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미-북 회담 결렬의 핵심은 핵시설 은폐”

“트럼프는 북한의 ‘살라미 전술’을 역으로 사용했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베트남에서 열린 미-북 회담 결렬의 결정적 원인은 ‘핵 은폐 의혹’에 있다고 분석했다.

태 전 공사는 1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핵물질 불일치에서 비롯된 1차 핵위기(1990년대), 핵물질 수입을 비롯한 핵 은폐 의혹에 따른 2차 핵위기(2000년대) 때와 비슷한 상황이 전개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번 핵의혹에는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핵심 역할을 맡았다며 이번 회담이 결렬된 데에도 볼튼 보좌관의 역할이 컸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볼튼이 이번에 트럼프를 시켜서 회담에 들어가면서 이 문제(핵은폐)를 김정은에게 던졌다”며 “김정은이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과학적인 자료를 들이대니 김정은은 매우 놀랐고 이를 인정도 부정도 할 수 없는 어정쩡한 상황이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북한은 공식언론을 통해서 미국의 대화 반대론자들이 대화를 깨기 위해 이런 핵시설 은폐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는 낭설이다고 했지만 트럼프 입으로 이 문제가 제기되자 김정은이 어정쩡한 표정을 짓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직접 제기했는데 정상이라면 김정은이 아니 ‘대통령 각하 그런 것은 없습니다’하면서 진정성을 보여야 하는데 어정쩡한 입장을 취한 것”이라며 “(트럼프는) 볼튼이 그래서 맞았구나 했을 것이고 리용호의 인터뷰를 보고 미국 CIA 측은 만세를 불렀을 것”이라고도 했다.

태 전 공사는 이번 회담 소식이 진행되는 동안 보도된 내용 중 리용호가 김정은의 질문을 대신 답한 내용 역시 특이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 시스템 구조에서 북한 최도영도자 김정은에게 질문이 들어왔고 김정은 표정이 대단히 굳어졌다”며 “이 때 밑에 사람은 정상적인 환경에서는 절대 밑에 사람이 치고 들어오면 안 된다”고 했다. 그는 “그런데 리용호가 치고 들어와서 기자들을 내보내야 할 것 같다고 하는 것을 보면 지금 리용호가 김정은 옆에서 상당히 불안한 것”이라며 “김정은이 어떤 답변을 할 지 모르니까, 김정은을 뒤에서 상당히 콘트롤을 했다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태 전 공사는 인터뷰 과정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과거 북한의 협상 방식을 사용해 역공을 했다고도 말했다. 그는 “원래 톱다운 방식은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을 시작하며 내놓은 방식”이라며 “싱가포르에서는 이것이 성공했지만 하노이 회담에서는 트럼프가 김정은의 톱다운 방식을 저작권도 지불하지 않고 무단으로 이용했다”고 했다.

태 전 공사는 “미국 내 상황을 보면 정보수장들이 나오면서 북한은 합의 이후에도 핵물질 생산도 했고 추가 생산한다는 의혹을 국회에서 제기하고 정보수장들도 제기하고 있다”며 “트럼프가 이런 상황에서 스몰딜이든 빅딜이든 합의를 하든 트럼프가 환영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이 시점에서 자기가 모든 문제를 정확히 끌고 가겠다는 새로운 이미지 살라미를 던지며 자신의 의지가 관철되면 더 좋고 만약에 관철되지 않았으면 회담장을 박차고 나오는 것이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봤다고 했다. 이어 “그래서 트럼프가 대단히 언론 효과를 봤다. 이 회담이 결렬되고 나서 미국은 그동안 코엔의 입을 집중 조명했는데 트럼프의 입을 이제는 집중 조명하는 혜택을 보았다 볼 수 있다”고 했다.

태영호 전 공사는 북한 관영매체들이 미-북 회담 결렬 소식 등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있는 이유에 대한 분석도 내놨다. 그는 “(북한에서) 수령은 늘 백전백승하는 강철의 영장”이라며 “오류를 범할 수 없고, 수령이 관여한 일은 백프로 백전백승이다, 이게 북한이 돌아가는 시스템의 원천”이라고 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북한 언론은 절대로 결렬됐다 실패했다 말할 수 없다”며 “사실여부를 제쳐 놓고 김정은이 반미 핵 대결전을 승리로 이끌고 가신다는 이런 데서 계속 언론에서 내보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북한은 아무일 없이 성공한 것처럼 보도하지만 많이 알고 있기 때문에 김정은도 아마 많이 화가 나고 있을 것”이라며  “베트남에서도 화난 심정을 꾹 누르고 태연한 모습을 자꾸 보여주려 하지만, 거기 나온 북한 간부들, 일정 수행하는 김정은, 김여정 다 보면 상당히 긴장돼 있고 어두운 표정을 읽을 수 있다”고 했다.

  • 트위터
  • 페이스북
  • ↑위로
Copyright ⓒ 조갑제닷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달기 댓글쓰기 주의사항

댓글달기는 로그인후 사용하실 수 있으며, 내용은 100자 이내로 적어주십시오. 광고, 욕설, 비속어, 인신공격과 해당 글과 관련 없는 글은 사전통보없이 삭제됩니다.

PC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