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색 제복의 교통보안원이 검문소 앞에 서 있다. 2011년 1월 평안남도에서 촬영 김동철(아시아프레스)
12월 초 북한 북부 양강도에 처음으로 교통 신호기가 설치되어, 주민들이 환영하고 있다고 북한 내부 취재협력자가 전해왔다. 신호기가 설치된 곳은 도청 소재지이자 추정 인구 약 20만 명인 혜산시의 혜산역전 교차로로, 빨강·파랑·노랑색 불이 켜졌다.
신호기가 설치되어 주민들이 좋아하는 이유는 교통 혼잡이 완화돼서가 아니다. 교통정리라는 명목으로 교차로에 서 있던 '교통보안원(경찰)'의 모습이 줄었기 때문이다. 취재협력자는 다음과 같이 전한다.
"우리는 교통보안원을 '청벌레', '도로의 깡패'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자동차나 오토바이, 자전거를 멈춰 세우고 트집을 잡아서 금품을 빼앗기 때문입니다."
'청벌레'라고 부르는 이유는, 교통보안원의 제복이 파란색이기 때문이다.
"'청벌레'는 아무런 위반사유가 없는데도 교차로에서 차를 세우고 트집을 잡아서 휘발유를 뺏어가거나, 담배나 현금을 내놓으라고 강요합니다. 보안원 중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버는 것이 교통과에 근무하는 교통보안원입니다. 자신의 주머니에 넣기도 하지만, 경찰조직에서 상납도 요구합니다."
참고로 11월 조사 결과, 북한 경찰의 월급은 북한 돈 3000원 정도(한화 약 380원)에 불과하다. 식량 배급은 본인에게 백미 15킬로그램만 나올 뿐, 가족 분량은 없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주민들로부터 벌금이나 뇌물을 받지 않으면 살 수가 없다.
◆교통량 증대로 사망 사고도 발생
아직 한 군데뿐이지만 혜산시에 신호기가 생긴 이유는, 차량이 늘어나 사고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부근에 있는 구리 광산 때문에 대형 덤프트럭이 다니고, 지난해 도입된 택시도 시내에서 35대가 영업하고 있다. (2018년 3월 조사)
또한 7~8년 전부터 중국산 오토바이가 늘어나서 손님과 짐을 운반하는 사업이 커졌다. 지난해 10월 말에는 자전거에 탄 임산부가 구리 광산을 오가는 덤프트럭에 치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신호기 설치로 '청벌레'는 줄었지만, 오토바이를 길가에 세우고 단속하는 '이동검문소'가 늘고 있다고 한다. (강지원 / 이시마루 지로)
※아시아프레스는 중국제 휴대전화를 북한 국내로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