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은 오늘 실린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미·북 간에 한국이 계속 북한의 핵 인질로 살게 하는 협상이 이뤄지고, 우리는 북한 경제에 숨통을 틔워주는 역할만 하게 되면 그것이 곧 우리에게는 재앙'이라고 했다.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지낸 천 이사장은 '2018년에는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을 2~3번 한 후 회담에 나와 미·북 협상과 남북 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이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천 이사장은 이렇게 이어갔다.
<북한이 핵 완성을 향해 갈수록 되돌아오기 힘들고 비핵화가 어려워진다. 완전한 對北 경제 봉쇄를 통해 북한의 핵 무력을 막지 않으면 북한 핵을 이고 살거나 북 정권을 멸망시키는 두 가지 선택밖에 남지 않는다. 북한이 정말 '핵 武力 완성'을 했다면 회담에 나올 것이다. 그런데 '핵 무력을 완성했다'는 김정은의 선언이 '추가 핵·미사일 시험이 필요 없을 만큼 완성됐다'는 의미인지는 불확실하다. 아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실거리 사격해서 재진입 기술 완성을 보여 주거나 미국에 '북핵 완성'을 확인시켜줄 실험이 2~3번쯤 더 필요할 것이다. 그렇게 모든 실험을 마치고 실력을 보여준 뒤 북한은 '협상하자'고 나올 것이다.
대화가 재개되는 것이 좋은 줄로만 아는 사람이 많은데 오히려 우리에게 재앙이 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핵 능력의 질적·양적 확대를 안 하겠다, 현 상태에서 동결하겠다'는 것을 카드로 내놓을 것이다. 그러면 미국이 '우리를 겨냥한 ICBM은 배치하지 말라'는 조건으로 한국·일본을 공격할 수 있는 핵·미사일은 허용하는 선에서 협상을 타결할 수 있다. 그런 경우 북한의 핵 보유를 사실상 정당화해주고 우리는 계속 북한의 핵 인질로 살게 된다. 핵을 가진 북한의 큰 전략적 계산 안에 대한민국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그 상황에서는 남북 대화를 해도 우리가 무엇을 얻어내기 힘들다. 유일한 희망은 북한과의 협상 再開 전까지 완전한 對北 경제 봉쇄가 이뤄지는 것이다. 미국이 중국을 최대한 압박하고 철저한 對北 제재를 하게 만들어서 북한 정권이 '도저히 숨이 막혀서 못 살겠다'며 협상에 나오게 해야 한다. '핵이냐, 정권 유지냐' 兩者擇一을 하게 만들어야 그나마 비핵화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협상에 나오도록 만드는 과정에서 우리가 영향력을 발휘하려면 한·미, 한·일 관계가 다 좋아야 한다. 한·미·일이 힘을 합쳐야 중국이나 북한에 영향력을 가질 수 있다. 우리 정부가 對北 압박 공세의 김이나 빼고 걸림돌이나 되는 존재가 돼서는 미·일로부터도 따돌림 당하고 북·중으로부터도 무시당하게 된다. 미국과의 관계가 돈독하지 못한 한국은 북·중 입장에서 별 가치가 없다.
우리의 좌표를 잘 보고 설 자리를 가려서 선택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얼마 전 '한국과 중국은 운명 공동체'라고 했는데) 운명 공동체란 말은 동맹국에 대해서나 할 얘기이다. 중국은 우리 운명 공동체가 될 수 없다. 우리의 주적(主敵)은 북한이고, 중국은 그 적과 동맹을 맺은 나라다. 중국이 말은 그럴듯하게 하지만 사실상 적을 보호하고 적의 이익에 봉사하고 있다. 우리가 위급할 때 목숨 바쳐 줄 동맹국과 적의 친구를 똑같이 대해서는 안 된다. 양쪽에 더블 플레이하다가는 양쪽에서 다 신뢰를 잃는다.
촌수(寸數)를 잘 가려서 외교를 해야 한다. 누가 형제·사촌이고 누가 남인지 구분 못 하면 나중에 아무 데도 기댈 곳 없는 고아가 된다. 역사를 보더라도 중국이든 일본이든 이 지역에서 패권을 잡는 나라가 우리에게 가장 큰 위협이 되고 피해를 줬다. 앞으로 100년 동안은 중국이 지역 패권 세력이 될 것이고 그 피해자가 될 나라도 뻔하다. 인도·일본·베트남 이런 나라들은 중국의 패권적 횡포에 맞설 준비가 돼 있다. '인도·태평양 전략'은 일본이 이름 붙인 것이라서 싫다면 우리가 다른 이름의 전략을 내서라도 중국의 패권을 견제할 수 있는 나라들과 함께해야 한다. 중국의 '一帶一路'는 중화제국을 건설하기 위한 비전이다. 중화 질서에 편입되고 싶어서 안달 난 것이 아니라면 우리가 낄 자리가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