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 성폭행 혐의’ 안희정 1심 무죄

재판부 “위력으로 존재감을 과시해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억압했다고 보기에는 증거 부족”

‘비서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53) 전 충남지사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안 전 지사는 수행비서였던 김 씨를 상대로 2017년 7월29일부터 2018년 2월25일까지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4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1회, 강제추행 5회를 저지른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 11부(재판장 조병구)는 재판부는 14일 “피고인이 (성관계 과정에서) 어떤 위력을 행사했다거나 하는 정황은 없다.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해자 의사에 반해 성적자유가 침해되기에 이르는 증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안 전 지사에게 폭력·협박을 전제로 하는 ‘강간죄’가 아닌, ‘업무상 위력(威力·상대를 제압하는 힘)에 의한 간음죄’를 적용해 징역 4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막강한 사회·정치적 영향력을 지닌 안 전 지사는 수행비서 김가 을(乙)의 위치에 있는 점을 악용했다. 권력을 정점으로 위계질서가 작동하고 최고 권력자(안 전 지사)의 의사에 따라 피해자(김지은 씨)의 운명이 결정되는 등 특수한 맥락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안 전 지사 측은 “합의에 의한 성관계”라고 맞섰다. 사회·도덕적 책임은 피하지 않겠지만 위력 행사는 없었다는 것이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유력 정치인이고 차기 유력 대권주자로 거론되며, 도지사로서 별정직 공무원인 피해자(김지은 씨)의 임명권을 가진 것을 보면 위력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면서도 성관계 이후 김 씨의 반응에 주목해 “위력으로 존재감을 과시해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억압했다고 보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결론 내렸다.

재판부는 ▲2017년 7월 러시아 출장 당시 성관계 이후 김 씨가 안 전 지사에게 ‘지지하고 존경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점, ▲마지막 성관계(2018년 2월25일) 당시 ‘미투 운동’을 상세하게 인지했고 피고인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음에도 오피스텔을 나가려는 등 최소한의 저항이 없었다는 점, ▲피해자(김지은 씨)가 자신의 의지로 대전에서 올라온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성적 주체성을 행사할 수 없는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1심 선고 후 안 지사는 “국민 여러분께 많은 실망을 드려 죄송하고 부끄럽다. 다시 태어나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으며 김 씨 측은 재판 결과에 대해 “부당한 결과”라며 “주저앉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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