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드 논란이 불거지고, 북한의 6차 핵실험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김민석 前 국방부 대변인(現 중앙일보 논설위원)으로부터 安保 상황 전반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그와 나눈 대화를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해보았다(※ 표시는 記者의 해설)
〓 정부가 환경영향평가 등을 이유로 사드 배치를 미루고 있는 상황인데, 사실상 사드 배치 의지가 없는 것 아닌가?
이미 韓美간 합의가 이뤄진 상황이라 정부가 쉽게 번복하긴 힘들 것이다.
〓 지난 헌정회 토론회 때 환경영향평가가 규정에 없다고 했는데 정확하게 무슨 의미인가?(※ 김 전 대변인은 지난 6월20일 대한민국헌정회 정책연구위원회 주최로 열린 ‘한국의 핵 옵션’ 토론회의 발제자로 참석)
안보적으로 상당히 위급할 때에는 환경영향평가를 안 해도 된다는 규정이 있다. 원래 환경부 장관이 (환경영향평가를) 안 해도 된다고 했다. 한민구 장관은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라도 해놓자’는 입장이었다. 원래 33만㎡ 미만은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하도록 되어 있는데 상황이 위급하고 안보적으로 절실하면 생략할 수 있게 되어 있다. 현재 사드 부지가 32.8만㎡로 33만㎡ 미만이다. 그럼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런데 대통령은 ‘(면적을) 속이려 한 거 아니냐. 애매하게 33만㎡ 안 되게 해서 (환경영향평가) 생략하려고 한 것 아니냐’ 이렇게 판단했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33만㎡ 미만이니까 전략 환경영향평가를 적용할 수 없다. 규정은 규정인데…. 그러니까 규정에 없는 걸 하겠다는 것이다.
※ 사드와 환경영향평가
국방부는 사드 부지 환경영향평가와 관련, “美側(미측)에 공여된 부지에 설치되는 사드체계 배치사업은 美側 사업으로 국내법상의 환경영향평가법 적용 대상이 아니”나 “韓美 합의를 통해서 우리 국민의 불안감 해소와 안전보장을 위하여 ‘환경영향평가법’의 절차를 준용하여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고 있으며 평가 완료 후 군사보안 사항을 제외하고 그 결과를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국방부는 사드 부지로 미측에 공여된 면적이 32만 8779㎡이므로 33만㎡ 미만에 해당, ‘전략 환경영향평가’(환경영향평가법 상 환경영향평가에는 ‘전략 환경영향평가’, ‘환경영향평가’, ‘소규모 환경영향평가’가 있음) 대상이 아닌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대상으로 보고 있다.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측에선, 사드 배치 사업이 ‘국방·군사시설 사업에 관한 법률’(이하 국방시설사업법)에 따른 사업 시행면적이 33만㎡ 이상에 해당한다며, 사드 부지가 ‘전략 환경영향평가’ 대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방부가 사드 배치를 위한 목적으로 148만㎡를 확보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국방시설사업법이 ‘토지 등을 수용’하는 경우에만 적용되고, 사드 부지는 롯데(성주골프장)와의 ‘교환계약’을 통해 확보했기 때문에 법 적용이 안 된다는 입장이다.
환경영향평가법 제10조, ‘전략 환경영향평가 대상 제외’를 보면, “국방부 장관이 군사상 고도의 기밀보호가 필요하거나 군사작전의 긴급한 수행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여 환경부 장관과 협의한 계획”이란 단서가 붙어 있다. 즉, '군사상 긴급한 수행을 위해선' 전략 환경영향평가를 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사드 반대 측은 이 조항을 근거로 ‘국방부가 환경부와 협의하지 않은 채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로 밀어붙였다’는 식의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국방부는 32만8779㎡ 면적에 대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실시를 위해 2016년 말부터 필요한 작업을 진행해 왔다. 같은 해 12월20일 평가를 대행할 용역업체를 선정, 사전 작업을 마쳤다. 대행업체가 작성한 평가서를 환경부에 제출하면 환경부는 평가서 접수일 기준으로 30일 이내에 국방부에 결과를 통보하도록 돼 있다. 사실상 환경부와 협의를 거친 셈이다.
게다가 환경영향평가법 시행령 제60조(소규모 환경영향평가서의 작성) 제2항에 '협의기관의 장(국방부 장관)은 환경영향이 경미하다고 판단해 그 종류·규모 등을 정해 고시하는 소규모 개발사업에 대해서는 승인 기관장(환경부 장관) 등이 일부 내용의 작성을 생략하게 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金 前 대변인의 말처럼, 작년 7월8일 당시 윤성규 환경부 장관도 국회에 출석해 '국가안보와 같은 중대한 사안에 대해선 (사드 부지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생략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 환경영향평가 1년 한다고 하면, 북한에 1년의 시간을 더 벌어주는 것 아닌가?
벌어주기도 하거니와 우리가 앞으로 군사적 수단을 가지고 마지막으로 (북한을) 압박을 해야 하는데 (사드 배치를 못해) 배후가 구멍이 나 있으면 그 효과가 떨어진다. 북한에 기회를 주는 것이다. ‘올 코트 프레싱(‘전면압박수비’를 의미하는 스포츠 용어)’을 하려면 어디가 비어 있으면 안 된다. 사실상 (사드 배치 지연으로 인한 방어망이) 비게 되는 것이다. 지금 사드 砲隊(포대)에 기반시설이 안 되어 있고, (사드 반대 시위대에 막혀) 기름도 공급되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밤에 발전기 돌려서 하고 있는데…. 문제가 많다.
〓 정부가 사드 배치를 원치 않아 환경영향평가를 내세우는 거라고 보는가?
그렇다. (환경영향평가를) 하면 안 된다. 정부가 환경영향평가를 못하게 압박해야 한다.
〓 2013년 2월, 북한이 자행한 3차 핵실험은 우라늄 탄 핵실험으로 알려져 있던데 맞나?
그렇게 알고 있다. 관련 원소 중 하나가 나중에 北美 대륙에서 포집되었다. 우라늄 핵실험을 할 때 나오는 원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 6차 핵실험을 할 경우 우라늄 핵실험이 유력해 보이나?
우라늄뿐 아니라 플루토늄 등 여러 핵실험을 할 것으로 보인다. 더 정교하게 할 것이다. 지난 번(※ 2016년 9월9일 자행한 5차 핵실험을 의미하는 듯)에는 증폭핵분열탄 실험에 실패했었다. 이번엔 그 실험도 할 것이다.
※증폭핵분열탄
▲개요
원자폭탄에서 수소폭탄으로 갈 때 거치는 중간 단계 格이 증폭핵분열탄(boosted fission bomb)이다. 핵분열과 핵융합 방식을 모두 사용한다.
▲원리
구조와 원리를 이해하려면, 먼저 핵분열과 핵융합에 대해 알아야 한다. 통상 핵분열 물질에는 플루토늄과 우라늄이 있다(증폭핵분열탄에는 이 두 개 중 한 개가 기폭장치로 쓰인다). 핵융합 물질에는 중수소, 三重(삼중)수소가 있다.
증폭핵분열탄은 중앙부에 핵융합 물질인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소량(수십 그램) 넣고, 그 외곽을 핵분열 물질인 플루토늄(또는 우라늄) 등으로 감싸는 형태로 이뤄져 있다. ‘기폭장치’ 역할을 하는 핵분열 물질이 먼저 폭발하면 1억 도에 가까운 高溫(고온·이 열로 인해 구조가 폭발하지 않도록 온도를 일정 기간 유지시켜 주는 게 관건)과 高壓(고압)이 생성되고, 이 고온·고압으로 인해 重수소와 三重수소 원자핵이 융합한다. 이 핵융합 과정에서 나오는 무수한 고속 중성자가 엄청난 에너지로, 바깥을 싸고 있던 우라늄(U-238)을 순식간(100만분의 1초)에 깨뜨려 폭발력을 어마어마하게 증폭시킨다.
〓 6차 핵실험에 성공하면 사실상 ‘수소폭탄’으로 가는 길이 열리는 것 아닌가?
곧바로는 아니겠지만, 증폭핵분열탄 개발에 성공하고 다량의 우라늄탄을 만들 것으로 보인다.
※ 수소폭탄
▲개요
수소폭탄이 증폭핵분열탄과 다른 점은 원자폭탄을 기폭장치로 사용한다는 점이다. 그 위력이 원자폭탄, 증폭핵분열탄 보다 훨씬 강하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졌던 원자폭탄은 10~20KT(킬로톤·1킬로톤은 TNT폭약 1000톤 위력) 규모였다. 수소폭탄은 원자폭탄보다 수십~수백 배 강한 1MT(메가톤·1메가톤은 TNT폭약 100만톤 위력) 이상의 폭발력을 갖는다.
▲원리
수소폭탄은 원자폭탄을 기폭장치로 사용하고, 증폭핵분열탄과 마찬가지로 重수소와 三重수소가 들어간다. 이것의 원자핵이 합쳐지는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려면 증폭핵분열탄과 마찬가지로 1억 도에 이르는 고온이 필요하다. 단, 중수소와 삼중수소의 양이 증폭핵분열탄에 사용되는 경우보다 더 많다(수십 킬로그램).
重수소와 三重수소의 핵융합 반응이 시작되면 고속 중성자가 나오고, 이 중성자는 폭탄에 들어 있는 우라늄의 핵분열을 촉진시킨다. 이 핵분열로 발생한 열은 또다시 핵융합을 일으킨다. 즉 ‘핵융합 → 핵분열 → 핵융합’이 반복되면서 폭탄의 위력이 계속 커진다. 폭발력이 훨씬 더 커지는 것이다. 수소폭탄은 핵융합 반응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므로 효율이 높고, ‘임계질량(우라늄이 스스로 폭발할 수 있는 최소 질량)’이 필요 없어 소형화에 유리하다.
〓 북한의 ‘1차 핵무장’은 완료되었다고 보는가?
지금 한창 하고 있는 것 같다. 작년에 실험한 걸 보면 이미 했어야 하는 게 맞다. 그런데 6차 핵실험을 한 뒤 좀 더 소형화한 핵무기를 만들려고 할 것이다. 핵실험을 더하면 핵무기를 약간이라도 더 소형화 시킬 수 있다. 그러면 노동미사일뿐 아니라 다른 미사일에도 장착이 가능할 것이다. 연말까지 1단계 핵무장을 완료하지 않을까 싶다. 1단계 핵무장을 해야 6차 핵실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1단계 핵무장이 완료되면 미국도 (북한을) 함부로 때리겠다는 말을 못할 것이다.
※1차 핵무장
(김 전 대변인이 지난 6월20일 토론회에서 밝힌 북한의 1차 핵무장에 대한 의미 요약)
1차 핵무장은 플루토늄탄을 확보하는 것이다. 북한은 현재 약 50kg의 플루토늄을 갖고 있다. 그 정도 양이면 8발에서 10발 정도의 핵무기를 추가 핵실험 없이 만들 수 있다. 그렇게 만들어진 핵무기는 노동미사일에 장착할 것이다. 북한이 갖고 있는 탄도미사일 중 노동미사일의 탄두가 제일 커 핵무기를 장착하기가 상대적으로 용이하다(注: 핵무기 소형화가 덜 되도 장착이 가능하단 의미인듯). 노동미사일의 사정거리는 1300km로, 일본하고 한국을 동시에 타격할 수 있는 사정거리다. 아마도 올해 연말까지 노동미사일에 最少(최소) 8발, 最多(최다) 10발까지 핵탄두를 장착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바로 핵무장을 할 수 있다’는 일각의 의견에 대해선 어떻게 보는가?
사실 바로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바로 핵무장하는 건 나중의 일이다. 핵무장 준비선언을 먼저하는 게 현실적으로 옳다. 핵무장 준비선언을 하면서 내부적으로 행정적인 준비를 해놓으면 나중에 IAEA(국제원자력기구) 사찰이 나오더라도 문제 없이 넘길 수 있다. 그런 식의 프로그램을 짜놓는 게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