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하면 한국에서 우리를 지원해 주는가요? 쌀이랑 들어오고 그러는가요?"

남북 정상회담을 앞둔 북한 내부와 주민들은 어떤 상황인가? (1)북한 여성에게 최신 소식을 듣다
"오바마 때랑 다르고 그 놈(트럼프)은 ‘전쟁 미치개(미치광이)’라고 그렇게 선전하니까 우리도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더 아는 게 없습니다.…(김정은) 장군님의 ‘핵 병진로선’이 정확하다고 그렇게 선전했는데 그거 왜 포기하겠습니까?"
북한 지도. 이 씨는 북부지역에 거주. (작성 아시아프레스)
4월27일 남북 정상회담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6월에 예정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초점이 되는 비핵화 협의에 김정은의 의도는 무엇일까? 한편으로 북한 내부는 지금 어떤 상황일까? 북한의 주민들은 남북 정상회담 및 비핵화의 행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경제제재에서 이들의 삶은 어떠한지 보도되는 바가 거의 없다. 한반도 정세가 크게 요동치고 있고 그 가운데에 있는 당사자이지만, 관심 밖에 놓여진 북한 사람들의 현황과 국내 상황에 대해 북한에 사는 협력자와 함께 취재해 시리즈로 보고한다. 첫 번째는 남북 회담과 비핵화에 대해 한 여성과 인터뷰했다.

◆북한에서 걸려 온 전화

27일 예정된 남북 정상회담 직전, 북부의 함경북도 도시부에 사는 이정희 씨(가명)로부터 한 달 만에 전화가 걸려 왔다. 북한의 내부 상황에 대해 듣고 싶다는 취지를 미리 전달하고 날짜와 시간을 약속 했었다. 그녀는 30대의 기혼자. 평소 시장에서 작은 장사를 해서 벌이는 그럭저럭 된다고 한다. 생활 수준은 중상(中上)이라고.

북한의 개인 전화는 휴대전화도 일반 전화도 외국과 연결되지 않는다. 국내에 사는 취재 협력자들과 통화할 때에는 몰래 북한에 반입한 중국 휴대전화를 사용한다. 전파가 북한 내 수 킬로미터까지 가기 때문에 일본이나 한국에서도 직접 통화할 수 있다. 도청될 우려도 낮아 이번에 통화한 이 씨는 자신의 생각을 솔직히 전했다. 김정은에 있어서 처음인 남북 정상회담과 비핵화에 대해 물었다. 이 씨의 의견은 물론 북한 국민을 대표하는 것은 아니지만, 서민 한 사람의 경향이라 봐도 좋다고 생각한다.

—27일에 남북회담이 있고 그 뒤 5월 말~6월 경에 북미회담이 계속될 전망입니다. 북한 주민들은 이에 대해 알고 있습니까? 알고 있다면 어떻게 생각하고 있습니까?
이: 여기(북한)서는 모르지요. 간부들이나 아는지. 나는 당신이 알려줬으니까 알지요. 여기선 별 것도 아닌 게 다 비밀이지요. 회담하면 한국에서 우리를 지원해 주는가요? 쌀이랑 들어오고 그러는가요?

4월 27일의 정상회담은 김정은이 판문점 한국 측 시설인 ‘평화의 집’에 와서 한다고 세계에 공표되어 있지만, 북한 관영 언론은 4월 10일에 일시와 장소를 가리켜 ‘북남 수뇌 상봉'(대면)이 진행된다고 간단히 언급한 정도다. 한국 언론이 ‘정상회담까지 앞으로 〇일’이라고 카운트다운 하며 연일 크게 보도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 씨와 다른 복수의 취재협력자에 따르면, 24일 시점에서 직장이나 지역에서 진행하는 정치학습에서도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인민반이나 여성조직, 기관 기업소에서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설명하는 교양사업은 있었습니까?
이: 인민반에서 ‘비사회주의’ 그런 거 하지 말라고 회의를 하지요. 무슨 공장 기업소 같은 데서도 똑같은 거 합니다. (자본주의에) 경각성 높이고 불순분자들의 책동이 심하다고 신고체계 잘 갖추라고 하지, 특별한 거 없습니다.

—사람들은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잘 모른다고 하는데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습니까?
이: 여기 외화벌이(무역)랑 다 경제제재로 죽은 상태라서, 회담하면 지원이랑 받고 우리(서민) 사는 게 나아지겠는지는 모르지만, 내가 볼 때 우리에게 차려지는 게 있어야 어떻게 되겠는지. (정권의)통제를 덜 하는 게 도와주는 거지요. 회담이랑 별로 상관없을 것 같은데.

◆트럼프도 아베도 잘 모릅니다

—미국 대통령에 대해 북한 사람들은 어느정도 알고 있습니까?
이: 음… 뭐랬던가, 이름이?

—트럼프입니다.
이: 응 맞다, 트럼프. 이름만 압니다. 구체적인 거는 모르지요. 오바마 때랑 다르고 그 놈은 ‘전쟁 미치개(미치광이)’라고 그렇게 선전하니까 우리도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더 아는 게 없습니다.

—일본의 아베 총리에 대해서는 어떻습니까?
이: 텔레비로 아베라고 들었을 뿐이지 구체적인 건 모르고 일본 상품도 못 들어오고 이러면서 옛날보다 일본에 대한 관심이 없어졌습니다. 상품 들어오고 그럴 때는 일본, 일본 하고 그랬는데… 그래도 여기는 아직도 일본 중고 자전거 더 좋아한단 말입니다. 자전거 산다 하면 일본 꺼, 일본 꺼 그럽니다. 중국 거 그렇게 많아도 중국 거 안 삽니다.

주: 2006년 10월에 제1차 아베 정권이 일본 독자 경제제재를 시행하기 전까지 일본에서 대량의 중고 자전거가 북한에 수출되었다. 대부분 중국 등에서 조립된 것이었지만, 질이 좋아 북한에서 인기가 있었다.

◆비핵화라니? 할 수 있을까?

—현재 국제사회에서는 북한이 비핵화에 나설 가능성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들도 알고 있습니까? 당국은 뭔가 설명하고 있습니까?
이: 핵을 포기한다고? 그런 거 우리한테 안 알려주지요. 우리나라에 핵이 없으면 놈들(미제국주의)한테 열백 번도 더 먹혔다고, (김정은)장군님의 ‘핵 병진로선’이 정확하다고 그렇게 선전했는데 그거 왜 포기하겠습니까?

—비핵화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까?
이: 핵이 없으면 우리도 죽는다고 말해놓고 이제 와서 말을 바꾸겠다고 하면 에이, 그게 말이 안 되는 거지요. 핵이 없으면 우리 노예로 살아야 한다고, 핵강국이라고 계속 말했는데 우리도 그렇게 이해하고 있고. 전쟁 나면 이제는 핵전쟁이지 않습니까. 그러면 너도 나도 다 죽는거니까 못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김정은 정권은) 핵포기를 안 하지요.

—정권 자신을 지키기 위해 포기하지 않는다는 건가요?
이: 죽어도, (김정은이) 나 같더라도 안 포기할 것 같습니다. (핵이) 그렇게 중요하다고 힘들게 만들어놓고, 성공했다고 텔레비서 계속 나왔습니다. 자기절로(자력으로) 만들어서 성공했다고 하고는 이제 와서 포기하겠다고 하고, 우리(인민)에게 알려주지도 않고 윗대가리들이 알아서 하지요. 어쨌든 경제 제재 받으니까 그거 피하려는 것 같기도 하고… 실제 무슨 그렇게 하겠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핵무기를 버려서 만약 경제 제재가 풀린다면? 아니면 제재를 받더라도 핵무기를 갖고 미국과 대치하는 게 좋습니까?
이: 우리 백성들이야 제재 풀리는 게 좋지요. 쓰지도 못하는 거 만들어서 뭐 하는지는 몰라도 맨날 그거 가지고 위협해서 앞으로 한국에서 쌀이랑 들어오겠는지 모르겠는데, (인민은) 장사해먹고 살지만 핵은 (생계와) 상관없고 제재도 상관없습니다. 그냥 개인 장사하는 것만 통제를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장마당에서는 무슨 핵 때문에 제재 받는 거 이런 것도 모른단 말입니다. (정보를) 다 막아놓으니까. 안 알려주고. (김정은의)중국 방문 소식이 있었는데, (수출이) 다 막혀가지고 (시진핑과) 회견하려고 중국 갔다 온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면 왜 제재를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까? 일반 사람들은?
이: 다 사회주의 고립 압살 책동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사회주의라는 게 세계적으로 우리나라밖에 없다고, 그러니까 그러지요.

이 씨의 말에서 남북 정상회담 및 비핵화 문제에 대해 북한 당국은 국민에게 설명하는 것을 의도적으로 피한 것으로 보인다. 정상회담을 계기로 정보가 유입되고 한국의 영향이 확대되는 것을 김정은 정권은 경계하고 있을 것이다. 또 국가 보위를 내걸며 집중해 온 핵 개발을 멈추고 비핵화로 바꾼다면 정책의 근본적 전환이고, 그 정당성을 설명할 수 없다면 김정은 정권의 권위와 신용이 추락할지도 모른다.

정상회담과 비핵화는 김정은이 실현한 ‘업적’으로서 북한 국내에 선전하기 위해 논리와 타이밍을 신중히 조정하고 있을 것이다. 27일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선언하고 그후 국내에서 선전과 교육을 시작한다는 것이 필자의 견해이다.

지금 북한에서는 경제제재에 의해 심각한 영향이 나오고 있다. 동시에 국민에 대한 대대적인 통제가 시작되었다. 다음은 남북 정상회담 뒤에서 일어나는 북한 국내 상황을 보고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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