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광원 의원이 열린당 홈페이지에 올린 칼럼이다.
- 맥아더 장군 동상 철거는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가치의 문제이다
맥아더 장군 동상의 철거와 존치 문제로 폭력사태까지 빚어진 어제의 인천 자유공원 사태에 대해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 그리고 지역 주민으로서 말로 표현하기 힘들만큼 무거운 마음과 안타까운 심정을 느낀다. 이 문제가 이렇게 폭력을 휘두르며 극한 대치를 할 정도로 대립이 있어야 할 급박한 문제인가?
사태가 진정기미를 보이지 않고 더욱 과격해지는 것을 보며 지난 달 밝혔던 나의 소견을 본 칼럼을 통해 다시 얘기하고자 한다.
남녀노소 누구나 6.25전쟁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 중 하나가 인천상륙작전일 것이다. 그리고 뒤이어 생각나는 것은 누가 뭐래도 인천상륙작전의 맥아더 장군이다.
맥아더 장군상은 내가 태어나던 1957년에 세워졌다. 내 나이 또래나 선후배들은 자유공원의 맥아더 장군상을 보면서 성장했다. 지금은 위험하기도 하고 금지가 되어 동상에 올라가는 것이 불가능 하지만, 어릴 적 친구들과 동상에 빨리 올라가서 장군과 먼저 악수를 하는 시합을 하면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그 때 우리들의 손때가 하나둘 묻어나 지금도 동상이 반질반질하다.
중·고등학교 때는 친구들과 얘기를 나누고 대학 때는 와이프와 데이트를 즐겼던 곳이 자유공원이고 의식처럼 여러 맹세를 했던 추억의 장소가 맥아더 장군동상 앞이었다. 아마 인천에 사는 부모님들 친구들 후배들 모두 내가 그렇듯 그 당시를 기억하지 않는 분들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맥아더 동상은 지금까지도 인천의 주요 관광코스이자 상징이다.
맥아더 장군 동상에 대해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지금 이 상황에서 우리가 먼저 생각해봐야 할 것은 맥아더 동상의 철거와 존치 문제가 아니라 동상이 가지는 가치를 어떻게 볼 것인가의 문제라는 것이다. 철거로 얻는 가치가 무엇인가? 미국에 대한 간접적 시위라면 인천 시민들의 기억과 추억은 누가 보상을 할 것인가?
역사적으로 볼 때 6.25전쟁은 우리 민족의 가장 아픈 기억이고 반전의식을 갖는 처절한 계기가 되었다. 올바른 역사 찾기를 한다고 해도 이 사실만큼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사실 안에 인천상륙작전이 있었고 맥아더가 있었다. 그리고 맥아더 동상은 그런 역사의 일부분을 말해주는 역사의 산물이다. 맥아더 동상은 단순히 찬미나 숭미의 상징이 아니다. 역사 속에서 그리고 현재 하나의 생활이 되어버린 인천의 상징일 뿐이다.
인천시장 이름은 몰라도 맥아더 장군을 모르는 국민은 드물다. 그만큼 맥아더는 이미 인천의 상징이고 국민들의 머리 속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하나의 상징이다.
동상철거를 주장하는 단체들의 주장을 보면 맥아더라는 사람을 미국의 대표적 상징으로 생각하는 것인 듯 보인다. 중공군의 침략에 한발 뺀 맥아더이지만 그 이전에 한반도 전체를 침략당할 위기에서 반전의 계기를 만든 장본인이 맥아더이다. 그 점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광복이후 신탁의 문제와 전후 처리문제를 제기한다면 이는 맥아더와는 무관한 것이다. 이 전쟁은 맥아더가 일으킨 전쟁이 아니고 맥아더는 단지 군인으로서 미국이라는 나라의 명령을 받고 임무를 수행했으며 인천에서 작전을 성공시킨 인물인 것이다. 불행한 역사지만 이 또한 역사의 일부분이다.
6·25전쟁 때 인천상륙작전으로 서울 수복의 계기를 만든 맥아더, 그의 궤적을 동상 하나 무너뜨린다고 해서 지울 수는 없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맥아더 장군 동상은 인천시민의 자발적인 헌금에 의해 세워졌다는 사실이다.
진정한 진보라면 전범이라는 주장을 하기 이전에 선배들 마음속의 영웅이고 왜 그가 인천의 상징이 되었는지를 먼저 생각해보고 왜 다수의 시민들과 국민들이 철거에 반대를 하는가를 되새겨야 할 것이다.
진보와 보수간의 가치 충돌에 있어 의견 교환과 토론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이나 궁리를 하지 않고 진보니까 무조건 반미를 해야 하고 보수니까 무조건 찬미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행동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진보와 보수의 세력다툼으로 보이는 이러한 논쟁이 과연 국가발전에 도움이 되는가. 어느 나라나 진보와 보수 세력간의 갈등이 있기 마련이고 그러한 갈등의 원인이 발전적인 형태로 승화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진보와 보수의 갈등은 반대를 위한 반대일 때가 거의 대부분이기에 소모적인 분쟁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 이념의 갈등은 잘잘못을 따지는 문제가 아니다. 어느 것이 더 가치가 있느냐의 문제로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대화하고 타협하여 어느 것이 다수를 위해 더 가치가 있는 지를 도출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만이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길이다. 지금은 감정론을 누르고, 국익을 함께 추구할 방법을 찾는 냉철하고 현실적인 용기가 필요한 때이다.
맥아더 동상을 평가함에 있어 맥아더 동상이 진보와 보수의 대결을 의미하는 상징물로 전락되어서는 결코 안되며, 인천에 있어서 맥아더동상이 주는 역사적 상징성을 우선시해야 한다.
그리고 이쯤해서 꼭 생각해볼 문제가 있다. 인천상륙작전 후 맥아더는 남았으나 정작 작전에 투입되어 많은 희생을 한 한국군 해병부대와 장병들은 한국의 역사에서 잊혀진 것은 아닌지 안타깝다. 맥아더의 인천상륙작전은 한국해병대의 활약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한국군 참모진의 작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점도 깊이 새겨야겠다.
노무현 대통령의 말씀처럼 맥아더 장군상을 철거하는 문제는 이념적 관점이 아닌 역사적 가치에서 생각해야할 것이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공원의 주인인 인천시민들의 의견 수렴을 통하여 합리적인 결론이 나와야 할 것이다.
2005년 9월 12일
국회의원 한광원
인천여당의원 글-맥아더동상 보존돼야
- 한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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