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 부회장 석방… 2심서 집행유예 4년

재판부 “명시적 묵시적 청탁 없었다… 재산국외도피 혐의 모두 무죄”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 측에 뇌물을 건넨 혐의로 기소, 구속되어 재판 받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석방된다.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정형식)는 2월5일 이 부회장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2년6개월,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삼성그룹 최지성 前 미래전략실장과 장충기 前 미래전략실 차장, 박상진 前 삼성전자 대외협력 담당 사장은 각각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황성수 前 삼성전자 전무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1심이 유죄로 인정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금과 재산국외도피 부분이 무죄로 뒤집힌 게 형량에 크게 작용했다. 재판부는 핵심 혐의인 최 씨의 딸 정유라 씨에 대한 승마 지원은 1심과 마찬가지로 뇌물로 인정했다. 코어스포츠에 건넨 용역대금 36억 원과 최 씨 측에 마필과 차량을 무상으로 이용하게 한 ‘사용 이익’만을 뇌물로 인정했다. 삼성이 마필 소유권을 최 씨 측에게 넘긴 것으로 인정할 수 없는 만큼 마필 구매 대금 등은 뇌물로 볼 수 없다는 게 항소심 판단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뇌물공여와 함께 적용됐던 특경가법상 재산국외도피 혐의는 모두 무죄 판단했다.

재판부는 “포괄적 현안으로서 경영권 승계작업, 부정청탁의 존재를 인정할 수 없다”며 “계열사가 추진한 개별 현안이 인정될 경우 삼성전자, 삼성생명에 대한 지배력 확보에 직간접적으로 유리한 효과가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지만, 각 계열사의 합목적성을 부인할 수 없고, 이 부회장에게 미치는 영향이나 크기도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했다.

재판부는 “승마 지원 용역 계약도 처음부터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에 대한 지원 목적이 아니었다. 다른 승마선수들도 삼성의 후원을 받아 올림픽에서 성과를 거두려던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의 계획으로 승마지원 규모가 커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특검 주장에 비하면 공소사실의 상당 부분이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특검의 주장은 사건 본질이나 의미와 거리가 있다”며 “(이 부회장 등이) 원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횡령액 전액을 삼성전자에 반환해 피해를 회복했고, 박 前 대통령에게 어떤 특혜나 대가를 요구하거나 취득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국정농단 주범은 대통령으로서의 권한을 사인(私人)에게 나눠준 박 전 대통령과 그 위세를 등에 업고 사익을 추구한 최 씨로 봐야 한다”며 “결국 이 사건은 최고 정치권력자인 박 전 대통령이 최대 기업집단인 삼성 경영진을 겁박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최씨는 그릇된 모성애로 사익을 추구했고, 이 부회장 등은 뇌물임을 인식하면서도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한 채 뇌물공여로 나아간 사안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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