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이 737 맥스 8 기종을 만들고 미 연방항공청(FAA)으로부터 운항 승인을 받는 과정에서 들어가는 시간을 앞당기려 했고 이 과정에서 일종의 유착 관계가 있었는지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다. 비행기 제작부터 운항 승인 과정을 앞당기기 위해 안전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기술들에 대한 검증 절차를 건너뛴 것 아니냐는 주장에 따른 것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보잉이 왜 맥스 기종의 출시를 서두르려고 했는지에 대한 심층 분석 기사를 게재했다.
이 기사에 따르면 보잉은 지난 2011년 봄, 예상하지 못했던 난관에 부딪혔다고 한다. 지난 10년 넘게 보잉의 제품만을 구매해왔던 아메리칸 항공이 보잉이 아닌 에어버스로부터 새로운 기종 수백 대를 구입할 계획이 알려졌던 것이다. 이에 따라 보잉은 10년 정도 소요되는 새로운 비행기를 만드는 대신 원래 있던 737 기종을 보완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통해 시간을 앞당기려고 한 것이다.
뉴욕타임스 취재에 따르면 비행기 엔지니어들은 설계도 등을 평소 수준보다 두 배 빠르게 만들어 제출해야 하는 압박을 받았다. 시간과 예산에 쫓기는 바람에 일하는 직원이 부족해지면 다른 부서에서 차출해왔다고 한다. 한 엔지니어는 “시간표는 매우 짧았다”며 “빨리, 빨리, 빨리(go, go, go)’와 같은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전현직 보잉 관계자들은 비행기 안전성에 대해 자신이 있었고 이 프로젝트를 제대로 완수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에어버스는 사실 오랫동안 보잉의 적수가 되지 못해왔다. 그러다 에어버스는 전세계에 있는 저가항공사에 대한 마케팅 전략을 강화하면서 급격하게 성장하게 됐다. 실제로 지난 2008년의 경우 에어버스는 483대의 비행기를 항공사들에 인도했으며 보잉은 375대밖에 하지 못했다. 즉, 에어버스의 급부상으로 인해 보잉은 이에 대항하기 위한 맥스 기종 개발을 서두르게 됐다는 것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도 운항 승인 과정을 최소화하기 위해 보잉과 로비스트들이 앞장섰다고 보도했다. 보잉은 수백만 달러를 사용해 미 의회와 FAA에 대한 로비를 실시해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문제를 제기하고 있고 미 연방정부의 관리 감독을 다시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 FAA는 지난 2005년 일부 규정을 수정, 비행기를 만든 회사에서 일부 안전 관련 검증 과정에 참여하도록 했다. 예를 들어 보잉 직원이 FAA의 운항 적법성 검증 절차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이 같은 조치는 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최대한 받아 검증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해서였다. 해외에 있는 라이벌 회사와 경쟁하는 과정에서 검증 및 규제 절차가 너무 복잡한 것으로 인한 시간 지연을 최소화하려는 결정이었다는 것이다.
보잉의 로비 역량은 상당한 수준이라고 한다. 로비단체와 선거자금 분석 기관인 ‘책임정치센터’에 따르면 보잉의 2018년도 연간 로비자금은 1510만 달러였다. 이는 회사들 중 네 번째로 큰 규모라고 한다. 보잉은 미 연방정부뿐만 아니라 의회에도 로비를 해 군수물자 사업이나 다른 국책사업을 따내는데 많은 노력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