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북미사령부가 매년 산타클로스 위치 추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유는?

잘못 걸려온 전화 한 통으로 생긴 전통…한국전쟁에도 참전한 ‘산타 대령’ 이야기

미국의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는 63년째 산타클로스의 위치를 추적해 이를 궁금해하는 전세계 아이들에게 정보를 제공한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내외 역시 24일 NORAD에 전화를 걸어 산타클로스의 위치를 묻는 전통을 이어갔다. 이런 전통은 언제부터 시작했을까?

미국의 워싱턴포스트와 시카고선타임즈 등 언론들은 이런 전통이 시작한 1955년 당시 이야기를 소개했다.

NORAD는 당시 미국본토방공군(CONAD)라는 이름을 갖고 있었다. 당시 이 사령부를 지휘한 해리 쇼프 공군 대령은 모든 일을 매뉴얼대로 따르는 소위 ‘FM’ 성격의 소유자였다. 그는 두 명의 딸이 집에서 3분 이상 전화통화를 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고 통금 시간을 1분이라도 늦으면 자동적으로 외출금지령을 내리는 엄격한 아버지였다. 28년 동안 미 공군에서 전투기 조종사 등으로 활동한 그는 부대를 지휘하는 데 있어서도 엄격한 잣대를 적용했다.

1955년 12월 어느 날 그에게 특별한 일이 발생했다. 콜로라도주에 위치한 그의 사무실에 전화가 한 통이 울렸다. 일반 전화기가 아닌 워싱턴 국방부에 있는 4성 장군과의 직통 전화인 긴급 전화기에서 울린 전화였다. 69세가 된 그의 딸 테리 반 쿠렌 씨는 “당시 이 전화기가 울린 것은 매우 큰 일이었다”며 “냉전이 한창이던 당시에 이 긴급 전화기가 울린 것은 안 좋은 소식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CONAD는 지금의 NORAD와 마찬가지로 적국으로부터 미국과 캐나다 본토 공격을 막는 역할을 하는 중요한 사령부였다.

쇼프 사령관은 수화기를 들고 “쇼프 대령입니다”라고 응답했지만 반대쪽에서는 즉각적인 반응이 없었다. 그러다 “산타클로스인가요”라는 작은 목소리의 질문이 상대 쪽으로부터 나왔다. 쇼프 대령은 혼란스러웠고 결국에는 크게 화가 났다. 그는 “지금 장난치는 거냐”라며 크게 흥분했고 “지금 네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건지 알고 있느냐”고 했다.

전화기 반대쪽에서 우는 소리가 들렸다. 쇼프 대령은 그제서야 한 아이가 산타클로스와 통화를 하고 싶어 전화를 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잠깐 동안 생각에 빠진 그는 산타클로스처럼 “호! 호! 호!”라고 응답했다. 이를 본 그의 대원들은 그의 이런 행동에 깜짝 놀랐다. 쇼프 대령은 “물론 내가 산타클로스란다. 착한 아이로 지내왔니?”라고 말을 이어갔다. 그는 이 아이와 몇 분간의 통화를 한 뒤 그가 받고 싶어하는 선물이 무엇인지도 물었다. 그는 이런 선물이 크리스마스 이브날 도착할 것이라고 말한 뒤 어머니를 바꿔달라고 친절하게 부탁했다.

어머니가 수화기를 전달받자 쇼프 대령은 다시 원래 성격으로 돌아가 지금 전화를 건 곳이 어느 곳인지 등을 진지하게 설명했다. 쇼프 대령의 딸에 따르면 이 어머니는 주눅이 들어버렸다. 그러나 이 아이의 어머니도 억울한 점이 있었다. 이 어머니는 ‘내 개인 전화로 전화를 걸면 낮이건 밤이건 너와 얘기를 나눌게’라는 문구에 큰 산타클로스 그림이 담긴 대형마트 시어스(Sears)의 광고가 실린 오늘자 지역신문을 보라고 했다. 당시 광고에 실린 전화번호와 사령부의 긴급 전화번호는 숫자 하나를 제외하고 똑같았다. 이날 사건 이후에도 비슷한 용건(?)의 전화는 계속 이어졌고 쇼프 대령은 시어스한테 이 번호를 주고 우리는 새로운 번호를 받도록 하라고 부대원에게 지시했다.

며칠 후 쇼프 대령은 가족들을 사령부에 불러 부대원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갖는 전통을 이어갔다. 그가 상황실에 들어가자 북미 지역 작전 상황이 담긴 큰 지도에 8마리의 순록이 썰매를 타고 내려오고 있는 모습을 찾을 수 있었다. 쇼프 사령관은 이게 무엇이냐고 물었고 부대원들은 그냥 조금 재미있게 하려고 했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도 사령관이 화를 내지 않을까 걱정했다.

그러나 쇼프 대령은 부대 홍보 담당관을 오라고 한 뒤 지역 라디오 방송국에 전화를 걸었다. 그런 뒤 “CONAD는 미확인 물체가 이쪽으로 다가오는 것을 포착했다”며 “북극에서 오는 것일 수 있고 특이한 썰매 모양이다”라고 전했다. 이 라디오 방송국은 이 뉴스를 전달하기 시작했고 이렇게 새로운 전통이 생겨났다.

지금도 NORAD는 보유한 위성과 레이더 망 등을 동원(?)해 산타클로스의 위치를 전하는 서비스를 크리스마스마다 제공한다. 12월24일에는 군인과 가족들 등으로 구성된 자원봉사자 1500명 이상이 20시간 동안 전세계 각지로부터 오는 산타를 찾는 전화에 응대한다. 2017년 크리스마스 때에는 12만6000통의 전화를 받았다.

현재 NORAD에서 근무하는 앤드류 헤네시 캐나다 육군 소령은 이 임무가 가장 기분이 좋은 임무라고 했다. 그는 보스턴에서 걸려온 한 어린이의 전화통화가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는 이 아이에게 산타클로스가 “메인州에서 (보스턴이 있는) 남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면서도 “썰매는 네가 잠이 들지 않는 이상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그는 “내가 다음으로 들은 소리는 전화기가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였다”며 “이 아이의 어머니가 전화기를 집어 들고 제가 다시 전화를 드려도 될까요? 제 아이가 이렇게 행동한 적을 본 적이 없어서요”라고 했다고 전했다. 아마 이 아이는 빨리 침대로 달려가 잠에 들려고 한 모양이다.

쇼프 사령관은 퇴임 후에도 12월이 되면 언론들의 전화를 받는 것을 고대했다고 한다. 그는 이런 스토리가 소개된 명함을 만들어 갖고 다니기도 했다. 그는 2009년 91세의 나이로 무덤에 잠들었다. 그의 묘비에는 그가 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묘비의 마지막 줄에는 ‘산타 대령’이라고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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