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제재에도 2~3년은 버틸 수 있다?”

WSJ “유류 제재 피해 중국과 러시아 거쳐 ‘석탄 가스화’ 기술 확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국제사회는 미국의 주도 하에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강화했다. 미국은 이른바 ‘최대 압박 캠페인’을 통해 북한으로 하여금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하도록 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이런 제재의 효과와 관련해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대다수의 제재 전문가들은 과거와 비교해 북한의 경제가 큰 타격을 받았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한국은행은 지난해 북한의 경제성장률이 전년 대비 3.5% 감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북한을 방문했던 일부 사람들, 그리고 북한 당국은 제재는 효과가 없으며 “몇 년이든 버틸 수 있다”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제재 전문가들은 제재의 효과는 북한이 올 겨울을 어떻게 나느냐를 통해 확실히 알 수 있다고 설명한다. 안 그래도 전기 공급이 불안정한 나라인 북한에 들어가는 유류가 제재로 인해 크게 줄었으며 이는 일반 주민들은 물론 평양 거주자 일부에게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유엔 안보리는 지난해 12월 채택한 결의 2397호를 통해 북한으로 유입이 가능한 정제유의 상한선을 50만 배럴로 제한했다. 이는 과거 대북 결의가 상한선으로 정한 200만 배럴에서 75% 감소한 수치이며 미국 정부는 이런 조치로 북한의 연간 정제유 유입량의 89%가 끊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북한은 바다 위에서 선박과 선박을 붙여 유류를 밀수하는 이른바 ‘선박간 환적’에 적극 나섰으며 일본 정부 등을 통해 여러 차례 적발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17일 정부와 업계 관계자, 전문가들을 인용해 북한이 유류 반입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석탄을 천연가스로 만드는 이른바 ‘석탄 가스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석탄 보유량은 147억 톤으로 추정되며 이는 탄광 산업으로 유명한 미국의 캔터키주州에 있는 석탄 매장량보다 크다. 북한은 유엔 대북 제재로 인해 석탄 수출 역시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석탄 가스화는 석탄에 산소와 수소를 반응시켜 합성가스를 얻는 기술이다. 이런 기술은 새롭거나 복잡한 기술은 아니다. 아울러 이는 일반 석유를 사용하는 것보다 가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많이 사용되지 않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1960년대에 소련으로부터 독일식 석탄 가스화 기술을 얻었지만 이를 개발해 나가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북한은 러시아와 중국에 대한 유류 관련 의존도가 매우 커졌고 이들 국가가 제재에 동참하자 전기 공급에 큰 차질이 생기게 된 것이다.

북한은 최근 들어 중국을 통해 이런 석탄 가스화 기술 및 시설을 얻게 됐다고 한다. 이런 기술을 지원한 한 중국 회사는 평양 북부의 공업지역에 시간당 4만 입방미터 (4천만 리터)를 생산할 수 있는 석탄 가스화 기기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최근 북한의 연간 석유와 정제유 수입량의 약 10%를 차지하는 규모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인용한 한 전문가는 “이런 상황을 보면 북한이 2~3년은 더 버틸 수 있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런 석탄 가스화 기술이 북한의 비료, 제철, 시멘트 공장 등에서 사용되고 있다는 증언도 소개됐다. 

허베이 카이유 그룹은 지난 6월 북한의 과학 연구소 관계자 7명이 석탄 가스화 기술을 배우러 왔었다고 홈페이지에 소개하기도 했다. 홈페이지에는 “북한 대표단은 석탄 가스화 시설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게 됐다”는 내용도 있다. 이 회사는 월스트리트저널의 논평 요청에 방문은 사실이라면서도 추가로 전할 말은 없다고 했다고 한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여러 중국 기업이 북한과 석탄 가스화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 전기기술회사 역시 지난 2017년 북한에 석탄 액화 기술을 통해 디젤을 생산할 수 있는 기기를 판매했다고 한다.

석탄 가스화 기술은 18세기 후반에 개발됐다. 이후부터 경제가 고립된 국가가 이 기술을 사용한 사례는 많다. 나치 독일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석탄 가스화를 통해 천연가스를 생산, 탱크와 전투기의 유류로 사용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역시 1980년대에 인종차별주의 정책으로 유류 엠바고 상황에 처하자 이런 기술을 사용해 버티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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