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한변, 상임대표 김태훈, 공동대표 석동현)은 29일 김명수 대법원장이 사법부의 독립을 훼손했다며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한변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이 나라 법치의 최후 보루인 법원이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 이후 그 바닥을 알 수 없는 신뢰와 권위의 추락을 거듭하면서, 급기야는 검찰수사나 국회탄핵을 방편으로 사법부 독립을 찾겠다는 황당한 처사로 국민적 조롱을 받고, 심지어 김 대법원장이 출근길에 테러까지 당하게 된 사태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한변은 김 대법원장의 전임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의 블랙리스트 조사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했다. 블랙리스트가 있었는지 여부를 조사하다 발견되지 않자 이 과정에서 파악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대해 법원행정처장을 단장으로 한 특별조사단의 조사를 지시했다는 것이다.
한변은 “조사 결과 사법행정권 남용 사례는 발견됐으나 형사범죄를 구성할 사안은 아니라고 결론을 내렸음에도 김 대법원장은 조사결과가 미진하다는 구실로 소위 ‘재판거래’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의 필요성에 관해 법관들의 의견을 듣겠다고 했다”며 “재판경험이 많은 대법관이나 법원장, 고등부장 판사 등이 수사요청에 반대했음에도 특정 성향의 법관들이 주도하는 이른바 법관대표회의 등의 기류에만 편승해 사실상 검찰수사를 불러들였다”고 지적했다.
한변은 검찰이 지난 ‘재판거래’ 사례를 찾지 못하자 ‘사법농단’ 수사라는 명분으로 전임 대법원장의 사법행정권 행사에 대한 ‘먼지털이식 수사’를 벌렸다고도 비판했다. 또한 이런 수사확대를 대법원장이 방관하고 묵인한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한변은 “검찰은 수십 명의 법관들을 소환 조사하고 무분별한 압수수색을 남용하는 과정에서 확정되지 않은 혐의 사실을 언론에 흘려 왜곡된 여론을 조성함으로써 사법부는 이미 만신창이가 되었고 법관들이 받고 있는 치욕은 인내의 한계를 넘어섰다”고도 했다.
한변은 일부 언론과 집권여당이 압수수색 영장 기각을 두고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이 나왔음에도 대법원장이 해명하지 않은 점, 대통령이 지난 9월 사법농단 의혹을 규명하라고 질책하자 대법원장이 더욱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굴욕적 대응 등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런 대응은 “사법부 독립을 부정하고 영장재판을 담당하는 법관들을 압박하도록 했다”며 “이번 사태가 대통령의 뜻을 대법원장이 실행하고 있는 것임을 짐작하게 했다”고 강조했다.
한변은 수사가 종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법관대표회의가 현직 법관들에 대한 탄핵을 검토하기로 한 점도 비판했다. 또한 탄핵 대상이 된 법관들은 모두 행정처에서 상급자의 지휘를 받는 하위 실무자라며 범죄로 구성될 것인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파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했다.
한변은 “우리는 현 정부와 김 대법원장이 사법부를 이렇게까지 난도질하고 자해하는 의도나 목적이 무엇일까에 주목한다”며 “그 의도나 목적은 필시, 현 정권의 이념에 부합하지 않은 과거의 판결들을 흠집 내어 무력화시키고 이에 관여한 법관들을 퇴출시켜 다시는 그러한 판결이 나오지 못하도록 함과 동시에 사법부의 이념판을 현 정권 이념방향으로 바꾸려는 것 외에 다른 것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아울러 “이런 대법원장의 행보는 ‘신 사법농단’이라 부르기에 족하다”며 “이는 곧 사법부 독립과 법치주의의 근간을 훼손하는 헌법위반 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정작 탄핵 사유는 법관대표회의가 지목하는 그 법관들이 아니라 김 대법원장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김 대법원장이 사법부 독립과 법치주의의 근간을 훼손하는 헌법위반 행위인 ‘신 사법농단’ 행위에 대해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할 것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