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의 망명후보지는 스위스

'김정일 일가가 스위스를 좋아하는 까닭은?'

제네바=연합뉴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그 일가가 스위스를 좋아하는 까닭은? 불어로 발행되는 스위스의 일간지 ’르 탕’은 12일 북한 지도자 일가는 스위스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을 뿐아니라 스위스와의 관계도 중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르 탕은 김정일 일가가 피치 못할 이유로 해외 망명길에 오르게 된다면 어느 국가로 갈 것인지를 예상한 시나리오를 언급하면서 여러가지 정황을 감안한다면 스위스가 선택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미국 한미연구소(ICAS)의 데이비드 스코필드 연구원은 현재 로서는 망명을 택할 만큼 심각한 체제 위협은 존재하지 않지만 만일 모종의 위기가 감지된다면 아마도 스위스가 1차 후보가 될 것이라고 점쳤다는 것.

르 탕은 스코필드 연구원의 예상은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이 아니라면서 김정일 일가가 40억 달러에 이르는 재산을 축적했고 그 일부를 스위스 은행에 예치하고 있다는 추측을 상기시켰다.

신문은 또 장남 김정남을 포함한 최고지도자의 직계들이 제네바의 레만 호수와 수도 베른에서 유학한 사실도 스위스에 대한 끈끈한 애정을 입증한다고 말했다.

김정남은 1981년부터 몇 년 간 제네바의 부촌인 콜로니에 마련한 빌라에 거주하면서 외국인 학교에 다닌 바 있으며 제네바와 베른 칸톤에 있는 다른 저택들에 머물지 않을 때는 고급 호텔에 투숙하곤 한다고 르 탕은 전했다.

이 신문은 김정일의 3번째 부인인 고영희의 소생으로 현재 후계자로 유력하게 지목되는 김정철과 그 동생도 스위스에서 유학한 일이 있음을 빠뜨리지 않았다.

르 탕은 언론인 출신으로 최근 ’김정일과 다가오는 북한의 위협’을 펴낸 재스퍼 베커의 주장을 인용, 이 두 사람은 당시 수도 베른에 있는 북한 대사관 소속의 운전기사, 외교관의 자녀로 위장해 학교를 다닌 것으로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이들이 주스위스 북한 대사관과 주제네바 대표부를 겸임하고 있는 리철 대사의 보호를 받았다면서 북한이 베른과 제네바를 중시하는 것으로 볼 때 리 대사의 자리는 요직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한 서방 외교관은, 북한의 주제네바 대표부가 국력에 비해서는 상당히 비대하다는 점을 꼬집었다면서 공식 인원은 10명이지만 고영희, 박금화 등이 외교관 신분으로 등록돼 풍요하고 화려한 서방세계의 생활을 즐기기도 했다고 르 탕은 밝혔다.

이 신문은 베커의 저서를 인용, 김정일의 사람들이 스위스 시계에 대한 선호는 잘 알려진 사실이라면서 지난 2001년의 경우, 600만 프랑 어치의 시계를 수입해갔고 김정일의 이름을 새기기도 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베커의 주장에 의하면 김정일 위원장은 기쁨조들과 함께 서방에서 수입한 최고급 코냑을 마시고 장 클로드 반담의 최신 영화를 즐긴다는 것.

르 탕은 스위스의 원조 창구인 개발협력처(SDC)와의 유대 강화도 리철 대사의 주된 임무 가운데 하나라면서 스위스의 SDC는 지난 1997년부터 평양에 사무소를 두고 있으며 올해는 550만 프랑(약 50억원)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스위스 SDC는 식량처럼 당장 필요한 원조를 제공하기 보다는 장기적인 개발원조를 중시하고 있는 것이 특징. 북한의 산업생산 및 대외 개방 확대를 지원하고 궁극적으로는 자국 기업의 진출을 돕는다는 것이 목적이다.

르 탕은 김정일 비자금의 스위스 은행 은닉설에 대해 스위스 연방경찰청 대변인은 법적으로 내부 치안에 위협요인으로 간주되고 있지 않은 이상 개입할 여지가 없다면서 확인을 거부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북한인들이 스위스를 자주 드나들면서 ’파키스탄 원폭의 아버지’로 불리는 압둘 카디르 칸 박사의 국제 네트워크와 접촉했을 수도 있어 스위스 연방 내무부가 조치를 취할 지 모른다는 추측도 나돌고 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한 정통한 소식통은 “내무부가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한다면 영향력있는 북한인들이 스위스에 머물고 있는 이유가 설명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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