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黨이 그때까지 있겠어?"

[양상훈칼럼] '이 黨이 그때까지 있겠어?'

열린우리당은 결국 갈라질 것 같다. 열린우리당은 지금 밖에 비치는 외형상의 내분(內紛) 양상보다 더 근본적인 분열 요소를 안고 있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모이는 술자리, 밥자리에서 내년 지방선거나 대통령선거 얘기가 나오면 “그때까지 이 당이 있겠어?”라는 말이 예사로 이어진다. 당내 분열 요소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정동영계, 김근태계, 그리고 친노(親盧)파다.

친노파의 핵심 중 한 사람인 유시민 의원은 많은 열린우리당 의원들로부터 증오에 가까운 미움을 받고 있다. 이를 갈고 있는 사람들도 적잖이 보았다. 특히 정동영계와 유 의원은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 작년 총선 공천을 둘러싸고 시작된 양측의 감정은 그동안 각종 당내 문제로 악화돼 오다 지난 4월 전당대회에서 유 의원이 “정동영계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고 공개 비난하는 상황으로까지 갔다.

정동영계와 김근태계도 한 지붕 아래서 같이 갈 수 있을지 점점 더 회의적으로 되고 있다. 양측의 구성원들은 경력과 생각이 너무나 다르다. 그 차이는 거의 극단적이다. 당내 정통관료 출신 중 김근태 장관을 지지하는 사람은 거의 없고, 김근태계의 정통 재야파는 정동영 장관이나 그와 가까운 사람들을 마음속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공공연히 얘기한다. 김근태계의 어느 사람은 정 장관을 이름으로 부르지도 않는다. 양쪽의 차이는 한나라당 내 박근혜·이명박·손학규의 차이보다 그 정도가 훨씬 크고 심각하다.

이렇게 이질적인 사람들을 같은 당에 묶어 놓았던 것은 ‘대통령’이라는 끈이었다. 처음부터 희미했던 그 끈은 이제 끊어지려 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이름을 그냥 부르는 의원들이 늘고 있고, “도대체 당은 안중에도 없다”고 분통을 터뜨리는 사람도 한둘이 아니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을 느슨하게나마 묶고 있던 대통령이란 끈은 내년 2월 전당대회, 그 다음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끊어질 가능성이 높다. 전당대회에서 정동영계든, 김근태계든 당권을 잡게 되면 최우선으로 민주당과의 재통합에 나설 수밖에 없다. 호남표가 갈라진 상태에선 어떤 선거든 승산이 없다는 것은 이미 수차례 입증됐다. 특히 지방선거에서 패할 경우 그 절박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노 대통령에게 원한을 갖고 있는 민주당과의 통합 작업에서 노 대통령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열린우리당의 분열은 이때 한 번의 고비를 맞을 것이다.

노 대통령은 눈앞에서 자신을 식물대통령으로 만드는데 가만있을 사람이 아니다. 유시민 의원을 중심으로 하는 친노파가 들고일어날 경우 1차 분열이 된다. 유 의원은 이미 “우리보고 당을 나가라는 것 같다”는 말을 하고 있다. 실제 유 의원이 나갔으면 하는 의원들이 매우 많다. 유 의원이 이런 상황을 친노세력 내 자신의 위치를 공고히 하는 데 활용하면 분열은 쉽게 일어난다. 노 대통령은 지금은 탈당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하지만, 앞으로 몇 달 뒤에 어떻게 될지는 노 대통령 자신도 모를 것이다.

이어서 대통령선거를 둘러싸고 정동영계와 김근태계가 분열하면 그야말로 분당(分黨)이 된다. 이렇게까지 갈지는 불확실하다. 그러나 지금까지 살아온 길과 앞으로 살아갈 길이 너무도 다른 양측의 싸움은 그야말로 모든 것을 던지는 대충돌이 될 것이며, 이런 싸움이 결국 서로 갈라서는 것으로 끝나는 것은 우리 정치사에서 흔히 있었던 일이다.

이런 사태가 열린우리당 세력의 지리멸렬과 대선 패배로 이어지게 될까. 그렇게 되지 않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열린우리당의 분열은 대선을 앞둔 정치 드라마의 서막(序幕)일 수 있다. 대선 국면에서 반(反)한나라당 전선에 동참할 수 있는 정치 세력은 열린우리당 각파들, 고건 전 총리, 민주당, 국민중심당이 있다. 이들은 몇 년 전만 해도 모두 한 지붕 아래에 있었다. 당분간 쪼개지더라도 2년 뒤 이들이 다시 모이면 큰 바람이 불어닥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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