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조회 없이 訪北한 간첩·빨치산 전력 5명, 그들은 누구인가?
금강산 관광이 간첩·빨치산 활동 등으로 형사처벌을 받은 국내 親北운동권의 방북(訪北) 통로로 악용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 소속 한나라당 김재경 의원은 11일 법무부에 대한 국정감사 질의자료를 통해 지난 7월 '금강산 통일기행' 참석자 중 보안관찰 처분 대상자 10명에 대해 국정원이 '방북이 부적합하다'는 의견을 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통일부가 승인조치를 내려 10명 중 5명이 200여 명의 '범민련남측본부' 관계자들과 함께 방북 했다고 주장했다.
6·25때 국군 5명 살해한 빨치산 김영승도 방북 허가 받아
통일부가 방북을 승인한 5명의 보안관찰 대상자들은 모두 이적(利敵)단체 '범민련'(조국통일범민족연합)소속 회원들로 6.25전쟁당시 노동당원으로 한국군의 군사기밀을 빼내거나 전후 밀입북 등으로 공작교육을 받고 남파돼 간첩활동을 한 경력을 보유한 사람들이다. 이들의(김영승, 고성화, 안학섭, 박종린, 이성근) 대략적인 면면은 다음과 같다.
5명의 보호관찰 대상자들 가운데 소설 '태백산맥'의 실제 주인공으로 알려진 김영승(70)의 경우 국정원 자료에 따르면 6.25 전쟁 당시 노동당에 입당한 후, 20여 회 민가에 침입 식량 등을 강탈하고, 군부대를 습격해 국군 5명을 살해한 자로 기록돼 있다.
범민련남측본부 홈페이지에는 지난 8월부터 '해방 60년 해방공간을 찾아서-소년 빨치산 김영승의 눈으로 바라본 해방'이라는 제목의 글이 있다. 그는 인터뷰 형식의 이 글에서 '국민학교 시절에는 학내 스트라이크(시위)를 일으켜 소위 빨갱이로 지서에 고발하겠다는 교장선생의 엄포를 받기도 했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김영승, '인민군이 남한 해방… 맥아더 동상 철거해야'
'1950년 7월 23일 인민군에 의해 해방이 되었다. 두 달 동안 해방공간이었다. 내가 소년단장으로 활동했다. 후퇴 할 때 기관원 동지들과 함께 입산했다...(중략) 체험으로 얻어진 것이 사상성으로 축적된다. 그래서 강철의 사상을 갖게 되는 것이다. 나의 경우는 어릴 적 생각과 지금의 생각이 변함 없다. 본질적으로 변함 없다. 떳떳하게 사는 이유중의 하나 이다'
그는 인터뷰의 말미를 '우리는 인천에서 냉전시대의 유물인 맥아더 동상을 철거해야 한다. 문학산 패트리어트 미사일 기지도 철거해야 한다. 자유공원이라는 명칭도 바꿔야 한다'고 말한 뒤 '우리 모두 反美결사 항전의 길로 총 매진하기 바란다. 제2의 8.15 해방을 맞이하기 위하여'로 끝을 맺었다.
고성화, 조선공산당 책임비서, 부산시당 4지구당 책임비서 출신
고성화(89)의 경우 현재 2차 북송을 기다리고 있는 28명의 '비전향 장기수' 가운데 한 사람으로 중학교 3학년 때(1932)부터 사회주의 계열의 '반제동맹'에 가입 활동했다. 그는 해방 뒤 고향인 제주도 북제주군 우도의 조선공산당 책임비서, 부산시당 4지구당 책임비서로 활동한 인물로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소위 '진골'(眞骨) 빨갱이인 셈.
그는 현재 제주시의 모 청년단체 자문으로 일하며 국가보안법 폐지 농성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는 최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이미 지난 7월 금강산 관광을 다녀왔음(통일뉴스 7월 18일자 참고)에도 불구하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北에 가보지도 못했고, 北 정권이 이루고자 하는 바가 어떤 것인지 확실히 모르지만 (내 자신이) 이념적으로 걸어온 길, 즉 '자주와 주체의 길'이 옳다고 본다. 이는 지조를 굽히지 않아 '세 까마귀'로 불리는 도구다 규이치 등 세 명의 일본공산당원, 지동설을 고수하다 화형된 조르다노 부르노 신부의 행동과도 같은 것이다'
안학섭, 남파 간첩 출신의 세계 최장 비전향장기수
세계 최장(42년 간 복역)의 장기수로 알려져 있는 안학섭(76)의 경우 1930년 4월 14일 강화도 출생으로 51년 7월 황해도 봉산에 있는 서울정치학교에 입학한 인물. 당시 서울정치학교는 소위 '사회주의 조국의 전사'들을 키워내 유격대, 빨치산으로 남파시키던 강동정치학원, 금강정치학원과 같은 기능을 수행했던 곳이다.
그는 이후 남파되어 6.25 전쟁기간인 52년과 53년을 강원도 산 속 비트에서 지낸 후 강원도당을 찾아가다 국방경비법으로 체포, 무기선고를 받았다. 안 씨는 지난해 7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수구(守舊)세력은 더 이상 분단으로 얻은 단물을 놓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써서는 안 된다'며 말하기도 했다. 그는 또 '전향제도는 이미 사라졌지만 지금은 준법서약서라는 게 있다'며 '국가보안법은 폐지돼야 할 악법'이라고 주장했다.
박종린, '심장에 남는 사람들'부르며 북한 체제 찬양
함경북도 경원 출신으로 27살이던 59년 정치공작원으로 남파돼 35년을 감옥에서 보낸 박종린(72·만경대 혁명학원 출신)의 경우 종교인들의 권유로 전향서에 서명은 했으나 여전히 공산주의에 대한 신념(?)을 바꾸지 않고 있는 인물이다.
실제로 그는 전향서에 서명한 것을 두고 스스로 '하나님께 전향했을 뿐'이라는 애매한 말을 남기기도 했으며, 2003년에는 한총련이 주최한 '2003민족민주스승의날'행사에 참석해 북한 체제를 찬양하는 '심장에 남는 사람들'을 10여 명의 비전향 장기수들과 함께 합창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그는 지난 해 4월 親北 인사 일색인 '통일시대 새 정치 실현 17대 총선연대'(이하 통일시대총선연대) 기자회견에 참석 '비전향 장기수들의 2차 송환이 아직 이뤄지지 못한 이유는 50년대 정신으로 2000년대를 살아가는 기득 세력과 親美정권 때문'이라며 '이번 선거는 60년 간 한국 사회를 지배해왔던 기득권자를 몰아내는 '평화적 방법에 의한 혁명적 전환'이 될 것'이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이성근, 南原서 빨치산 활동, 부친·사촌형 모두 좌익
전북 순창 출생의 비전향장기수 이성근(75)은 빨치산 출신으로 어린 시절부터 부친의 영향을 받아 공산주의 사상에 물든 인물이다. 그의 부친은 봉화투쟁 때문에 미군정청 포고령 위반으로 6개월 간 옥살이를 한적 있고, 사촌형 또한 좌익 활동 전적이 있다. 이러한 주변환경으로 인해 이성근은 면당 선전부 노동신문 발췌 일을 맡기도 했다.
그는 6.25 전쟁이 나자 남원에서 빨치산 활동을 하던 중 유격대 문화부장으로 김일성 대학 철학부 출신의 김규락을 만나 공산주의 사상을 배웠다. 당시 김규락은 이성근에게 '우리가 통일되었을 때 동지가 평양에 오면 동지를 김일성 대학에 추천하겠다'는 말을 남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이번 '금강산 통일기행'을 주도한 '범민련'(조국통일범민족연합)은 지난 89년 결성된 이적(利敵)단체로 해외본부, 북측본부, 남측본부로 결성돼 있으며 사실상 한총련으로 구성된 산하 학생단체인 '범청학련'(조국통일범민족청년학생연합) 역시 해외본부, 북측본부, 남측본부로 결성돼 있다.
범민련남측본부, 97년 대법원이 利敵단체로 규정
대법원은 지난 97년 대법원은 '국가보안법상 이적(利敵)단체는 반(反)국가단체의 활동을 찬양, 고무, 선전 또는 이에 동조하거나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하는 행위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로서 그 궁극적 목적은 국가를 변란하고 새로운 정부를 수립하는 것에 두고 있다'며 '범민련 남측본부는 북한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미군철수, 핵무기철수, 휴전협정의 평화협정으로의 대체, 국가보안법 철폐 등을 채택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구성된 이적단체에 해당한다'고 판시(判示)했다.
범민련 남측본부의 김정일 정권에 대한 친연성(親緣性)은 지금도 달라진 것이 없다. 범민련 남측본부가 발간한 웹진 '우리민족끼리'는 김정일의 '선군 정치'를 가리켜 '미국의 대북압살붕괴전략에 맞서 나라의 자주권과 번영을 지키기 위해 인민을 위해 헌신하는 선군 사상과 강력한 군사력을 전면적으로 앞세워야 한다는 것'으로 정의를 내리고 있다.
이를 증명이나 하듯 범민련 남측본부 의장 이규재는 지난 7월 자체 홈페이지에 '범민련 금강산 통일기행을 앞두고'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범민련 남측본부 성원들은 조국통일에 대한 낙관과 신심으로 하루라도 빨리 미군 놈들을 몰아내고 조국통일을 실현하는 그 길에 아낌없이 모든 것을 다 바쳐 투쟁해야 한다'고 밝힌 뒤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범민련, 2005년을 자주통일원년, 주한미군철수 원년으로 삼아
'금강산에 어려 있는 이름 없는 영웅들의 기상과 조국애, 민족애를 가슴 한 가득히 안고, 오늘 금강산을 오르는 범민련 성원들의 '붉은 심장'에 통일조국 건설이라고 하는 움심한 결심과 각오를 세워야겠습니다. 범민련남측본부 깃발아래 일심단결하고 또 단결하여 2005년을 자주통일원년, 미군철수원년으로 만들어내고 남북해외 3자연대조직 범민련을 합법화하는 그 길에 힘차게 투쟁해나갑시다'
현행 남북교류협력법은 제9조 등에서 '남한과 북한의 주민이 남한과 북한을 왕래하고자 할 때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해 통일부장관이 발급한 증명서를 소지하여야 한다.(1항)', '남한의 주민이 북한의 주민 등과 회합·통신 기타의 방법으로 접촉하고자 할 때에는 통일부장관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3항)' 등 방북승인의 특별한 규정은 마련해 놓지 않고 있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해 親北운동권 인사들의 방북을 허용한 통일부는 '보안관찰 대상자이긴 하지만 단순 관광 목적으로 금강산을 방문한 것'이라고 밝힌 뒤 '이들에게도 여행의 자유가 있고 탈출이나 억류가능성이 없었다'면서 '방북승인의 법적인 문제는 없다'고 반박했다. (konas)
김필재 (코나스 객원기자)
금강산은 간첩·빨치산들의 해방구(?)
- 김필재
- ▶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 2005-10-14, 15: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