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의 漢字무식

필명 석석천/언론인의 한자 무식


텔레비 뉴스를 시청하면 몇번이고 '집중수사' 또는 '집중
조사'라는 말을 듣는다.'집중수사'가 무슨 뜻인가? 하나의
범죄사건에 국가의 전체 수사력을 집중시키고 그 사건이 마
무리될 대까지 다른 모든 사건 수사는 보류한다는 뜻인가?
이는 있을 수 없는 이야기다. 그럼 특정 사건 수사에 담당
수사팀이 총력을 집중한다는 뜻인가? 이는 하나마나한 이야
기다. 그러니까 '집중수사'란 언어학상 넌센스다. 만약 아나
운서의 두뇌에 '集中搜査'란 단어가 새겨 있었으면 이런 넌
센스는 없을 것이다.

'경찰이 데모군중을 강제해산시켰다' 자진 해산하지 않아서
경찰력이 투입된 이상 '강제'는 하나마나한 말이다. 무슨 이
유로 사람의 정서에 부담을 주는 단어를 덧칠하는가

'일제가 한국인을 강제징용했다' '徵用'에는 이미 '강제'의
뜻이 들어 있다. '군대를 징집한다' '세금을 징수한다'에 '강
제성'이 들어 있듯이

'격열한 시위' '강력한 요구' '철저한 조치' 등을 수도 없이
사용한다. '示威'는 '힘으로 상대에게 겁을 준다'는 뜻이다.
얌전할 리 없는 판에 '격열'을 왜 덧칠하는가. '요구'가 강력
하지 않으면 '건의'이다. '철저하지 않는 조치'가 세상에 어디
있나

언론종사자 개개인이 한자에 무식한 것을 남이 탓할 수는 없
다. 다만 이들이 '언론'이란 '公器'에 그 무식함을 들어낼 때
에 국민의 언어생활에 끼치는 해악이 문제인 것이다. '한글전
용정책'이란 우산 아래에 安住하면서 '가장 精濟되고 정확한
언어'를 사용해야 할 직업윤리가 혹여 흐려져 있지 않는지
살펴 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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