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문재인 정부의 ‘환경부 블랙리스트’에 대해 “내첵 남블(내가 하면 체크리스트, 남이 하면 블랙리스트)”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DNA가 다르긴 다른 것 같다. 권위주의 정부의 끝판왕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의 ‘내첵 남블’ 발언은, 검찰이 ‘환경부 블랙리스트 문건들을 청와대 인사수석실에 보고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데 대해 청와대가 “통상 업무 일환인 체크리스트”라고 말한 데서 비롯됐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청와대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블랙리스트를 블랙리스트라고 이름 붙여 만드는 경우가 있나. 체크리스트라고 하든 인사 파일이라고 하든 (본질은 블랙리스트) 국민을 바보로 알아도 유분수가 있다”라며 청와대가 검찰에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환경부 블랙리스트’를 수사하고 있는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주진우)는 20일, 환경공단 이사장 추천위원회 관계자로부터 “엄격한 공모와 심사 과정을 거쳐 이사장 후보자를 추천했는데, 환경부가 ‘청와대 결정이라며 재공모하라’고 지시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에 따르면 환경공단은 2018년 6월 신임 이사장 선발 공고를 냈고, 추천위는 10여 차례 회의를 거쳐 17명의 공모자 중 5명을 같은 해 7월 김은경 당시 환경부 장관에게 추천했다. 하지만 환경부는 최고점을 받은 1등 후보자를 포함해 5명을 모두 탈락시켰다. 추천위원들은 검찰 조사에서 “재공모 결정은 청와대 의중이라고 생각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같은 해 10월 앞서 추천됐던 5명을 제외한 3명이 다시 추천됐고, 김 장관의 제청을 거쳐 노무현 정부 당시 대통령시민사회비서관을 지낸 장준영 현 이사장이 문재인 대통령에 의해 임명됐다. 검찰은 청와대의 환경부 인사 개입이 ‘낙하산 인사’를 배제하기 위한 추천위의 역할을 부당하게 제한한 ‘직권남용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청와대는 2018년 12월 김태우 전 수사관이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처음 폭로했을 때 “아는 바 없다. 문재인 정부 유전자에는 민간인 사찰 유전자(DNA)가 없다”고 했었다. 그러다 검찰 수사에서 환경부가 사퇴를 거부하는 산하단체 임원들에 대한 ‘무기한 감사’와 고발 조치를 계획했고 이를 장관에게 보고했다는 증거가 나오자 “수사를 지켜보자”고 입장을 바꿨다.
청와대 개입 정황이 나온 20일에는 “과거 정부 블랙리스트와 규모나 작동 방식이 다른데 딱지를 붙인다. 환경부 감사는 적법한 감독권 행사이자 체크리스트”라고 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만들어진 ‘블랙리스트’는 정권에 비판적인 문화·예술계 명단으로, 이들에 대한 정부 지원이 제한됐었다. 문재인 정부의 ‘블랙리스트’는 前 정권이 임명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사퇴를 종용하며 표적 감사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환경부뿐 아니라 산자부, 국가보훈처, 법무부 등 다른 부처 산하기관들에서도 ‘사퇴 종용’ 등이 있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어 피해 규모와 불법행위가 늘어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