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美 워싱턴포스트지 2018년 10월25일
트럼프 대통령은 1987년 구소련과 체결한 ‘중거리 핵전력(INF)’ 조약 탈퇴를 결정하면서 러시아의 거듭된 조약 위반과 전 세계에서 가장 야심찬 미사일 개발을 계획 중인 중국을 구속하지 못했다는 점을 들었다. 그러나 트럼프 의 INF폐기의 또 다른 목적이 있다. 이번 결정은 미묘하지만 북한에게 명백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핵무기를 북한이 포기하지 않으면 미국은 사전 경고 없이 대북공격이 가능한 단거리와 중거리 미사일로 북한을 에워싸겠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와 북한 간에 벌어지는 핵협상은 아무런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동북아를 겨냥하여 미국의 중거리 탄도 미사일 배치 위협은 아무런 진척을 보이지 못하는 협상에서 역학관계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1983년 로널드 레이건 전 미 대통령이 소련의 'SS-20' 핵미사일 배치에 대응해 서유럽에 중거리 미사일 '퍼싱II'을 배치한 것이 예가 될 수 있다. 이 배치로 당시 유럽 전역에서 대규모 시위가 일었지만 소련은 상당한 압박을 받았다. 이는 중거리핵전력조약 등 미국과 소련의 군축 조치를 이끌어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거리핵전력조약 파기를 통해 북한에 비슷한 압박을 취할 수 있다고 봤다. 미국이 사거리 500~5500㎞의 중·단거리 탄도·순항미사일을 생산·실험·배치할 수 없도록 한 INF에서 벗어나면 괌과 일본 등 아시아 기지에 수백 개의 재래식 단·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할 수 있다. 괌과 일본은 북한으로부터 각각 3380㎞, 1046㎞ 떨어져 있다. 뿐만 아니라 미군 항공모함들을 한반도 밖으로 일시 파견하는 일도 없어지게 된다.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역내 배치는 북한을 영구적으로 사정권 안에 둔다는 의미가 된다.
북한으로서는 이런 미국의 움직임을 원치 않을 것이 뻔하다. 미사일 배치는 태평양 지역에서의 미국의 군사적 패권 강화로 연결될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는 중국도 마찬가지다. 주한 미국 대사이자 미 태평양사령관 출신인 해리 해리스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크고 다변화된 미사일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이 중거리핵전력조약에 가입했다고 가정할 경우 중국 미사일 95%는 INF 위반 대상이다. 중국이 이 같은 미사일을 보유한 반면, 미국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은 미국을 중국과의 어떠한 갈등에서도 전략적 불이익에 놓이게 할 것이다.. 따라서 중거리 핵전력 조약의 탈퇴는 대중 억제력도 강화한다는 점에서 미국의 안보 이익에 맞아 떨어진다.
트럼프는 중거리 핵전력 조약 폐기 이후 지상 발사형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을 태평양 지역에 곧바로 배치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그동안 중거리 핵전력 조약으로 인해 제한받아온 신형 미사일 개발과 배치뿐만 아니라 중국과 경쟁 관계에 있는 음속의 5배 빠른 극초음속 무기 개발과 관련된 길을 열 수 있게 됐다. 이렇게 되면 중국과 북한 모두에게 엄청난 전략적 차질이 발생하게 된다.
이 때문에 트럼프는 INF조약에서 탈퇴하고 위에서 언급한 무기들의 배치를 위한 길을 터주면서 미국에 있어 대규모의 새로운 협상 카드를 제공하게 된 것이다. 북한은 이제 자국의 비핵화를 위한 새로운 동기를 가지게 된 것이고, 중국에 대해서는 미국이 새로운 전략적 이익을 미국이 가지게 된 셈이다. 미국의 INF 조약 폐기의 효과가 곧바로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과의 핵 협상이 실패하게 되면 트럼프 대통령의 INF 조약 탈퇴는 미국이 중국과 북한 양국 모두를 보다 효과적으로 저지하는 대체 수단이 될 것이며, 미국은 이 지역에서 미국의 군사적 우선권을 다시금 확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