과의 전략적 공조에 이상이 없는지 점검하고 잘못이 있으면 조용히 시정하는 것이 바람직한 태도라고 본다.

개인 사이에서도 솔직하게 충고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때로는 친구관계를 파탄날 수도 있다는 각오를 하지 않으면 솔직하게 충고하기 어렵다. 어렵게 충고하면 그것을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 솔직한 충고에 화를 내면 친구관계도 깨지고 반성할 기회도 잃게 된다.

지금 한국 정부는 솔직하게 반성하고 한미동맹과 북핵문제에 대해 보다 더 합리적으로 정책을 수정할 때다.

[정창인 기획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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