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베네수엘라 사태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드디어 좋아하지 않는 독재자를 만나게 됐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와 중국, 북한,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필리핀 등의 독재자들과 친구가 됐지만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에게는 레드라인을 설정하며 정권 이양을 촉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메리카 퍼스트, 즉 미국 우선주의를 슬로건으로 걸고 국제사회 문제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정책을 펼쳐왔다. 그러나 이번 베네수엘라의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경우에는 베네수엘라의 정권 교체를 지지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는 것이다.
베네수엘라 군부는 마두로 대통령을 계속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를 통해 베네수엘라에 폭력 사태가 발생하게 될 가능성도 존재하고 있다. 마두로가 미국 외교관들을 26일까지 본국으로 귀국하라고 명령한 가운데 또 다른 사태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 옵션을 포함한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마두로 정권이 미국의 압박에도 끄떡하지 않고 권력을 유지하게 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신뢰도에 큰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을 인용해 주장했다.
마르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은 현재 마두로 정권에 더욱 강경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루비오 의원은 다른 쿠바계 미국인 정치인들과 마찬가지로 베네수엘라의 마두로와 카스트로 시대의 쿠바와의 공통점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에 큰 우려를 갖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지 몇 주 안됐을 당시 루비오는 베네수엘라 야당 지도자인 레오폴도 로페즈의 부인인 릴리안 틴토리와 함께 백악관을 찾아 대통령을 만났다. 로페즈는 현재 마두로 정권에 의해 가택연금에 처해진 상태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틴토리씨와의 만남에 큰 감동을 받았고 그때부터 참모들에게 베네수엘라에 대한 최신 소식을 계속 물어봤다고 한다. 루비오 의원은 백악관에 주민들을 탄압하고 부패한 베네수엘라 당국자 명단을 백악관에 건네주기도 했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이들을 제재 명단에 올린 바 있다.
루비오 의원은 22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후안 구이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이 대통령 취임 선서를 하게 되면 그를 정당한 지도자로 인정해달라는 부탁도 했다. 다음날 구이도 의장이 취임 선서를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지도자로 인정한다고 발표했다.
루비오 의원은 24일 TV 인터뷰 등을 통해 마두로가 미국인 외교관 추방과 관련해 무력을 사용한다면 보복을 당하게 될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 대변인 같이 말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MS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인 외교관들에게) 위협을 가하는 사람들은 중대한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라며 “이런 점을 분명히 알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는 실체 없는 협박이 아니다”라며 “이보다 더 말할 수는 없지만 대가는 매우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아담 쉬프 민주당 하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구이도 의장을 지도자로 인정한 점은 적절한 조치였다면서도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정책이 다른 국가나 독재자들에 대한 정책과 일관적이지 않다며 강경하게 비판하고 있다. 그는 “미국은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민주주의와 인권이 전세계에 공통적으로 적용돼야 한다는 점을 지지해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이후 첫 해외 순방지로 선택한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했을 당시 다른 국가들이 자국민을 어떻게 대하는지에 대해 판단을 내리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이곳에 강의를 하러 온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무엇을 해야 하며 어떤 것을 믿어야 하는지에 대해 말하러 온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시리아에 배치된 미군 철수 계획을 발표하며 미국이 시리아에 주둔한 이유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IS와 싸우기 위해서일 뿐이라고 말했다.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자국민들과 거의 전쟁을 하고 이에 따른 사상자가 수십만에 달하는 사실을 무시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