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급조한 8.15 남대문 대중음악회 : 속셈은 ´이명박 죽이기´
시청광장음악회 코앞서 대중음악회여는 정부에 서울시반발
이명박'6개월준비했는데 어이없다',한나라'정부속좁아'
2005-08-03 23:32:38
지난달 26일 열린 서울시 간부회의에서 이명박 서울특별시장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허! 참…'하며 큰 한숨을 내쉬었다.
그동안 수도이전, 부동산 정책 등 굵직한 현안을 놓고 정부와 대립각을 세워온 서울시가 또다시 중앙정부와 마찰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양측의 마찰 원인은 오는 8월 15일 광복 6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야외음악회.
서울시는 올 2월부터 광복 60주년을 기념해 시청 앞 잔디광장에서 야외음악회를 준비해왔다. 서울시는 이번 음악회를 위해 지난 2월 세계적 지휘자인 정명훈씨를 상임지휘자로 영입하고 공개오디션을 통한 우수 연주자를 선발해 강도 높은 연습을 해오는 등 총력을 기울여왔다.
서울시는 이번 음악회에 각별한 애착을 갖고 준비에 박차를 가해왔다. 특히 시향을 세계 일류 오케스트라로 육성하고자 재단법인으로 새롭게 출범시킨 후 시민 앞에 첫선을 보이는 무대인 만큼 서울시는 이번 음악회에 큰 의미를 부여하며 내심 많은 기대를 갖고 준비해왔다. 이날 행사엔 주한 외국 대사 수십 명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부가 시청 앞 잔디광장에서 불과 600m 떨어진 숭례문(남대문) 광장에서 동시간 대에 시민과 광복회원, 학생, 해외동포, 북한 인사까지 대거 참여하는 대중음악회를 열기로 결정하며 서울시가 준비한 음악회가 망쳐질 상황에 놓였다.
결국 정부와 서울시는 같은 시간대에 서울 도심 인접한 곳에서 각각 8.15 광복 60주년 기념 음악회를 열게 됐다. 문제는 불과 600m 거리에서 같은 시간에 클래식과 대중음악회를 동시에 열면 소리가 뒤섞여 양쪽 행사 모두 제대로 진행될 수 없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서울시는 '서울시가 먼저 일정과 장소를 결정했고 이미 주한 외국 대사 수십 명을 초청한 국제적인 행사인 만큼 정부가 행사장소를 바꿔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연일 총리실과 행자부에 협조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정부는 '중앙정부의 행사인 만큼 지방자치단체인 서울시가 배려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도 광복 60주년을 맞는 뜻깊은 행사라며 이번 음악회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북한 측 인사 2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며 인터넷을 통한 국민참여 신청자, 해외동포, 해방둥이, 효자·효부, 환경미화원, 중소기업인, 경제인, 신문배달원, 의무경찰, 육·해·공군 사관생도 등이 특별 초청되는 등 의미가 매우 크기 때문에 이번 행사만큼은 서울시가 중앙정부에 양보를 해야 한다는 게 정부측 입장이다.
광복 60주년 기념행사의 총감독을 맡은 김명곤 국립극장장은 '우리에게 60년이란 환갑의 의미이며 그런 만큼 새로운 출발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상징하는 자리로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해 이번 행사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김 총감독은 '광복 50주년 행사가 일제 등 과거 청산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번엔 과거가 아닌 미래를 바라보는 행사가 될 것'이라며 '한반도뿐 아니라 동북아 전체의 번영과 평화를 기원하는 뜻도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결국 양측은 음향 간섭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정부는 스피커를 서울역 쪽으로, 서울시는 덕수궁 쪽으로 설치해 두 음악회를 각각 강행하기로 했다.
서울시, '이명박 죽이기 아니겠냐'
하지만 서울시는 연일 울상을 짓고 있다. 6개월 간 준비해온 첫 음악회가 망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정부의 반응에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이 관계자는 3일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올해 초 부터 준비해왔는데 정부가 같은 시간대 인접한 장소에서 대중음악회를 열면 서울시가 준비한 클래식 음악회가 제대로 진행될 수 있겠느냐'고 하소연했다.
특히 서울시는 '이명박 죽이기가 아니겠느냐'며 정부의 결정에 정치적 의혹을 제기했다. 고위 관계자는 '정부가 음악회 이후 축포까지 준비하는 것은 서울시의 음악회를 망치겠다고 작정한 것 아니냐'며 '결국 이 시장의 행사를 방해하려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이 관계자는 '서울시가 이미 지난 5월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정명훈씨의 서울시향 취임 이후 첫 번째 음악회를 하겠다고 발표했고 정부도 이 행사를 광복 60주년 경축행사로 확정했으면서도 7월초까지 아무 얘기조차 없다 갑자기 숭례문 광장 앞에서 대중음악축제를 같은 날 같은 시각에 잡겠다는 것은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정명훈이라는 세계적 지휘자가 참여하고 외교사절들까지 대거 참가하는 음악회로 인해 이 시장의 인기가 올라가는 반면 정부는 무엇을 했느냐는 비난이 일 것에 대비해 서울 광장 음악회를 압도할 수 있는 대형 공연행사를 갑자기 준비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1만 여명이 조용히 듣는 정명훈 지휘의 클래식 음악회가 수만명이 참석해 강렬한 반주와 빠른 노래의 숭례문 광장 음악회에 묻혀버릴 것이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이번 결정은 의도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는 결국 최근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를 추월하는 등 지지도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이 시장에 대한 정부의 견제라는 설명이다.
서울시는 또 정부에 숭례문 광장 사용허가를 내준 문화재청에 대해서도 비판을 쏟아냈다.
서울시 한 관계자는 '도대체 문화재를 보호해야 하는 문화재청이 그것도 국보 1호인 숭례문 앞의 공연에 대해 안전문제가 있다고 하면서 허가를 내준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문화재청이 문화재 보호청이 아니라 문화재를 이용해 권력층에 아부나 하는 문화재 기생청이 됐다'고 개탄했다.
이 관계자는 '목소리 큰 NGO는 이런 때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쓴소리 한마디 조차 없다'며 시민단체에 대한 불만도 표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는 이 같은 결정을 지난주 화요일 국무회의에서 통과시킨 뒤 그 뒤에 문화재청에 승인을 요청했다'며 '먼저 사용가능한지를 알아보고 난 뒤 국무회의에서 결정하는 것이 순서 아니냐'고 지적했다.
한나라, '사소한 것까지 대결구도로 몰아가니 속좁다'
한나라당도 이번 정부의 결정에 맹비난을 퍼부었다. 이정현 부대변인은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이번 경우는 먼저 기획하고 준비한 서울시에 정부가 양보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양보나 포용을 패배로 받아들이는 것은 속좁은 대응태도'라고 비판했다.
이 부대변인은 '국보 제1호인 문화재의 훼손 우려도 있는 행사도 문제지만 대중음악회는 다른 장소에서 줄곧 해오지 않았느냐. 기존에 해오던 장소도 많은데…'라며 '노무현 정부가 매사를 너무 사소한 것까지 대결구도로 몰아가고 열등의식에 빠진 것처럼 양보나 포용을 패배로 받아들이는 등 각박하게 생각하는 게 안타깝다'고 한탄했다.
당의 한 관계자도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이 시장을 견제하려는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최은석 기자]
盧정부의 이명박 죽이기용 음악회?
- 데일리안(펌)
- ▶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 2005-08-04, 09:5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