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10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ㆍ미 정상회담에서 과연 무엇이 논의되고 어떠한 조율이 이루어질 것인지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한국의 노무현 대통령이 북한 독재자 김정일에게 보다 많은 경제원조를 주는 대가로 핵을 포기하게 하자는 안을 가지고 미국의 부시 대통령을 설득하려 시도할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김정일 독재체제에 대한 경제원조가 얼마나 “빛 좋은 개살구”인가를 깊이 생각하는 지혜를 가진 사람들 우리 주변에는 흔하지 않습니다. 다음의 글은 <월간조선> 2002년12월호에 수록되었던 저의 부족한 글에서 발췌한 한 대목입니다. 대북 ‘퍼주기’ 경제원조가 어떤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지를 한번 생각해 보실 수 있게 해 드릴 수 있다고 생각되어서 이 대목을 여기에 다시 소개해 드립니다. 참고가 되어 드렸으면 합니다. 이동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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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大中 대통령께 드리는 마지막 공개서한 (발췌)
- <月間朝鮮> 2002년12월호 게재 -
[前略] 아마도 각하의 「햇볕정책」을 시종 따라다닌 가장 대표적인 시비는 소위 대북 「퍼주기」에 관한 것일 것입니다. 각하는 물론 각하를 보필하는 정부․여당 수뇌들은 당연히 대북 「퍼주기」 논란이 부당하다고 반박해 마지않았습니다.
대북 「퍼주기」 시비에 대한 정부․여당의 반론 가운데 등장하는 가장 이색적인 논리는 지금 北에 제공하는 경제지원이 통일비용을 경감시켜 준다는 논리입니다.
이 논리는 사실은 틀린 논리입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어떠한 시나리오에 의하여 이루어지든지 앞으로 우리나라의 통일이 이루어질 경우 가장 의문의 여지가 없이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그렇게 통일된 나라의 경제체제는 틀림없이 「시장경제」이리라는 것입니다. 지금 세계는 WTO(World Trade Organizationㆍ세계무역기구) 체제 하에서 지구촌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시장경제」 논리가 지배하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시장경제」는 철두철미한 경쟁사회입니다. 경쟁력이 있으면 살아남고, 없으면 도태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공산주의, 사회주의식 「계획경제」는 하나에서 열까지 경쟁력이 없습니다. 상품의 가격ㆍ품질이나 설계ㆍ제조 기술과 공정, 그리고 시설ㆍ설비와 공법은 물론 경제이론과 제도 자체가 모두 경쟁력이 없습니다. 따라서 구 동독의 예에서 본 것처럼 공산주의, 사회주의 체제가 「시장경제」에 통합되는 순간 공산주의, 사회주의식 「계획경제」가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은 「해체」와 「철거」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해체」와 「철거」 이후의 공터 위에 「시장경제」의 경쟁체제가 새로이 건설되어야 합니다.
중국과 월남에서 지금 「사회주의 시장경제」 실험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회주의 시장경제」는 「공산주의 정치독재」와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결합」이지 「사회주의 명령경제」와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접목」은 아닙니다. 한반도 통일도 통일이 이루어질 때 북한에서 기본적으로 전개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바로 「사회주의 명령경제」의 완전 「해체」 및 「철거」와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전면적 수용인 것입니다.
따라서 지금 이루어지는 대북 경제지원이 북한경제의 「사회주의 명령경제」로부터 「자본주의 시장경제」로의 이행을 자극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지기만 한다면 후일 그만큼의 통일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발생시킬 수는 있을 것입니다. 이론적으로 말한다면, 그렇게 이행한 만큼의 북한경제 영역은 통일 이후에도 「해체」와 「철거」의 대상이 되지 않고 살려서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반면 북한 당국이 우리의 대북 경제지원을 기존 「사회주의 명령경제」를 재건하고 강화하는 데 사용한다면 그 결과로 통일비용은 경감되는 것이 아니라 증가될 것입니다. 통일이 이루어져 북한이 시장경제로 흡수될 때 그렇게 재건ㆍ강화된 「사회주의 명령경제」는 그만큼 「해체」와 「철거」 비용을 증가시켜 주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 시점에서 우리가 작성해야 할 대차대조표는 그동안 각하께서 집념을 가지고 추진해 오신 대북 경제지원이 북한경제의 「자본주의 시장경제」로의 이행을 촉진하는 내용으로 추진되느냐, 아니면 북한의 기존 「사회주의 명령경제」를 재건ㆍ보강ㆍ강화하는 데 이용되느냐의 여부를 가지고 해야 할 것입니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도대체 각하의 「국민의 정부」가 「햇볕정책」의 이름으로 북에 제공한 경제지원의 규모가 도대체 어느 정도인가를 짚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대북 경제지원 가운데 가장 큰 덩어리는 두말할 필요도 없이 대북 경수로 건설비용입니다. 물론 이것은 각하의 전임자인 金泳三 대통령 때 발생한 경비입니다. 경수로 건설 공비는 1998년의 단가와 요율 및 환율 기준으로 총액 46억 달러, 그 가운데 金泳三 정권이 우리 부담 몫으로 받아들인 액수가 그 70%인 32억2000만 달러입니다. 이때 1100 대 1의 환율로 계산한 원화 부담액이 3조5420억원이었습니다.
경수로 건설은 당초 1호기 2002년, 2호기 2003년이었던 목표 준공시기가 지금 정처 없이 지연되고 있는 중입니다. 사업주관 국제 컨소시엄인 KEDO(한반도 에너지개발기구)는 일단 준공시기를 1호기 2008년, 2호기 2009년으로 수정하려 하고 있으나 북한이 아직도 이 같은 수정에 동의하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경수로 사업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기술적․안보적․정치적 문제점들 때문에 이 사업의 준공이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해질 것인지 그 자체가 불투명한 것이 엄연한 현실입니다.
공기 지연은 여러 가지 단가와 금리 등 요율, 환율의 변화를 수반하기 때문에 공사비 총액에 변화, 즉 증액을 가져올 것입니다. 이미 우리 몫인 32억2000만 달러를 최근의 환율에 근접한 1200 대 1로 환산(이하 같음)하면 원화 총액은 이미 당초 추정액보다 거의 1할이 증액된 3조8640억원이 되게 되어 있습니다. 이 가운데 금년 4월까지 집행된 한국 부담 공사비는 5억9516만 달러(7142억원)로 집계되어 있습니다. 대북 경수로 관계 지출은 공사비가 전부가 아닙니다. 이 밖에 KEDO 운영경비를 한국ㆍ미국ㆍ일본ㆍ유럽연합(EU)이 공동부담합니다. 1998년까지 우리가 부담한 운영비 누계가 2750만 달러(333억 원)이고 이 운영비 지출은 앞으로도 매년 계속되어야 합니다.
각하의 재임기간 중에 발생한 대북 경제지원 가운데 가장 큰 덩어리는 현대아산의 금강산관광 사업에 수반되는 지원입니다. 이 사업을 위하여 현대는 1998년부터 2005년까지 7년간에 걸쳐 총액 9억4200만 달러(1조1300억원)를 북한에 지불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금년 8월 말 현재 지불된 액수가 3억8493만 8000달러(4620억원)입니다.
금강산관광 사업에 수반되는 대북 지출은 그밖에도 있습니다. 우선 현대에서 금강산관광 사업 추진과정에서 장전항 부두, 온정각 휴게소, 온천장 등 관광편의 시설 건설 등에 1억4200만 달러(1704억원)가 지출되었습니다. 그리고 한국관광공사가 작년 6월 남북협력기금 900억원을 대출받아 금년 9월 말 현재 그 가운데 784억원(6500만 달러)을 금강산관광 사업에 투자한 것으로 집계되어 있습니다.
각하가 취임하신 해인 1998년부터 금년까지 정부는 매년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용으로 도합 2억4401만 달러(2928억원)를 지출했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교회와 자선단체 등 민간차원에서 이루어진 대북 식량지원은 포함되지 않은 것입니다. 그리고 그동안 대북 비료지원용으로 도합 2억2665만 달러(2720억원)가 지출되었습니다. 그 밖에 경의선․동해선의 철도와 동․서부 도로연결 공사비용으로 도합 2억8933만 달러(3472억원)가 집행되고 있는 중이고, 만약 금년 중에 개성공단 1단계 공사에 남북이 합의에 도달하면 그 공사비로 1억9000만여 달러(2300여억원)가 쓰여야 합니다.
민간차원에서도 엄청난 액수의 대북 지출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통일부 자료에 의하면 대북 「일반 경협」 사업 규모가 승인액 기준으로 1억여 달러(1300억원), 투자액 기준(기 집행)으로 4591만 달러(551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어 있습니다.
이상의 대북 지원 액수를 합산하면 경수로 사업 지원이 32억4750만 달러(3조8970억원), 이를 제외한 나머지 총액이 22억316만 달러(2조6038억원)로 모두 합하면 무려 54억5066만 달러(6조5008억원)가 됩니다. 물론 여기에는 최근 정가를 시끄럽게 만들었던 이른바 남북 정상회담 수용을 위한 검은 뒷돈(?) 4억 달러(또는 5억 달러)와 예컨대 KBS와 MBC 등 언론기관을 비롯하여 많은 민간기업들이 대북 뒷거래의 차원에서 북에 건네주었을 돈은 합산되지 않은 것입니다.
이 가운데 지금까지 집행되었거나 집행중인 액수가 물경 23억7616만 달러(2조8514억원), 여기서 대북 경수로 건설지원분을 제외한 기타 대북 지원분은 15억5822만 달러(1조9517억원)에 이르고 있습니다.
대북 경제지원과 관련하여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좀 더 심각한 상황은 이 54억5000만 달러(6조5000억원)가 다 쓰인다고 해서 이 돈이 쓰이는 사업들이 완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선 경수로는 2기의 경수로를 건설하여 준공시키는 것으로 충분한 것이 아닙니다. 이 경수로들이 정상적으로 가동되려면 경수로 건설에 추가하여 1) 북한 내의 송ㆍ배전 및 변압 설비가 전면적으로 개․보수되어야 하고, 2) 2기의 경수로에 부설될 각기 2기의 보조발전소를 건설해야 하며, 3) 이른바 「전력망(Electrical Grid)」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북한은 물론 여기에 소요되는 천문학적 비용을 감당할 능력이 없습니다. 당연히 우리의 몫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금강산관광은 이 지역의 「관광특구」 지정과 육로관광 허용, 그리고 이를 지원하기 위한 숙박시설의 대대적 확충, 골프장․스키장 건설 등의 대대적 추가 투자가 있어야 채산성이 생긴다고 합니다. 이 같은 대규모 추가 투자가 이루어진다고 해도 금강산관광 사업이 경제성을 확보한다는 보장도 없지만 그보다 문제는 여기에 소요되는 막대한 비용이 우리의 몫이 되지 않을 수 없으리라는 데 있습니다. 또한 각하께서 그동안 추진해 온 「햇볕정책」이라는 이름의 「퍼주기」식 대북정책 기조에 변동이 생기지 않는 한 우리는 내년, 그리고 또 그 내년에도 연간 수천만 달러어치의 식량과 비료 대북지원을 계속해야 할 것입니다.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 및 도로의 남북연결을 가지고 각하께서 그동안 그려 내신 화려한 그림들은 사실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었습니다. 단절되었던 철도와 도로가 비무장지대를 건너서 남북으로 연결된다고 해서 각하께서 말씀하시는 「유라시아 철(鐵)의 실크로드」가 완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여기에는 추가로 해결되어야 할 많은 문제들이 있습니다.
우선 「한반도 종단 철도(TKR)」가 「시베리아 횡단 철도(TSR)」에 연결되려면 남쪽의 경부선(京釜線)이 경원선(京元線)과 함경선(咸鏡線)으로 이어져서 두만강(豆滿江) 건너 시베리아 횡단 철도로 연결되거나 아니면 남쪽의 동해선(東海線)이 원산(元山)까지 연장되어 함경선으로 연결되어야만 할 것입니다. 이렇게 되려면 북한지역의 경원선, 함경선 등이 간선 노선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선로와 노반 그리고 통제시설 등이 대대적으로 개․보수되어야 하고 남쪽에서도 동해중부선(東海中部線)의 건설 및 경부선 축과의 연결 공사 등을 해결해야 합니다.
북한지역에서 이루어져야 할 공사비를 북한은 부담할 능력이 없습니다. 아마도 틀림없이 이 역시 우리의 몫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지금 공사가 진행 중인 경의선(京義線) 철도ㆍ도로 연결공사는 철도와 도로가 모두 북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개성-평양 간 철도․도로에 연결되지 않고 「개성공단」 부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지금 연결되는 경의선 철도와 도로가 적어도 당분간, 그것도 언제까지 그래야 할 것인지 아무도 모르는 상태에서, 각하께서 그토록 선전해 마지않는 「유라시아 철의 실크로도」와는 상관없이 오직 「개성공단」을 지원하는 목적으로 쓰이는 데 그 용도가 국한될 것임을 시사하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말해서 그동안 각하께서 추진해 오신 대북 경제지원은 대부분 부실화되어 「밑 빠진 독」이 되고 말 가능성이 높습니다. 북한의 수용 태세와 능력의 미비 때문입니다.
사실은 「밑 빠진 독」에 그치지 않을 것입니다. 이들 부실 대북 「협력사업」들은 각하의 뒤를 이을 다음 대통령과 그가 이끄는 새 정부의 손발을 묶어 각하의 「햇볕정책」의 수렁 속으로 끌고 들어갈 가능성이 큽니다.
그동안 각하의 「햇볕정책」 지지자들은 이 같은 대북 「퍼주기」로 우리에 대한 북한의 의존도를 제고시킬 것이라고 주장해 왔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궤변이었습니다.
실제로 전개되는 상황은 그와는 정반대임을 최근의 남북관계의 흐름이 웅변해 주고 있습니다. 오히려 우리가 스스로 북한에 제공한 경제지원의 「포로」가 되어 북한의 턱짓에 따라 춤을 추어야 하게 되어 가는 것이 최근 수년간의 남북관계의 흐름이 아닙니까? [後略]
대북 '퍼주기' 경제협력의 실체는?
- 이동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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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06-01, 15: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