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위기에 빠진 김정은 구하고 대한민국은 위기에 빠뜨렸다”

노무현 정부 국방보좌관 출신 김희상 한국안보문제연구소 이사장 “미국, 현 정권 신뢰 안 해”

노무현 대통령 시절 국방보좌관을 지낸 김희상 한국안보문제연구소 이사장이 문재인 정부에 쓴소리를 던졌다. 조선일보 ‘최보식이 만난 사람’ 인터뷰에서 김희상 이사장은 “문재인 대통령은 위기에 빠진 김정은 체제를 구해냈는지 모르나,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기에 빠뜨렸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노무현 대통령에게 국익 차원에서 이라크 파병을 설득했던 인물로 노태우 정부에서는 청와대 국방비서관을 지냈고 남북고위급회담 군사분과위원회의 차석 대표로 일했다.

“김대중 정부 시절 미 국무부 고위 관리가 ‘한국 정부는 북한 정권의 수석 대변인 같다’고 말했는데, 이번에 블룸버그 통신이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에서 김정은의 수석 대변인이 됐다’라고 했지요. 문 대통령은 위기에 빠진 김정은 체제를 구해냈는지 모르나, 대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기에 빠뜨리는 것 같아요.”

김 이사장은 “이명박·박근혜와 그 정부의 인사들은 감옥 보내고 작살내면서 왜 김정은에게만 따뜻한가, 뭔가 이상하지 않습니까?”라며 김정은과 문재인의 개인적 친밀감 등 ‘그들만의 유대관계’가 우리를 더 불안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김희상 이사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김 위원장은 젊지만 아주 솔직 담백한 그런 인물”이란 품평에 대해서도 신랄하게 비판했다. 문 대통령이 김정은의 이미지 개선에 절대적 역할을 해줬다는 것이다.

“김정은은 고모부 장성택과 형 김정남을 죽였고 고급 관료 354명을 처형했습니다. 그 잔인함과 양면성은 왜 잊나요. 정상회담 이벤트로 몹시 위태로웠던 김정은 체제는 안정이 됐고, 40%대로 내려가던 문 정권의 지지율도 되살아났어요.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런 쇼로 한반도 위기를 극복할 수 없어요.”

그는 문 대통령의 “김 위원장은 핵을 버리고 그 대신에 경제 발전을 통해 북한 주민들을 더 잘살게 하겠다는 전략적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인물”이란 발언에 대해서도 자신의 경험을 들며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단정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김 이사장이 북측 인사에게 “핵만 폐기하면 원하는 대로 지원할 의사가 있다고 김정일에게 전해달라”고 제안했으나 “그건 불가능하다”고 딱 잘라 거절했다는 것이다.

“북한은 핵에 대해 ‘통일의 원동력’ ‘만능의 보검’이라고 여깁니다. …북한은 이미 수십 개의 핵무기를 숨겨 놨어요. 핵·미사일 실험장 폐쇄는 실질적 비핵화와는 거리가 멀고, 고정 발사대가 필요 없는 이동식 탄도미사일도 다량 보유하고 있어요.”

김희상 이사장은 CIA의 자료를 제시하며, 미국이 지난 5월 말까지 유류(油類)를 적재한 북한 선박이 남포·원산항 등에 들어간 기록을 가지고 있으며 북한 석탄이 한전 계열사인 남동발전으로 들어온 것 그 이상으로 다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보인 CIA 자료에는 북한과 거래한 공기업·대기업과 금융기관이 실명으로 나와 있다. 김 이사장은 “현재는 실무자 이름만 거론됐으나 앞으로 윗선이 언급될 겁니다. CIA 관계자는 누가 중심이 돼 이렇게 하는지를 다 알고 있다고 했어요. 그 정도로 현 정권을 신뢰하지 않는 겁니다”고 우려했다.

‘문 대통령으로 인해 전쟁 불안과 적대적 관계는 해소됐다’는 점은 평가해야 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에는 “과거에 전쟁 불안이 있었습니까. 한·미 동맹이 굳건하면 북한이 전쟁할 엄두를 못 냅니다. 오히려 앞날이 더 걱정됩니다. 이번 군사적 합의서는 북한의 남침을 유혹하는 합의서입니다. 평화는 힘의 균형으로 이뤄지는 것이지, 말로 약속한다고 지켜지는 것이 아닙니다. ‘뮌헨 회담’(1938년 영국 체임벌린이 평화를 명분으로 히틀러의 요구를 들어주고 군중으로부터 열렬한 환호를 받음)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습니까”라고 지적했다.

소위 ‘군사적 긴장 완화 조치’ 일환으로 취해진 휴전선의 GP 축소, 서해완충수역 양보 등에 대해서도 강한 우려를 표했다.

“휴전선을 따라 설치된 북한 GP(감시초소)는 160개로 공격형이고, 우리는 방어형으로 60개입니다. 휴전선에서 서울과 평양의 거리가 다릅니다. 그런데 일괄적으로 11개씩 줄였습니다. 정찰·감시 기능까지 무력화했습니다. 무엇보다 서해 완충 수역을 대폭 양보해 서해 NLL(북방한계선)도 유명무실해질 겁니다. 장비나 기술 수준이 높은 우리 어선들과 북한 어선들이 함께 어로 작업을 하면 상시적 충돌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그러면 분쟁 지역이 될 것이고 결국 NLL은 있으나 마나 하게 됩니다.”

유엔군사령부와의 상의 없이 이뤄진 남북간 군사 합의에 대해서는 ‘교수 출신인 청와대 군비통제비서관이 주도한 것으로 안다’며 만약 ‘육사 후배가 관여됐다면 형편없는 놈일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 관계가 어떻게 되든 우리 마음대로 하겠다’는 것 같아요. 종전 선언도 사실상 주한미군 철수와 한·미 동맹 와해로 이어지는 문을 여는 효과가 있습니다. 미국과 상관없이 ‘우리 민족끼리’ 하면 될 것 같은 환상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계속 이대로 가면 ‘우리끼리 잘살겠다는데 외세(外勢) 미국이 왜 개입하나’라고 생각하게 될 겁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조선일보 등을 겨냥, “과거 정부 시절 통일이 이뤄진다면 그야말로 대박이고 한국 경제에 엄청난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선전했던 바로 그 사람들이 정권이 바뀌니 정반대 비난을 한다”고 말한 데 대해서는 이렇게 반박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통일 대박’은 자본주의와 자유시장경제를 전제로 말한 겁니다. 지금은 어떤 통일을 추구하는지 모호하고 안보 위협에 대책이 없어요.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않은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은 경계하면서, 북한에 대해서는 무얼 믿고 그렇게 안심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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