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종/ ‘광주 헬기 조종사들’의 증언록 입수― “5·18 광주 당시 헬기 사격은 없었다” (1)

사격명령을 거부했던 용감한 조종사들까지 모독한 국방부 5·18특조위 조사결과보고서의 ‘양민학살’ 결론

글 :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글 : 이지영  조갑제닷컴 기자

⊙ 사격명령을 거부했던 용감한 조종사들까지 모독한 국방부 5·18특조위 조사결과보고서의 ‘양민학살’ 결론
⊙ 쐈다는 조종사도, 맞았다는 사람도 없는 보고서, 추리소설이나 영화 시나리오도 아니고…
⊙ “헬기 사격을 한 번이라도 해 본 사람이라면 헬기 공중사격 시 발생한 탄흔의 밀집도가 반경 1m가 안 되는 좁은 범위 안에서 수십 발의 탄흔이 생기도록 밀집사격을 할 수 없다”(최해필 전 육군항공작전사령관)
⊙ “벌컨포가 예를 들어서 맞았다, 어디 땅에, 그거는 상상 초월할 사람이 죽어. 그거는 있을 수가 없어” (최○○ 31항공단 506항공대대 작전과장)
⊙ “저와 여단장이 ‘광주가 전쟁터이냐’고 하면서 사격을 하지 말라는 말을 한 사실이 있음” (방○○ 前 육군1항공여단 31항공단장)
 
5·18 당시 헬기사격을 받은 탄흔이 남아 있다는 광주 전일빌딩.
  전두환(全斗煥) 전(前) 대통령이 알츠하이머 투병 중이란다. 이 사실은 8월 말 전두환 전 대통령 부인 이순자 여사가 전두환 전 대통령이 사자(死者)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재판 출석 불가(不可) 입장문을 발표하면서 알려졌다. 이(李) 여사는 치매치료 때문에 왕복 10시간 걸리는 광주(光州)까지 갈 수 없다고 밝혔다. 전 전 대통령 측은 전에도 서울의 법원 및 검찰로 이 재판의 관할지를 이송해 달라고 신청했지만 거부됐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자명예훼손 재판은 5·18기념재단과 5·18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 고(故) 조비오 신부 유족이 광주지방법원 민사21부에 낸 전두환 전 대통령 회고록의 판매 및 배포 금지 가처분(假處分) 신청에서 파생된 것과 다름없다. ‘전두환 회고록 배포 금지 가처분’ 인용 판결에 힘입어 전 전 대통령이 기소되어 사자명예훼손 재판에 넘겨졌기 때문이다. 전 전 대통령이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해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지칭한 것이 조 신부와 5·18희생자, 유가족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이다. 광주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이정현)는 ‘명예훼손 고소 수사 과정에서 당시 군의 헬기 사격이 있었다는 객관적인 증거를 확보했다’며 전 전 대통령을 기소하기로 했다고 한다.
  
  ‘5·18 당시 계엄군의 헬리콥터가 시민을 향해 사격을 했다’는 주장은 1988년 국회의 광주특위 때부터 제기되어 왔다. 이후 광주사태에 대한 국가적 조사가 여러 번 있었지만 그때마다 헬기 사격은 부정되어 왔다. 이제 와 새삼 또 논란이 된 것은 광주광역시 금남로 소재 전일빌딩 10층 전일방송 내부에서 150개 이상의 총탄 흔적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회고록 판매 금지 처분도, 검찰의 사자명예훼손 혐의 기소도 모두 ‘전일빌딩 탄흔’에서 비롯됐다.
  
  
  ‘헬기 사격으로 양민 학살’
  
1980년 5월 21일 헬기 사격에 관한 특조위 보고서.
  2017년 1월, 광주광역시 의뢰로 전일빌딩을 조사·감정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은 이 탄흔들이 “헬기가 호버링 상태(일정한 고도를 유지하면서 움직이지 않는 상태)로 고도만 상하로 변화하면서 사격한 상황이 유리하게 추정된다”고 밝혔다. 탄흔의 밀집 정도와 직경을 근거로 당시 사용됐을 걸로 짐작되는 총기종류 감정결과도 내놓았다. 5.56mm 실탄을 사용하는 M16 소총 또는 7.62mm탄을 사용하는 M60 기관총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국과수 발표 몇 달 뒤인 2017년 5월 취임한 문재인(文在寅) 대통령은 5·18 기념식에서 “새 정부는 5·18 민주화운동의 진상 규명에 노력하고, 헬기 사격까지 포함해 발포의 진상과 책임을 반드시 밝혀 내겠다”고 말했다. 곧이어 문 대통령은 ‘1980년 5·18 광주사태 당시 신군부가 시위대를 대량 살상하기 위한 헬기 사격을 계획했고 실제 전일빌딩 기총 사격으로 일부 실행됐다’는 주장과 관련, 이 두 가지 문제를 특별 조사하라고 송영무(宋永武)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지시했다. ‘5·18민주화운동 헬기 사격 및 전투기 출격대기 관련 국방부 특별조사위원회(이하 5·18특조위)’가 설립되었다.
  
  2017년 9월 출범한 5·18특조위는 5개월의 활동기간을 거쳐 지난 2월 ‘5·18 기간 동안 광주지역에서 공지협동작전의 일환으로 헬기 사격이 이루어졌음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계엄군은 5.21. 헬기를 이용하여 일반시민에게 위협사격을 하였고, 무장을 하지 아니하고 시위를 하는 시민들에 대하여 직접사격을 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5.21. 헬기 사격은 무차별적이고 비인도적인 것으로서 계엄군 진압작전의 야만성과 잔학성 그리고 범죄성을 드러내는 증거이다. 또한 시민들과 물리적 충돌을 하고 있는 과정에서 실시되었던 지상군의 사격과 달리 헬기 사격은 사전 계획적·공세적 성격을 띠고 있다. (중략) 대량살상 능력을 갖춘 무장헬기까지 동원하여 사격을 하고 시민을 살상하는 행위는 집단살해 내지 양민학살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논리의 비약
  
5·18 당시 출동했던 헬기 조종사들이 한결같이 헬기 사격이 없었다고 증언하고 있지만, 특조위는 전혀 다른 결론을 내렸다.
  5·18특조위가 국군을 ‘양민학살’ 집단으로 몰아가며 기존의 국가적 조사 결과를 뒤집은 논리는 이렇다.
  
  〈계엄군 지휘부가 문서로 ‘헬기 사격 실시’를 지시했고 이를 하달 받은 현장 지휘관들의 헬기 조종사들에 대한 구두명령이 있었다 → 헬기가 무장한 상태로 작전활동을 했다 → 특조위 면담 조사에서 5명의 헬기 조종사들이 무장헬기의 출동사실을 시인했다 → 당시 사실상 발포를 허용하는 ‘진돗개 하나’가 발령됐으며 자위권 발동명령이 하달된 상태였다 → 평시보다 엄중한 군법이 적용되는 비상계엄하에서 헬기 사격 명령을 받은 헬기 조종사들이 헬기 사격 명령을 무시했다는 사실은 믿기 어렵다 → 따라서 명령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헬기 사격이 존재했다는 뚜렷한 증거다.〉
  
  굉장한 논리적 비약이다. ‘땅은 젖지 않았지만 날이 흐렸기 때문에 비가 왔을 것이다’는 식이다. 이런 유의 비약은 ‘조사결과보고서’ 곳곳에서 나타난다.
  
  5.22. 103항공대장 등 조종사 4명은 AH-1J 코브라 헬기 2대에 벌컨포 500발씩을 싣고 광주에 출동했다고 진술하고 있고, 20사단 충정작전상보 첨부자료에 의하면 103항공대는 5.23. 전교사에서 벌컨포 1500발을 수령했다. 따라서 코브라 헬기에서 벌컨포를 사격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5.24. 11공수여단장은 103항공대장에게 무전으로 11공수여단 병력을 공격하는 시민군에게 ‘무차별 사격을 하라’고 명령하였다. 103항공대장이 코브라헬기로 현장에 출동해 보니 공수여단을 공격한 무리는 시민군이 아니라 보병학교 교도대로 확인됐다. 11공수여단장은 믿지 않고 재차 사격을 지시했다. 103항공대장은 사격을 실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헬기 사격 명령을 내린 사실이 있고 실제 그 목적으로 출동하였으며, 출동 당시 공격한 무리가 교도대 병력이 아니라 시민군이었다면 시민군을 향해 발포했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따라서 명령을 받은 헬기 조종사들이 실제 사격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5·18특조위의 조사 발표에 따라 국방부는 1980년 5월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공식 인정했고, 송영무 국방부 장관도 “우리 군이 38년 전 5·18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역사에 큰 아픔을 남긴 것에 대해 국민과 광주시민들께 충심으로 위로와 사과를 드린다”고 발표했다. 언론도 5·18특조위의 발표를 비판 없이 수용해 받아썼다. “무장 상태로 비행했지만 사격은 하지 않았다”는 당시 조종사 전원의 일관된 증언은 묻혔다. 헬기 사격을 했다는 사람도, 그 사격으로 다치거나 죽은 사람도 확인하지 못했는데 비무장 시민들에 대한 헬기 사격이 국가적으로 인정됐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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