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 군인에 기생충, 배경엔 인분 쟁탈전과 굶주림


화학비료의 생산과 수입이 압도적으로 부족해 농업에 퇴비를 사용하는 게 기생충 만연의 주요 원인.

 

강추위 속에 퇴비 만들기에 동원된 여성들. 2015년 1월 북한 중부(아시아프레스)

11월 13일에 남북한 군사 분계선이 있는 공동 경비 구역(JSA)에서 한국 측에 도망쳐 오다 총격을 받은 북한 병사. 생사기로를 헤매면서 받은 수술 과정에 B형 간염과 결핵 등의 감염증에 걸려 있던 것, 그리고 체내에 대량의 기생충이 있었던 것이 밝혀졌다. JSA에 근무하는 엘리트 군인임에도 불구하고 영양과 위생 상태가 상당히 열악했던 것이다.

일본에서도 과거에는 기생충을 가지고 있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었다. 55세인 나는 오사카 도심에서 자랐지만, 초등학교 시절 기생충이 조사에서 발견돼 낙심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나보다 윗세대에서는 기생충이 있는 것은 극히 보통이었다. 그러나 구충제의 보급과 위생관리가 진전, 개선되어 지금은 기생충이라는 말을 듣기도 힘들다.

평양에서 교육 기관에 근무하다 탈북해 지금은 관서(関西)에 사는 지인에 묻자 “기생충이 있는 것은 평양에서도 아주 흔한 일. 망명한 병사의 경우도 드문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중국에서 북한 사람을 취재하고 있으면 가끔 “구충제를 사주었으면”이라는 요청을 받은 적도 있다.

◆ 인분 쟁탈전에 말다툼도

북한에 기생충이 만연하는 것은 농업에 퇴비를 사용하는 게 주요 원인이다. 인분과 가축 배설물을 모아 볏짚이나 재, 말린 풀 등을 섞어 퇴비를 만드는데 봄 파종, 모내기에 대비해 새해부터 초봄까지 전국의 직장이나 학교, 지역에서 일제히 진행되며 ‘퇴비전투’로 불린다.

지방 도시에 사는 취재 협력자에게 묻자 “새해 벽두 지역 주민 회의에서 모든 가구가 참가하도록 지시가 내려 대략 하루에 가구당 100킬로 정도를 10일간 모으는 것이 기준이다. 땡땡이치면 비판받기 때문에 어느 집이나 착실하게 참가한다”라고 한다.

평양 등 대도시에서는 인분 모으기가 쉽지 않아 직장마다 돈을 거두는 것이 보통이라고 한다. 지방 도시에서는 기준 달성을 위해 쟁탈이 벌어지고 있어 말다툼하거나 다른 지역의 사람이 훔쳐가지 않도록 밤마다 공동변소에 보초를 설 정도라고 하니 큰일이다.

유기 농법이라 그런지 채소는 일본이나 한국보다 북한 것이 더 맛이 진하고 맛있다고 탈북자들은 입을 모은다. 하지만 주민을 동원한 인해전술로 두엄 만들기를 하는 것은 건강 식재료 마련이 목적이 아니다. 화학비료의 생산과 수입이 압도적으로 부족한 것이다.

일선의 엘리트 병사에게 기생충이 있었다는 것도 군대의 처우가 매우 나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김정은 정권은 “미 제국주의로부터 조국과 혁명을 지킨다”면서 핵, 미사일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병사들에게 회충약도 공급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조선인민군의 병력은 100만 명 이상. 복무 기간은 17세부터 남자 11년, 여자 7년에 이른다. 모두 민중의 아들딸들이다. 북한 정권에 대한 제재는 강해지고 있지만, 한편으로 위생과 건강에 관한 인도적 지원은 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시마루 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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