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못 배운 나보다 훨씬 더 불행한 사람”

박 前 대통령과 관저에서 지낸 유일한 인물 ‘요리연구가’ 김막업 씨 인터뷰

박근혜 前 대통령과 관저에서 지낸 유일한 인물인 ‘요리연구가’ 김막업 씨를 조선일보 최보식 기자가 단독 인터뷰했다. 김막업 씨(75)는 탄핵 판결 이후 청와대를 나간 박 대통령을 따라 삼성동 사저에서도 함께 지냈다.

김 씨는 방송에 출연해 인기를 끌었고 ‘최고의 요리비결’ 등의 책도 낸 요리연구가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대표 시절 음식을 접대한 인연으로 청와대에 들어갔다. 그녀는 관저에서 박 前 대통령과 함께 머물며 요리뿐 아니라 세탁, 방청소, 심부름 등 대통령의 시중을 들며 관저 관리를 총괄했다고 한다.

“관저의 공간은 유리문으로 나뉘어 있었어요. 대통령이 계시는 곳에는 내실, 의상실, 韓室(한실), 소식당 등이 있어요. 제가 있는 공간에는 이발실을 개조한 사무실, 미용실, 방 두 개가 있어요. 경호원들은 별채에 있고요. 유리문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은 저와 윤전추(청와대 행정관)밖에 없었어요.”

 김 씨는 “대통령의 말벗이 되어주었나?”라는 질문에 “관저 안에서 함께 지냈지만 대화를 나눈 적이 거의 없다”며 차갑고, 그런 情(정)이 없는 분이라고 답했다.

김 씨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이 거주하는 내실에는 아무도 들어갈 수 없었고 나갈 때도 문을 잠갔다고 한다. 최순실도 유리문 안으로는 들어가지 못했다. 대부분의 손님은 미용실과 사무실에서 만났고, 유일한 예외는 ‘氣(기) 치료 할머니’였는데 매트가 깔린 한실에서 경락을 받아야 했기 때문이란다.


‘왜 이런 분이 대통령이 됐을까’

최순실은 2014년 주말마다 거의 관저로 들어와 사무실에서 3인방을 모아두고 회의 같은 걸 했고 박 前 대통령은 가끔 참석했다고 한다.

“이들(최순실과 3인방) 외에는 사람 만나는 걸 워낙 싫어했으니까요. ‘왜 이런 분이 대통령이 됐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어요. 다른 사람들도 만나야 하는데 딱 한 사람(최순실)만 만나니, 소통을 모른다는 지적은 맞아요.”

그녀는 최순실을 ‘갑질한다’는 표현에 빗대며 성격이 포악해보였다고 말했다. 청와대 양식조리장에게 최 씨가 ‘김밥 싸달라’고 했다는 말도 사실이라고 확인해줬다. 그런 최순실을 보며 ‘다른 면에서는 꼼꼼한 분인데 왜 저런 사람과 얽혔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최순실과 3인방의 소위 국정농단 사태가 터지자 박 대통령은 김 씨에게 ‘그렇게까지 한 줄 몰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씨는 자신이 겪은 박 대통령은 거짓말을 할 사람은 아니라며 “돈 욕심을 부리지는 않았을 거예요. 자식이 있나, 퇴임하면 연금만 한 달에 1200만원 나오는데 왜 그러겠어요”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 평소 TV 드라마를 즐겨본다는데?” ― “사실 아니야”

‘세월호 7시간’과 머리손질에 대해서는 “온갖 말이 있지만 그냥 평소처럼 내실에 계셨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외부 일정이나 수석비서관 회의가 있지 않은 날에는 종일 내실에 머물며 “머리손질과 화장을 전혀 하지 않았고, 머리를 뒤로 묶고 두건을 쓰고 있었다”고 한다.

최보식 기자가 “세월호 사건 당일 아침에 머리 손질을 받고, 오후에 머리를 흐트러지게 보이기 위해 미용사를 불러들였다”고 하자 “그날은 외부 일정이 없어 아침에 미용사가 안 왔습니다. 오후에 재난본부에 나가기 위해 미용사를 불렀어요. 대통령이 기자회견 해서 사실이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하면 되는데 그런 걸 하지 않아요”라고 부인했다.

청와대 조리장 한상훈 씨의 “대통령은 평소 TV 드라마를 즐겨본다”는 증언에는 “사실이 아니다. 그 사람은 관저에 들어온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한상훈 조리장은 대통령의 관저 생활을 전혀 모른다는 것이다.

“한 씨가 내게 ‘대통령께선 하루 종일 뭘 하시느냐?’고 묻기에, ‘나야 잘 모르지. 식당에서 혼자 식사하실 때는 TV를 보시더라’고 말한 것을 그렇게 왜곡한 겁니다. 식사를 혼자 하면서 중국드라마는 자주 보는 것 같았어요. 하지만 내실에서 TV를 보는 것 같지는 않았어요. 아침에 신문을 문 앞에 갖다 놓으면 라디오 소리가 흘러나왔고요.”

김 씨가 한 시간 반쯤 내실을 청소하는 동안에도 대통령은 비켜주지 않고 노트북이 놓인 책상 앞에 그대로 앉아 있었다고 한다.

‘해외 순방 때 큰 거울이 달린 화장대를 들고 갔다’는 소문도 “거짓말”이라고 일축했다. 삼성동에서부터 써왔던 110V 스탠드는 꼭 들고 갔지만 화장대는 아니라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미용시술과 피로제 주사를 맞기 위해 외부 의사를 불러들인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주치의가 있는데, 왜 들어와서는 안 되는 사람들을 쓰는지. 그만큼 꼼꼼하고 빈틈없는 분이 왜 그런 바보짓을 했을까…”라며 답답한 심경을 드러냈다.


“박 전 대통령 구속 예감했던 듯… 급여 미리 챙겨줘”

탄핵 이후에 대해서는 “판결이 내려지자마자 나가라고 하니 세상이 박정하다”며 옮겨간 삼성동 자택의 보일러가 망가져 있어 대통령은 실내에서도 오리털 점퍼를 입고 있었고 김 씨는 전기장판, 난로로 버텼지만 너무 추워 사흘 동안 코피를 쏟았다고 한다.

“당장 식사를 해줄 사람이 없지 않습니까. 안 가겠다면 인간의 도리가 아니지요. 그날 밤 11시쯤 내 짐보따리를 챙겨 뒤따라 들어갔어요. 자신의 처지에 대해 내색하지 않고 편안하게 대해줬어요.”

그녀는 박 대통령 본인이 구속될 것을 예감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대통령 영장 심사 이틀 전인 3월28일 저녁 대통령이 방으로 찾아와 급여봉투를 내밀었는데, 김 씨의 급여일은 4월5일이었기 때문에 미리 주는 것을 보고 ‘각오하셨구나’고 짐작했다고 한다.

“마음이 아파요. 함께 지낼 때 그분은 늘 ‘전기 절약하세요’라고 했어요. 넓은 관저의 복도에 전등을 끄는 통에 힘들었어요. 어두워서 한번은 이마를 받은 적 있어요. 해외 순방 떠날 때도 ‘이제 좀 쉬세요. 전깃불 끄는 거 잊지 마세요’라며 단 두 마디를 해요. ‘신경 쓸 일도 많을 텐데 이런 것까지’ 하는 마음이 들지요. 그렇게 절약 정신이 있는 대통령이 뭐가 더 필요해 돈을 받으려고 했겠어요. … 못 배운 나보다 훨씬 더 불행한 사람이었습니다.”


정리/ 李知映(조갑제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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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길 2017-05-09 오전 8:34

    생각할때마다 가슴 먹먹하고 눈물납니다. 화도 나고요~~~
    저 자신과 박근혜대통령과 측근들에게 화도 납니다. 저자신은 아직도 갈피를 못잡겠습니다.
    부디 몸과 정신건강 잘챙기시고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원합니다.

  • 성재석 2017-05-09 오전 8:22

    "새 대가리"가 일국의 대통령 마음을 알겠는가? 아무데나 들락거리며 남 비난하는 못난 놈이 한국에 많지. 대한민국의 경제발전, 민주화는 "새 대가리"가 한 것이 아니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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