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정말 국가입니까?

「전향 장기수」 28명 송환에 반대한다(월간조선 11월호)

납북어부와 국군포로,
탈북자를 두 번 죽이지 말라!

崔成龍 납북자가족모임 대표
都希侖 피랍탈북인권연대 사무총장

「전향 장기수」 28명 송환 임박

정부는 최근 非전향 장기수 정순택씨의 유해를 북한으로 송환했다. 북한 공산주의를 위해 志操(지조)를 지킨 左翼(좌익)의 뼈다귀까지 챙겨 가는 북한 당국의 끈질긴 노력에 우리는 놀랄 수밖에 없다.

북한은 『고문과 강압에 못 이겨 어쩔 수 없이 전향한 28명의 일명 전향 장기수도 보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인도주의 원칙하에 조속한 시일 안에 송환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우리는 이같은 얘기를 통일부의 고위 당국자로부터 직접 들을 수 있었다.

북한에 머물고 있는 480여 명의 납북어부와 500여 명의 국군포로, 중국에 머물고 있는 수십만 탈북자의 송환을 위해 일해 온 우리로서는 착잡할 수밖에 없다.

올해 들어 두 차례의 남북 장관급회담과 적십자회담이 개최되었지만, 납북자와 국군포로에 대한 생사확인, 송환문제가 단 한 치의 진전도 이루지 못했다. 더구나 한국으로 40년 혹은 50년 만에 돌아온 납북어부 4명에 대한 특별법 제정은 국가인권委의 정책권고에도 불구하고, 해당 부처 간 핑퐁게임에 넘어가 갈팡질팡 표류하고 있다.

정부의 이같은 자세는 납북자 가족들을 두 번 죽이는 가혹한 처사다.

1993년 3월 이른바 문민정부의 韓完相(한완상) 통일부총리는 북한이 줄기차게 주장해 온 非전향 장기수 이인모 노인을 북한으로 돌려보냈다. 당시 이인모씨 송환은 「이산가족 면회소」 설치와 연계돼 있었다.

문민정부는 盧泰愚(노태우) 정부가 걸어 두었던 이 고리를 단칼에 잘라 버린 것이다. 韓完相 부총리는 이인모씨를 돌려보내면서 『우리의 인도적 조치로 머지않아 남북한 간의 화해와 협력의 큰 물꼬가 터질 것이다』고 장담했다.

그러나 사회주의 붕괴의 위기를 맞은 북한당국은 때마침 송환된 이인모씨를 체제 과시와 내부선전에 활용했다. 이인모 노인을 「민족영웅」의 반열에 올려 놓은 북한 당국은 어떤 「인도적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세월이 흘러 2000년 9월2일 金大中 정부는 非전향 장기수 63명 전원을 북한으로 돌려보냈다. 金正日이 6·15 남북 頂上 회담에 응해 준 데 대한 선물이었다.

金大中 대통령은 비전향 장기수 송환 다음 날 한국전쟁 이후 납북자 486명의 명단을 최초로 발표하면서, 『내 임기 중에 반드시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국민 앞에 약속했다.

非전향 장기수 63명을 실은 버스가 임진각을 통과해 북한으로 올라갈 때 을씨년스런 비가 하염없이 내렸다.


납치범 신광수도 北送시킨 金大中 정부

63명의 非전향 장기수는 대부분 대한민국을 파괴하려는 목적으로 남파됐거나, 테러에 깊숙이 개입됐던 간첩들이었다. 일본 정부는 일본에서 납치 테러활동을 벌였던 간첩 신광수의 송환을 강력하게 반대했지만, 金大中 정부는 이마저 거부했다.

非전향 장기수 63명은 남한 민간단체들과 가족들의 열렬한 환영 속에, 금의환향하는 개선장군처럼 北으로 갔다. 전투경찰의 포위망 속에 갇힌 채 우리 납북자 가족들은 이렇게 외쳤다.

『그들이 비록 대한민국을 파괴·전복하기 위해 남파된 간첩이나 빨치산들이긴 하지만, 우리는 오랜 기간 가족들과 떨어져 살아왔던 그들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 그러니 당신들이 돌아가면 우리 가족도 돌려 달라』

눈물로 호소하던 납북자 가족들의 참담했던 마음을 우리는 지금도 가슴속에 안고 있다.

그날 그들 63명은 돌아갔다. 간첩 신광수의 그 당당한 발걸음을 우리는 봤다. 우리 납북자 가족들이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그들은 당당하게 판문점을 넘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金大中 정부는 이후 어떤 조치를 취했는가? 온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납북자 486명의 명단을 발표하던 그때의 약속은 어디로 갔는가?

그로부터 수년이 지난 지금 납북된 한국인들이, 국군포로들이 단 한 명이라도 북한 정부의 자발적 조치로, 혹은 남한 정부의 적극적인 구명노력에 의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온 적이 있는가?


盧武鉉 정권 누구를 위한 정권인가?

한 가족의 家長이 수십 년의 세월 동안 생사조차 확인하지 못하는 현실이 상식적으로 납득될 수 있는 일이란 말인가? 한국에서 수십 년의 세월 속에 수많은 정권의 부침이 있었건만, 정부의 노력으로 단 한건의 납치 피해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이제 조금 있으면 대한민국 국민을 대상으로 살상의 파괴활동을 일삼았던 공산세력(非전향 장기수와 전향 장기수)들이 모두 金正日 테러 정권의 품으로 돌아가게 된다.

非전향 장기수 63명을 모두 돌려보내고 납북자·국군포로·탈북자 문제에는 입 한번 뻥끗하지 못한 金大中 정권에 뒤이어, 「전향 장기수」 송환을 추진하고 있는 盧武鉉 정권은 대체 누구를 위한 정권인가?

얼마 전 우리 국민들은 병들고 허약해질대로 허약해진 한 老兵(노병)의 초췌한 모습을 TV와 언론을 통해 접했다.

어릴 적 생선 좌판을 하는 어머니 밑에서 자란 그분은 6·25 전쟁 당시 대한민국 장교로서 참전하여, 다리에 관통상을 입고 적군의 포로가 됐다. 악명 높은 아오지 탄광에서 죽도록 강제노역에 시달리다가 50여 년의 세월 만에 꿈에도 그리던 고향으로 돌아온 전쟁영웅 국군포로 장선생 대위다.

그분은 「조국에 대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달라」고 하자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대한민국 장교로서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 장교로서 소임을 다하지 못하고 적군에 생포되어 죽지 않고 살아돌아온 것이 부끄러울 뿐이다』

이들에게 조국은 무엇인가?

함경북도 골짜기 탄광 안에서 살을 에는 추위와 배고픔, 그리고 날마다 일어나는 붕괴사고로 수많은 동료들의 죽음을 지켜보며 죽지 못해 살아야 했던 그들에게 있어 조국 대한민국은 어떤 존재였는가?

조국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다가 전쟁포로가 되어 반세기의 세월을 고통 속에 살아온 국군포로 500여 명을 외면하고 방치하는 나라는 국가라고 할 수 없다.

바다에서 생업에 종사하다가 북한으로 납치되어, 가족과의 생이별을 강요당하고 있는 480여 명의 납북어부와 그 가족의 고통을 외면하는 정부의 對北협상은 위선일 수밖에 없다.

우리는 이런 이유에서 현재 추진되고 있는 「전향 장기수」 추가 송환에 결사 반대한다. 납북어부 국군포로 문제에 대한 북한의 성의 있는 조치가 없는 한, 전향 장기수 송환은 있을 수 없다.

북한이 대답해야 할 차례다. 우리 국민들에게, 그리고 납북자·국군포로 가족들에게 인도주의에 입각한 행동을 보여 주어야 한다.


金正日 비위 맞추기에 급급한 정부

盧武鉉 정부가 또 한 가지 분명히 할 사안이 있다. 탈북자와 북한인권 문제다.

며칠 전 중국 정부는 옌타이 한국국제학교에 진입했던 탈북자 7명을 강제北送(북송)했다. 한국 정부는 天津(천진)국제학교에 진입했던 9명의 탈북 난민들을 쫓아 버렸다.

이 두 가지 사건에는 공통된 「연결고리」가 있다. 그 연결고리란 「탈북자 문제를 인도주의와 인권적 측면에서 다루지 않는다. 金正日 정권의 비위를 거슬리지 않겠다」는 남한 정부의 비겁함이다.

한국 정부는 포괄적 차원의 自國民(자국민)보호원칙을 저버리고 있다. 헌법상 우리 국민인 탈북자를 사실상 방기하면서, 중국 정부와 무슨 협상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는가?

한국 정부는 죽어 가는 환자가 치료비가 없다고 치료를 거부하는 파렴치한 돌팔이 의사와 무엇이 다른가?

우리는 이 자리를 빌려 대한민국 정부에게 한 가지 묻고 싶다. 1994년 북한 내부의 식량난으로 「고난의 행군」이 시작된 이래, 수백만 명의 북한주민들이 굶주림으로 사망하고, 수십만의 주민들이 생명과 자유를 찾아 死線(사선)을 넘어 중국과 몽골, 東南亞로 내달음치고 있다.

이런 사태가 일어난 지 10년이 넘어간 지금 現 정부가 탈북자에 대해 어떤 원칙과 정책을 갖고 있는가?.

정부가 말하는 원칙이란, 2002년 駐中스페인대사관 진입사건 이후 「在外공관으로 진입이 성공한 탈북자는 모두 한국으로 데려온다」는 정도다. 그것도 국제사회의 따가운 시선, 국제 NGO의 압력에 못 이겨 최소한의 수준으로 하고 있다.

정부의 많은 당국자들이 『북한을 경제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북한의 자생력을 키워 심각한 식량난·경제위기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북한內의 인권상황도 개선될 것이다』고 주장한다. 그들 스스로 그렇게 믿는 것으로 보인다.

1994년 「고난의 행군」 이후 10년의 세월 동안 북한이 자생력을 키우기는커녕 경제는 더욱 나락으로 떨어졌다. 북한인권 상황은 유엔에서조차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고 판단, 對北인권결의안을 채택케 하기에 이르렀다.

그동안 한국 대통령들이 끊임없이 진행한 對北지원의 결과가 고작 이것이었단 말인가.


對北지원이 어떤 변화를 일으켰나?

오늘의 북한은 어떠한가? 국경을 넘어 자유를 찾아나서는 탈북자들이 줄을 이어 계속되고 있다. 金正日은 경제회생보다는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살상무기의 개발에 혈안이 되고 있다.

그런데도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 대한민국은 지금 방향감각을 상실한 채, 어디로 가야 할지, 북한을 어떻게 변화시켜야할지 아무런 생각 없이 표류하고 있다. 그 뿌리는 金大中·盧武鉉 정부가 불러온 이념의 혼돈이다.

생업에 종사하다가 북한 정권의 총부리 앞에 강제 납치 당한 납북자들, 조국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운 국군포로, 식량난과 권력의 폭압을 피해 조국을 등진 탈북자들이 어둠의 거리를 헤매고 있다. 누가 이들을 외면하고, 死地(사지)로 내몰고 있는가?

金正日의 눈치를 보느라 自國民 보호라는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마저 저버린 대한민국 정부가 바로 그 책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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