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산케이신문 발간 '조선대학교연구' 제6장
<8. 사라져간 마지막 기회>
요청서 문제는 엉뚱한 방향으로 전개됐다. 조선노동당 내부와 군부의 총련 관계 이권을 둘러싸고 노동당 내부의 권력투쟁에 이용되는 복잡한 사태가 야기됐다.
불똥이 튀는 것을 두려워한 총련 지도부는 요청서의 일부 내용에 대해 ‘들어보는’ 자세를 보이면서도 근간이 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배제’하는 식으로 자신들의 보신을 꾀했다. 요망서를 만든 그룹은 ‘남조선 간첩'으로 낙인찍혀 개혁은 사라지게 됐다.
결국 이후 몇 차례에 걸쳐 열린 교과서 개정을 통해 일부가 바뀌게 됐지만 최대 쟁점이었던 사상 교육 부분은 현재까지 전혀 변한 게 없었다. 결국 교사 건축 비용의 13억 엔은 부담할 수밖에 없었고 상공인 그룹의 조선학교 교육개혁은 환상으로 끝나버렸다.
조선학교의 편향 교육과 교과서 문제는 지금도 거의 바뀐 것이 없다.
“그것이 마지막 개혁 찬스였다. ‘대중의 의향은 이것’이라며 총련 지도부가 북한을 설득해야 했는데 이를 하지 않은 것이다. 오히려 요청서를 묵살함으로써 몸을 사린 것이다. 이제 예전의 힘도 인재도 없다. 거품이 터져 상공인도 돈을 내지 않게 됐고, 인텔리도 없다.”
초로의 신사는 아쉬운 듯 이렇게 말했다.
“지금은 재일한국인들의 3분의 2가 고등교육을 받고 있는 시대가 됐다. 저마다의 가치관을 갖고 있고, 국제 감각도 있다. 학교 교육에도 일가견이 있으니 여기에 맞지 않는 학교에 자녀를 보내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역사 왜곡도 물론 다 알고 있고, 감추느니 처음부터 다루지 않는 것이 좋다. 그렇지만 총련 지도부는 자신들이 살 궁리 밖에 하지 않는다. 대중을 위해 정치생명을 거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것이다.”
신사의 분노는 수구러들지 않았다.
“이런 방식이라면 무엇을 위한 혁명인가? 북한의 지시를 받고 남한에 간첩을 보내서 무슨 세상이 변하겠는가? 시대착오도 이만 저만이 아니다. 산하 단체 등도 돈이 없어 사람도 고용하지 않는데 제대로 된 활동을 하지 못한다. 대중이 총련에게 등을 돌린 것이다. 그게 전부이다.”
그는 이어 비판의 화살을 총련 지도부로 돌렸다.
“그들(총련지도부)은 비판을 받으면 모략이라고 변함없이 극구 비난이나 할 뿐이다.”
신사는 이렇게 말하면서 朝大 60주년 모금에는 동창회를 통해 돈을 보냈다고 한다. 그의 심중에는 미련이 남았던 것일까? 체념인가 분노인가.
<9. 북한의 戰士>
총련과 朝大의 ‘어둠’은 김정은 시대에 들어서도 변하지 않았다. 그 일면을 폭로한 <산케이신문>의 보도를 다시금 되돌아본다.
총련 간부가 그동안 朝大생 및 산하 단체와 관련하여 말한 내용은 일본인에게는 충격적이다. 2016년 5월9일 김정은이 조선노동당 위원장에 취임했다. 그러자 총련 의장 허종만이 같은 달 18일 오사카 시에서 일본 간부들을 소집하여 “김정은 원수님에게 무한한 영광을 느낄 수 있도록 총련 반대 세력에 대해 총공격, 총결사전을 펼쳐 승리를 쟁취하라”고 지시했다.
구체적으로는 약 2개월 동안 전국 규모로 김정은의 예찬 집회와 조직 확대 행사를 실시하도록 엄명했다. 이에 대해 한 지방 본부 간부는 “북조선과 총련의 지시에 따라 조국통일 위업을 달성하기 위한 성전에 결연히 일어서겠다”는 내용의 담화를 발표했다. 굉장한 충성심이었다.
회의를 열기 수일 전 같은 해 5월14일에는 ‘김정은 원수 조선노동당 위원장 추대 경축 재일본 조선인 중앙대회’가 도내(道內)에서 성대하게 개최되어 朝大생 약 2000명이 동원됐다. 허종만의 발언은 점점 고조됐다. 총련 산하 재일본조선청년동맹(조청)을 김정은을 따라 ‘전투하는 전사’라고 명언(明言)하기도 했다. 조청은 핵개발을 주도하는 김정은에게 충성을 맹세한 재일 청년조직이다. 朝大생은 가입이 의무화되어 있다. 즉 朝大생을 전사로 보고 있는 것이다.
김정은은 2016년 8월 하순 평양에서 조청 방북단과 면담을 한 뒤 조청에게 북한 악단과 합창단을 소개하는 DVD를 선물했다. 허종만은 그해 10월21일, 도내에서 조청 멤버에게 축하 설명회를 열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김정은 원수님이 조청 방북단에게 신세대가 애국의 전통을 이어나가면서 싸울 것을 원하셨다면서 귀중한 말씀을 해 주셨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원수님으로부터 직접 명령을 받은 조청은 말씀을 관철하는 전투를 힘차게 전개하고 경애하는 원수님의 영도를 구현해야 한다”면서 이에 복종할 것을 지시했다. 그는 또 이를 구현할 생각을 ‘전사로서 가져야 한다’면서 김정은에 대한 배려와 신임에 응할 것을 촉구했다. 북한을 둘러싼 국제정세에 대해서는 “미국을 비롯한 적대세력과 생사를 건 치열한 전투를 전개 중”이라며 “총련이 강력한 해외 전투부대로써 사명을 다하기 위해서는 신세대가 혁명의 대를 계승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朝大생들에게는 조청 멤버들에 대한 사상교육을 철저히 할 것을 요구했다.
총련 간부의 이처럼 고무된 반응에 응해 朝大 측이 낸 과격한 발언도 간과할 수 없다. 제2장에서 언급한 것처럼 朝大는 미국과 일본의 궤멸을 목표로 한 편지를 김정은에게 보냈다.
朝大 학장 장병태는 허종만으로 부터 지시를 받아 미국 압살 운동의 전개를 재학생들에게 내렸다. 편지 등에는 김정은을 찬양하는 문구가 넘쳤기 때문에 일본 정부는 朝大의 反日, 反美 교육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동향 감시를 강화할 정도였다.
문제의 편지는 2016년 5월28일 朝大에서 개최된 창립 60주년 기념행사에서 김정은에게 보내는 충성문으로 소개됐다. 편지를 보낸 장병태는 같은 해 7월 하순 도쿄 도내에서 열린 총련 간부 회의에 참석했다. 당시 허종만은 “미국의 고립 압살을 전개 중이다. 김정은 원수님을 최고존엄으로 추대하여, 민족교육 사업의 혁신을 일으키기 위해 총궐기 하라”고 명령했다. 그 이후 장병태는 허종만의 지시를 朝大 간부회의를 통해 재학생들에게 전달했다.
장병태 같은 해 8월 朝大교육학부 등 3개 학부 재학생 약 60명을 ‘단기연수’라는 이름하에 북한으로 파견했다. 김정은에 대한 숭배의 염원을 북한 당국으로부터 지도를 받아 육성하는 것이 목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장병태는 북한의 국회의원에 해당하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으로, 김정은 우상화 교육을 철저히 하여 이를 행동으로 옮기고 있었던 것이다...(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