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서 대규모 마두로 정권 퇴진 시위 열려

공군 장성 처음으로 과이도 임시대통령 지지 의사 밝히기도

베네수엘라 국민 수만명이 2일 수도 카라카스를 비롯한 도시들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베네수엘라의 야당은 오랫동안 분열돼 제대로 결집하지 못했다. 그러나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1월 23일 임시 대통령에 취임하며 이제야 비로소 단합이 이뤄지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많은 서방 세계의 민주주의 국가들은 과이도를 베네수엘라의 공식적 지도자로 인정했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의 핵심 자금줄인 석유 수출 부문에 제재를 가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과이도 임시 대통령은 이날 집회에서 미국으로부터 받게 되는 자금을 인도주의적 목적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두로는 베네수엘라의 경제 붕괴에 따른 빈곤과 전염병 창궐 등은 모두 거짓이며 외세의 모략이라고 주장해온 바 있다.

과이도는 “마두로 정권은 더 이상 베네수엘라 국민으로부터 돈을 훔쳐가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스페인과 프랑스, 독일을 비롯한 다른 유럽연합 국가들이 자신을 임시 대통령으로 공식 인정하는 등 지지를 보내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가 베네수엘라 볼리바르 공화국의 대통령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집회가 열린 2일은 ‘차베스主義(차비즘)’에 있어 역사적인 날이다. 20년 전 마두로의 전임자인 우고 차베스는 대통령에 취임하며 과거의 경제 및 정치 체계를 뒤집고 베네수엘라를 사회주의 국가로 바꿔버렸다. 마두로는 이날 연설을 통해 자신이 베네수엘라의 지도자라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내가 합법적인 대통령이며 실제로 근무를 하고 있는 대통령”이라며 “쿠데타는 실패했고 이들은 그런 사실을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야당이 정권 교체를 이뤄낼지 여부는 군부가 마두로에게서 등을 돌릴지에 달려 있다. 이런 가운데 2일 오전 프란치스코 야네즈 공군 장군이 베네수엘라 군부에서 처음으로 과이도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혔다. 그는 현재 마두로 정권을 독재정권으로 규정하고 베네수엘라 국민 대다수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駐美 베네수엘라 대사관의 무관이 마두로 정권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경우도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군사전문가들은 베네수엘라의 핵심 부대를 지휘하는 사령관급이 반대에 나서지 않는 이상 마두로에게 실질적인 위협을 가할 수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이날 카라카스 지역에서는 마두로를 지지하는 집회도 열렸다. 버스가 동원돼 지지자들과 공무원들로 구성된 시위대를 실어 날랐다. 이들은 차베스의 육성 녹음 파일을 크게 틀고 국가(國歌)를 부르며 집회를 이어갔다. 마두로 측은 이날 지지자들에게 마두로를 계속 지원한다면 옥수수 가루와 식용유, 파스타 등을 계속 배급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마두로 지지 집회에 참석한 18세의 페드로 타피아씨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에 “나는 국가에 진 빚이 많기 때문에 계속해 그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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