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통신감청 '턱 없이 많다'

감청허가서보다 통신사 접수건수가 70%많아

법원이 허가해준 감청허가서의 수보다 통신사업자의 통신감청 허가서 접수 건수가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정부기관의 '불법감청'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나라당 김성조 의원이 배포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0년부터 5년 간 법원이 발부한 감청허가서는 총 5,935건인데 비해 통신사업자의 통신감청허가서 접수는 10,097건으로 무려 4,162건(70.1%)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르면 검찰, 국정원, 기무사 등 수사기관은 법원으로부터 감청허가를 받아 통신사업자 유.무선 기간통신사 및 별정통신업체 등 94개 사업자에 허가서 사본을 제출해 통신감청 협조를 받을 수 있다.

정통부의 관계자에 따르면 '법원에서 허가한 허가서는 전화번호가 1개만 기재되는 게 아니라 핸드폰.집.사무실 번호 등 복수가 기재되는 것이 보통'이라며 '번호 각각의 관할 전화국에 사본을 제출해 허가서가 많아진 것'이라고 밝혔다.

한 장의 허가서를 이용해 모든 번호의 감청을 하기 힘들어 사본을 각 번호의 관할 전화국 등에 따로 제출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4,162건의 차이(70.1%)가 발생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 측 보좌관은 '통비법에 따르면 허가서는 (감청 대상자의)소재지 관할 법원에 신청하는 것이지 번호 각각의 관할 지역에 가는 게 아니다'며 '통계처럼 급격한 차이가 있다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사본을 제출한 과정에서 허가서를 부적절하게 사용한 것이 아닌가하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며 '원본과 사본을 대조하면 확인이 가능하지만 정통부는 사본제출을 통비법을 들어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또 '수사기관이 법원으로부터 허가서를 발부받아 통신사업자에게 허가서 사본을 제출하는 과정에서 허가서를 변조해 법원의 허가 범위를 벗어난 통신감청이 있을 수 있다'며 '법원의 허가서가 변조돼 통신사업자에게 제출됐다면 이는 수사기관의 위법행위일뿐만 아니라 통신사업자의 묵인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므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김 의원 측 보좌관은 '임의 변조 사용 같은 경우 통신사업자가 묵인하지 않으면 힘들다'며 '수사기관과 전화국 감청담당자 간 합의 등이 있을 수 있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호승 기자 yos547@frontier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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