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방낭(五方囊)'은 巫俗도 符籍도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 ‘오방낭’ 퍼포먼스
아래 글의 출처는 김동길 교수 홈페이지 입니다.

최순실이라는 한 여자 때문에 요즈음 우리나라는 벌집을 쑤셔 놓은 것처럼 난리다. 흉흉한 그 많은 이야기 중에서 우리의 문화와 전통이미지, 전통색이 무속으로 전락할 가 염려된다.

2013년 2월 25일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 당일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된 `‘희망 복주머니 행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박 대통령의 아이디어라고 했으나, 지금은 ‘오방낭’ 퍼포먼스를 최순실이 진두지휘했다는 의혹이 보도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 또한 그 행사가 끝난 후 오방낭의 색 방향이 틀렸다는 지적을 문화재청에 보낸 글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오방낭(五方囊)’은 황(黃), 청(靑), 홍(紅), 백(白), 흑(黑)의 오색비단을 사용해 음양오행의 원리에 따라 만든 복(福)을 담는 주머니로 알려져 왔다. 오방색은 음과 양의 기운이 생겨나 하늘과 땅이 되고​ 다시 음양의 두 기운이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의 오행을 생성하는 음양오행사상을 기초로 한다. 중앙의 황색이 우주의 중심을 상징하고 동쪽은 청색, 서쪽은 백색, 남쪽은 적색, 북쪽은 흑색을 가리킨다.

원래 우리 옷에는 서양 옷과는 달리 물건을 넣을 수 있는 호주머니가 없기 때문에 주머니를 만들어 사용하였으며, 전통 주머니는 형태나 장식 방법에 따라 불리는 이름이 달랐다. 궁중에서 왕비, 비빈, 공주들이 겉치마에 차던 조선시대 주머니 중에서 가장 화려한 진주낭(眞珠囊), 금실로 여러 겹 수를 놓아 만든 수낭(繡囊), 지배 계급의 권위를 나타내는 부금낭(付金囊) 등 다양한 주머니가 있다.

우리는 색을 서양 중심의 삼원색과 색상환으로 공부하여 왔다. 색 체계는 1905년 미국의 화가이자 색채교육자인 만셀 색 체계(A.H Munsell Color Order System)에 의해, 색상환은 독일의 노벨화학상을 받은 오스트발트가 1923년 오스트발트 색상환(Ostwald Color System)을 창안하고 1925년 수정되어진 것을 채택하여 색채교육으로 사용하고 있다,

서양 중심의 색채에 익숙한 시기에 국민대학교 정시화 교수는 1983년 국민대학교 조형논총에 한국인 특유의 색채의식을 분석하고 연구하여 오방색을 포함한 ‘한국인의 색채의식’을 발표하였고 같은 해 Korea Journal 여름 호에 영문으로도 기재하였다. 1991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도 정시화 교수의 ‘한국인의 색채’가 출판됨으로서 우리의 전통색과 음양오행적 색채체계가 정립되었다. 그 후 2001년 이화여자 대학교 색채디자인연구소에서는 우리의 전통적인 건축, 의상, 도자예술분야의 수 천종의 색채 사례를 연구하여 100종을 선발하여 ’실용한국교유100색상선집‘ 이 출판되어 이제는 우리나라도 과학적으로 분석된 우리의 색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최순실 사건으로 대통령 취임식에 사용한 ‘오방낭’이 무속적인 부적이라는 말들이 떠돌아다니고 있다. 최순실이라는 여인의 행위가 무속적일지는 모르나 우리의 전통복주머니 ‘오방낭’을 무속으로 매도하는 일은 없어야한다. 이제 겨우 한국인의 색을 찾아서 우리의 정체성을 가꾸어 나가는데 후퇴하는 색채문화를 만들지는 말아야하기 때문이다.

​소문처럼 최순실이 의도적으로 색을 바꾸어 우리의 국운을 뒤흔든 것은 아니기를 바라며.


이 성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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