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2월12일 국민투표에서 유신헌법 유지에 대한 찬성이 70%를 넘자 朴正熙 대통령은 그 여세를 몰아 정국의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한 일련의 조치를 입체적으로 취해간다. 이때 월남의 패망 과정이 겹친다. 월남이 미군 철수 이후의 내부 분열로 망해가는 과정이 언론을 통해서 매일 중계방송하듯이 소개되면서 야당 在野 학생 종교계에서 추진하던 유신헌법 개정 운동은 동력을 잃고 만다. 2월15일 朴대통령은 긴급조치 1호 및 4호 위반으로 구속되었던 反정부인사들을 석방했다.
4월에 들어가면 거의 모든 연설에서 朴대통령은 유신조치를 합리화하는 사례로 월남사태를 들었다. 4월10일 해군사관학교 졸업식 유시에서 朴대통령은 “지금 월남에서는 남부여대한 피난민의 행렬이 문자 그대로 아비규환을 이루고 있다. 6.25동란을 체험한 우리 국민들에게는 그 참상이 결코 대안의 화재거나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은 1971년 선거를 보고 다음 선거 때는 극심한 분열과 혼란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그때 무력남침을 하려고 준비했을 것이다”면서 “유신체제를 갖추지 않았더라면 어떤 결과를 초래했을 것인가 생각해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4월12일 예비군의 날 7주년 담화문에서 朴대통령은 “우리는 지금 일대 국난에 처해 있다”고 규정했다.
4월18일 김일성은 14년만에 처음으로 중공을 공식방문했다. 8일간에 걸친 방문이 시작되는 날 중공이 지원한 크메르 루즈 공산세력은 캠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을 점령했다. 김일성은 毛澤東 주석과 周恩來 수상을 만나게 된다. 환영만찬에서 김일성은 “적들이 전쟁을 도발하면 우리는 전쟁으로 응수할 것이고 적을 섬멸할 것이다. 이 전쟁에서 사라지는 것은 휴전선이고 얻는 것은 조국통일이 될 것이다”고 호언했다.
김일성은 중공 지도부에 대하여 “남한 해방에 자신이 있다”면서 지원을 요청했다. 周恩來는 이 제의를 거부했다. 그는 직설적으로 김일성을 반박하지 않고 한반도의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일성은 체면을 구기지 않기 위해서 그 뒤에는 그 말을 꺼내지 않았다. 비슷한 시기에 소련도 북한에 대해서 “우리는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만 지원할 것이다”고 통보하여 전쟁기도를 사전에 봉쇄했다고 한다. 4월28일 북한과 중국의 공동성명에 대해서 정부 대변인인 李源京 문공부 장관은 담화문을 통해서 “북괴와 중공이 한반도 적화를 논의하고 공동투쟁을 다짐했다는 것을 주시하겠다”고 말했다.
4월29일 朴正熙 대통령은 텔레비전과 라디오가 전국에 중계하는 가운데 ‘국가안보와 시국에 관한 특별담화’를 발표했다. 사이공이 월맹군에 포위되고 탄손누트 공항이 포격을 받고 있으며 駐越한국대사관이 문을 닫고 교민들이 철수선을 타고 귀환중인 시점에서 나온 朴
대통령의 담화는 국민들에게 안보 위기감을 실감시켰다. 내용도 비장했다.
“우리에게 어떤 약점이 생기거나 우리가 약하다고 그들이 보았을 때는 지금까지 체결한 협정이니 하는 것은 하루아침에 휴지처럼 내동댕이치고 무력을 가지고 덤벼드는 것이 바로 공산주의자들입니다. 병력이나 장비가 우세했던 월남은 집안싸움만 하다가 패전을 당한 것입니다. 만약에 앞으로 북한공산집단이 전쟁을 도발해온다면, 우리가 사는 수도 서울은 절대로 철수를 해서는 안됩니다. 全시민이 이 자리에 남아서 死守해야 합니다. 정부도 650만 시민 여러분들과 같이 사수를 할 것입니다. 전방은 우리 군인들이 일보도 양보하지 않고 국토를 사수할 것이고, 서울은 우리 시민들이 사수해야 할 것이고, 후방은 후방에 사는 국민들이 제각기 내 고장, 내 마을, 내 가정을 사수해야 합니다. 겁부터 집어먹고 나만 살겠다고 보따리를 싸가지고 얌체없는 행위를 하는 국민들이 있다면 이 전쟁에서 우리는 이길 수 없습니다. 그 사람 자신도 살 수 없습니다. 우리는 이 중대한 시국을 에누리 없이 정확하게 인식해야 하겠습니다. 과장할 필요도 과소평가할 필요도 없습니다. 60만 국군, 주한미군, 270만 향토예비군, 3500만 국민들이 있는데 왜 우리가 나라를 지키지 못하겠는가, 지키지 못할 이유가 하나도 없습니다”
월남패망((9)서울死守선언
- 조갑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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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09-05, 23: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