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朴槿) 전 유엔 대사가 오늘 25일 별세했다. 향년 93세.
빈소는 서울 한양대학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어 내일(3월26일)부터 3일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며, 발인은 28일 오전 9시이다.
o빈소: 한양대병원 장례식장 2층 11호실
서울시 성동구 왕십리로 222-1 02-2290-9442~3
o발인: 3월28일(목) 오전 9시
移動에는 풍부함이 있다
趙甲濟
터키 사람들이 즐겨 인용하는 말이 있다.
‘harekette bereket var.’
‘하레케테 베레케트 발’은 ‘移動(이동)에는 풍부함이 있다’는 뜻이다. 유목민족인 투르크 족이 세운 오스만 터키의 후손들답게 ‘이동’의 생산성을 요약한 말이다. ‘이동’의 또 다른 의미는 ‘자유’이다. 인간의 자유는 이동을 통하여 표현된다. 공간적 이동뿐 아니라 계층 이동, 의식 구조의 변화, 직업 선택의 자유 등 정신적 이동도 포함된다. 개혁의 본질도 좀 더 나은 수준으로 옮겨가려는 노력이므로 이동의 일종이다.
대한민국이 조선조나 북한보다 잘 사는 이유는 더 자유롭고 더 많이 이동한 덕분이다. 미국, 영국, 네덜란드, 스페인, 포르투갈이 세계를 이끈 힘도 이동에서 나왔다. 물론 ‘이동’의 또 다른 의미는 무역, 식민지 개척, 정복이다.
수년 전, 유엔대사 출신 朴槿(박근) 선생이 <자유 민주 보수의 길>(기파랑, 1만3500원)이란 책을 냈다. 지난 달 애국활동가 모임에서 朴 대사는 “나라가 걱정이 되어서 이 나이에도 글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진주사범, 서울대 철학과 출신인 老외교관은 자신의 책을 설명하면서 “요사이 중국에 대한 과대평가가 한국 지식인 사회에서 유행하고 있는데 이는 잘못 되었다”고 했다. 그는 과학 기술력의 한계와 자유의 제약이 중국의 결정적인 약점이라면서 절대로 세계 지도국이 될 수 없다고 강조하였다. 朴 대사의 책 뒷면엔 이런 문장이 있다.
<구름같이 희미해지면서 사라져가는 각종 집단 위에 밤하늘의 별과 같이 반짝이는 것이 있다. 바로 인류 역사의 주인공인 자유로운 개인이다.>
朴 대사는 名言(명언)을 남겼다.
“세계 역사를 훑어보면 당대의 패권국가는 가장 자유로운 나라였습니다. 아테네, 영국, 미국을 보세요.”
아테네, 로마, 唐, 사라센, 몽골, 스페인, 네덜란드, 무굴(인도), 프랑스, 영국, 미국의 역대 최강국은 각각 當代(당대)의 가장 자유로운 나라였다. 한반도에서도 두 번의 전성기를 연 통일신라와 대한민국은 當代의 가장 자유로운 나라였다. 몽골도 전쟁은 잔혹하게 하지만 통치는 너그럽게 하였다. 부패한 나라와 깨끗한 나라가 싸우면 前者(전자)가 이기고, 자유로운 나라와 부자유한 나라가 싸우면 자유로운 나라가 이기는 경우가 많다. 미국이 소련에, 영국이 독일에, 신라가 고구려에 이겼다.
국가에서 자유는 몇 가지 행태로 표현된다. 자유의 속성인 개방, 경쟁, 관용, 기동성이다. 개방하고 경쟁하면 외국과 교류하면서 돈을 벌게 된다. 돈이 있어야 强軍(강군)을 유지할 수 있고, 강군이 있어야 자유와 독립을 지킨다. 富國强兵하는 나라는 과학기술과 행정력이 발달하고 국민들도 실질 강건해진다.
세계사는 말을 잘 타는 민족(몽골, 투르크 등)과 배를 잘 모는 민족(바이킹, 네덜란드, 영국 등)이 정복전쟁이나 무역을 통하여 패권을 이어갔다. 속도를 장악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 그 속도는 말, 배, 소총, 전투기, 미사일, 인터넷으로 표현 방법이 변해갔지만 본질은 같다. 속도는 시간과 공간을 장악하게 하는 媒質(매질)이다. 속도는 자유가 없으면 달성할 수가 없다.
역사의 주인공이 된 ‘자유로운 개인’은 다 존엄한 존재이다. 北에는 존엄한 존재가 한 사람이지만 남한엔 5000만 명이 있다. 50,000,000 vs 1의 대결구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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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槿 전 유엔대사의 자위적 핵무장 불가피論
“소름 끼치는 사건에 대한민국이 소름끼치는 결심을 해야 할 때가 왔다.”
<1927년 경남 고성 출생. 서울大 문리대 철학과 졸업, 美 펜실베이니아大 대학원 정치학 박사. 미국 공사, 벨기에·EC·룩셈부르크 대사 겸임, 제12대 외교안보연구원 원장, GATT이사회 의장, 제11대 駐 유엔 대사 역임. 現 한미우호협회 제5대 회장, 한양大 행정대학원 객원교수>
박근 전 유엔 대사는 외교관 중에선 가장 먼저 자위적 핵무장론을 주장해온 분이다. 그는 북한이 첫 번째 핵실험을 하였던 2006년 金成昱 기자와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하였다.
―우리가 核을 개발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북한의 核독점을 절대 허용할 수 없는 나라가 대한민국입니다. 북한의 核을 제거하든지, 그것이 불가능하면 대한민국도 核무기 보유국이 되는 수밖에 없습니다.”
―지속적인 지원을 해서 북한의 개혁·개방을 이끌어 내면, 북한이 결국 核을 포기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는데요.
“북한의 核개발은 북한 체제를 지키고 남한을 赤化(적화)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돈과 쌀을 아무리 퍼줘도 결코 核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한반도에서 북한이 核을 獨占(독점)함으로써 얻어지는 가치는 무한대입니다. 그러나 한국도 核을 가지면 그 가치는 零(영)이 되죠. 여기에 核무기를 포기하면 그 代價로 돈과 쌀을 가질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면, 그때는 北도 核을 버리는 것이 더 경제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북한의 核무기는 미국의 核우산으로 충분히 대응이 가능하지 않을까요.
“북한은 워싱턴·뉴욕·LA를 核공격하겠다고 공갈을 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도발을 일으킬 때 미국이 核무기를 사용할 수 있겠어요? 서울이나 東京이 불바다가 되는 걸 각오할 수 있겠습니까? 미국의 核우산은 북한이 核을 가지기 전까지 기능한 것이었습니다. 북한이 核을 가진 이상 核우산은 이제 ‘찢어진 우산’입니다.
과거 프랑스의 드골 대통령은, ‘미국이 프랑스를 보호하기 위해서 소련의 核공격을 각오하면서까지 核우산을 제공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 核개발을 했습니다.”
―한국의 核개발이 주변국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요.
“한국이 核을 가지면 일본과 대만도 核보유를 추진하는 核도미노 현상이 벌어질 것입니다. 북한 정권의 생명줄을 쥐고 있는 중국은 그런 상황보다는 그들을 버리는 선택을 할 것입니다. 한국의 核무장은 북한의 核무기에 대응하는 ‘최고의 전략적 외교수단’입니다.”
―우리가 核을 개발하려면, 核비확산조약(NPT)에서 탈퇴해야 할 텐데, 그게 가능할까요.
“논리적으로 국제사회가 책임지고 북한의 核무장을 막지 못한 이상, 核위협에 노출된 한국은 국가생존 차원의 길을 모색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논리적으로는 그렇다고 해도, 국제법적으로 한국의 NPT 탈퇴가 가능하겠습니까.
“NPT 조약상으로 가능합니다. NPT 조약 제10조에서는 ‘각 조약 당사국은 自國(자국)의 主權(주권)을 행사하는 데 있어서 본 조약의 주제와 관련된 비상사건이 自國의 最高(최고) 이익을 위태롭게 만들었다고 판단한다면, 본 조약으로부터 탈퇴할 수 있다. 그 당사국은 탈퇴 3개월 전에 모든 조약 당사국과 유엔안보리에 그 탈퇴를 통고해야 한다. 그 통고문에는 自國의 最高 이익을 위태롭게 했다고 간주하는 비상사건에 대한 설명을 포함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NPT 조약을 탈퇴한 명분이 바로 그 제10조 아니었나요.
“그렇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경우, 最高 이익을 위협하는 상황도 없었고, 탈퇴 이전 이미 불법적으로 우라늄 농축 방식에 의한 비밀 核개발을 하고 있었습니다.
북한과 달리 한국의 最高 이익이 위태로워졌다는 것은 자명합니다. 아직 交戰상대인 북한정권이 核무기를 보유하고, 침략당했던 한국은 核무기를 갖지 못한 상황이죠. 북한정권은 테러지원 국가입니다.
국제사회는 북한의 核무장을 저지하지 못했고, 대한민국은 核무장한 북한 정권 앞에 벌거벗은 채 노출된 상태입니다. 이 이상 국가를 위험에 빠뜨리는 상황은 상상할 수 없습니다. NPT 탈퇴는 국제법적으로도 정당한 것입니다. 이런 논리로 조약에서 탈퇴한다면 탈퇴에 따른 국제제재나 불이익을 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미국이 그런 상황을 용납할까요.
“미국은 내심 한국의 核무장 움직임을 반길지 모릅니다. 중국에 대한 압력이 되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미국을 설득하려는 우리의 의지입니다. ‘'한국의 생존권과 직결된 문제’라고 미국을 강하게 설득해야 합니다.”
―核무기 개발을 위한 수순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대통령은 중국을 방문해 韓中정상회담을 열고 ‘1년 내에 北核이 제거되지 않으면 한국도 核무기 제조에 착수하겠다’고 경고해야 합니다. 이어 러시아·일본에도 같은 취지의 메시지를 전달해야 합니다.”
―對北(대북) 유화정책으로 일관해 온 이 정부에 과연 그럴 의지가 있을까요.
“북한 核실험은 우리나라의 最高 이익인 생존권을 위태롭게 하는 사건입니다. 이 소름 끼치는 사건에 대한민국이 소름끼치는 결심을 해야 할 때가 왔습니다. 대한민국도 背水陣(배수진)을 쳐야 합니다.
1990년대 중반 제1차 北核위기 이래, 美·北 兩者회담과 제네바 협정, 重油(중유) 및 경수로 제공, 햇볕정책 이래 북한에 제공된 달러와 물자, 電力(전력)공급 약속 등 수많은 '당근'이 제공됐습니다. 지난 7월 미사일 발사 이후에는 安保理(안보리) 집단경고와 제재 등의 '채찍'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그 결과는 核실험이었습니다.
정부가 나서야 하는데 움직이질 않고 있죠. 이제 남은 건 국민의 힘입니다. ‘북한이 核을 포기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이 核을 만들자’고 汎국민운동을 벌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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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등장한 “對應핵개발論”
박근 대사는 “북한의 핵무장에 맞설 수 있는 거의 유일하고 효과적인 방도는 對應핵개발이다”라고 말해왔다.
趙甲濟
韓美우호협회 회장인 朴槿 전 유엔대사는 애국운동의 지도자이기도 하다. 이 老외교관은 “북한의 핵무장에 맞설 수 있는 거의 유일하고 효과적인 방도는 對應핵개발이다”고 말해왔다. 그는 중국이 金正日의 목을 비틀어 핵을 포기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희망사항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중국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나 이념에 근거하여 움직이는 나라가 아니다. 철저히 국익을 중심으로 행동한다. 김정일의 핵무장이 國益에 결정적인 손해가 된다는 自覺을 해야 하는데 아직은 멀었다”고 그는 말했다. 중국이 그런 自覺을 하도록 하는 방법은 한국의 핵무장 추진이다. 논리와 법리는 충분하다. 국제사회가 책임지고 김정일의 핵무장을 막는 데 실패하여 敵의 핵위협에 노출된 한국은 국가생존 차원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정당방위 차원의 對應핵무장을 추진하겠다는 국가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정부가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국민운동으로 할 수도 있다. 앞으로 대통령 및 국회의원 선거에선 自衛的(자위적) 핵무장을 공약하는 대통령 후보를 찍겠다는 국민운동도 가능하다.
한국은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해 있기 때문에 핵무장을 추진하려면 이 조약에서 합법적으로 탈퇴하여야 한다. 국제법을 위반하지 않고 對應핵개발을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NPT에 그런 조항이 있다. 10조이다. 그 내용은 ‘이 조약과 관련된 문제로 비상사태가 발생함으로써 그 나라의 至上의 국가이익이 위험에 처할 때는 이 조약에서 탈퇴할 권리가 있다. NPT 조약 가맹국과 유엔안보리에 3개월 전에 통보하여야 한다’로 되어 있다.
북한도 이 조항을 들먹이면서 NPT를 탈퇴했다. 북한은 탈퇴하기 이전에 이미 불법적으로 우라늄 농축 방식에 의한 비밀핵개발을 하고 있었다. 이미 살인을 저질러놓고 형법을 없애라고 하는 꼴이었다. 북한의 國益을 위협하는 사태도 벌어지지 않았었다.
한국은 그러나 이 10조에 의거하여 탈퇴할 수 있다. 아직 交戰상대인 북한정권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침략당한 한국은 핵무기를 갖지 못한 상황이 조성되었다. 북한정권은 유엔으로부터 침략자로 규정되었고 테러국가이다. 더구나 유엔 등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개발을 저지하지 못하여 대한민국을 핵무장한 김정일 정권 앞에 저항불능 상태로 노출시켰다. 이 이상으로 국가를 위험에 빠뜨리는 비상사태는 상상할 수 없다.
이런 논리로써 조약에서 탈퇴한다면 그 탈퇴에 따른 국제제재나 불이익을 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朴대사의 말이었다. 미국도 내심으로는 그런 핵무장 움직임을 반길지 모른다. 중국에 대한 압력이 되기 때문이다. 물론 중국이 나서서 김정일의 핵무장을 저지하고 핵시설과 핵물질과 핵폭탄을 해체하도록 도와주면 우리도 對應핵개발을 중단할 수 있다. 그런 카드로서도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들은 對應핵개발을 선언해야 한다는 것이 老애국자의 충고였다. 대한민국이 배수진을 쳐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다른 방법은 대량살상무기 그 자체인 김정일 정권을 해체시키는 공작이다. 오늘 마침 애국단체총협의회(회장 이상훈)가 ‘우리도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여야 한다’는 신문광고를 냈다. 우선 민간부문에서부터 이런 당당한 이야기가 활발하게 나와야겠다. 살인강도는 권총을 들고 덤벼드는데, 경찰이 몽둥이만 들고 대항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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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주의는 自由를 지키려는 것
박근 前UN대사
박근 前UN대사 미래전략지도자과정 강연
<자유를 희생하면 그 사회는 후퇴>
<위대한 지도자는 예외없이 보수주의자>
<“행동해야 한다. 그것이 진짜 보수주의이다”>
편집자 주 : 자유지식인선언(공동대표 최광, 김상철, 박성현)은 대한민국의 차기 지도자양성 목적 하에 30대 청년 20여 명을 대상으로 10차에 걸친 미래전략지도자과정 교육을 진행 중이다. 지난 15일 신반포중앙교회에서는 박근 前 UN대사를 초빙해 보수주의 이념에 대한 강연과 토론이 진행됐다.
박근 前대사는 “대한민국 위기의 원인은 한국 보수주의에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보수주의를 올바로 이해하지 못하고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는 데서 국가적 혼란이 비롯했다는 설명이다.
박 前대사는 “보수주의는 결국 자유를 지키겠다는 것이며,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를 지키겠다는 원칙도 여기서 나온다”며 “보수주의자라면 반드시 이를 위해 행동해야한다”고 역설했다.
‘행동하는 보수주의’를 강조하는 박 前대사는 78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밝고힘찬나라운동, 한미우호협회 등을 이끌며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맥아더동상철거난동 등 최근 좌익들의 발호(跋扈)현장에서도 그의 모습을 찾는 일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박 前대사는 최근 강정구 망언과 관련 “이런 일을 방치하니까 사회가 점점 이상하게 돌아간다”며 “행동해야 한다. 그것이 진짜 보수주의이다”고 강조했다. 아래는 그의 강연 요지이다.
半은 천사, 半은 악마로 보는 인간관
모든 정치철학은 인간과 역사에 대한 통찰에서 비롯한다. 인간을 보는 방법이 그릇되면 역사관도 일그러지고,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론도 잘못될 수밖에 없다.
보수주의는 인간을 善한 면과 惡한 면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고 본다. 半은 천사고 半은 악마다! 인간을 그렇게 본다.
이는 근본적으로 기독교적 인간관에 기초하는 것이다. 기독교에서는 인간이 천사와 악마의 양면성을 갖지만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천사의 모습이 악마의 모습을 극복한다고 본다.
미국을 세우는 데 기여한 보수주의자 메디슨은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이 천사라면 정부는 필요 없다. 통치자가 천사라면 권력을 제어할 장치는 필요 없다. 사람도 통치자도 천사가 아니므로 정부를 만들어 견제와 분리를 해야 한다.’
착취와 수탈의 ‘모순(矛盾)’에 집중하는 공산주의는 인간을 악마로 본다. 그러나 이 악마적 모습은 사유재산제도와 같은 외부환경에 터 잡은 것이므로 이를 없애면 천사가 될 수 있다고 본다.‘善한 면과 惡한 면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시각에서 출발하는 보수주의와의 공산주의의 차이점이 이것이다.
보수주의는 역사를 낙관
보수주의자는 역사를 낙관(樂觀)하게 된다. 인간 안에 천사의 모습이 악마의 모습을 극복해 ‘승리’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역사가 진행되는 방향에 자신감을 갖게 된다.
그러나 마르크스처럼 사유재산제도 등을 없애면 세상이 저절로 천국이 될 것이라 보지 않는다. 보수주의는 빛과 어둠의 양면적 인간像을 상정하기에 공산주의, 테러리즘 같이 세상에 나타나는 악마적 속성을 ‘끊임없이’극복해야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
보수주의의 기초가 되는 기독교적 가치관에 따르면 ‘역사란 하나님의 섭리가 구현되는 과정’이지만 이를 정치사상적으로 표현하면 ‘이성(理性)’, 로고스(logos)의 전개과정이라 볼 수 있다.
理性은 사물을 판단하는 힘인 reason과 神的 이성인 logos 등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나, 박근 대사는 後者를 지칭하는 것임 : 편집자 주
하나님의 신성(神聖)은 인간 안에 이성, 로고스로 투영된다. 따라서 역사는 이성의 구현과정이다. 플라톤조차 절대시했던 노예제가 더 이상 정당화되지 않는 것처럼, 이성의 구현 과정이 바로 역사인 것이다.
박 前대사는 “보수주의는 자유를 지키겠다는 것이며,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를 지키겠다는 원칙도 여기서 나온다”며 “보수주의자라면 반드시 이를 위해 행동해야한다”고 역설했다
보수주의 지향은 자유의 확산
정치학에서는 이성(理性)의 구현(俱現)은 곧 자유(自由)의 확산(擴散)이라고 정의한다. 인간에게 로고스가 투영되면서 세상은 자유가 확산, 신장, 강화돼왔기 때문이다.
인류역사를 보라! 찬란했던 시대란 자유가 빛난 시대였다. 산업의 발달, 문예의 부흥, 과학의 창달, 이 모든 것이 자유와 맞물려 있다.
자유의 확산을 역사로 보는 보수주의자는 세계사를 낙관한다. 마찬가지로 보수주의자는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해서도 낙담하거나 실망하지 않게 된다.
70년대 월남이 패망하자 한국에는 위기감이 팽배했다. 해외에 있던 대사(大使) 한 명은 본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빨리 한국을 빠져나오라’고 말했다가 발각이 돼기도 했다. 그때 박정희 대통령이 했던 말이 “나 혼자라도 서울에 남아 끝까지 지키겠다”는 것이었다. 나 역시 풍전등화의 국가적 위기 앞에서 한국의 생존과 자유의 전진을 믿었다. 보수주의적 역사관의 자연스런 발로였던 것이다.
열띤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보수와 진보의 결과물, 南과 北
한반도는 보수주의와 진보주의의 극단적 모습을 보여줬다. 남한의 번영(繁榮)과 북한의 학정(虐政)은 보수주의와 진보주의의 결말을 보여준다.
이는 진보주의가 중시하는 평등(平等)과 보수주의가 중시하는 자유(自由)의 차이에서 나온다.
보수주의는 제퍼슨이 말했듯 모든 인간이 평등하게 창조됐지만 평등하게 살지는 않는다고 본다. 진보주의가 ‘결과의 평등’을 말하는 데 반해 보수주의는 ‘기회의 평등’을 말하는 것이다.
진보주의자 ‘존 롤’은 ‘정의의 이론’이라는 책을 썼다. 그는 태생적 불평등은 할 수 없지만 인위적, 자의적으로 만들어진 불평등은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속, 신분 등은 인간의 손으로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보수주의적 해답은 이와 다르다. 불평등을 고치는 것은 좋지만 자유를 희생시켜선 안된다고 본다.‘불평등을 뺏어서 나눠주겠다’는 무리한 교정(矯正)작업에는 권력동원이 불가피하고, 이는 필연적으로 자유를 희생시키게 된다.
그러나 잊지 말라. 자유가 희생되는만큼 그 사회는 후퇴해왔다. ‘진보(進步)’가 아니라 ‘퇴보(退步)’하는 것이다. 역사는 이를 증명해준다.
진정한 보수주의자는 ‘불평등’으로 빚어지는 이웃들의 아픔을 위로하기 위해 사회안전망을 동원할 것이다. 그것이 한국적 ‘정(情)’의 보수주의이기도 하다.
진보주의 결말은 전체주의
‘뺏어서 나눠주는’ 진보주의는 권력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진보주의는 필연적으로 독재로 이어진다.
보수주의는 권력을 위험하고, 나쁜 것으로 보며 불신(不信)하기에 분권, 분산, 신중, 겸허 등의 가치를 필요로 한다. 반면 진보주의는 권력을 좋은 목적으로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냐며 신뢰(信賴)한다. 진보주의가 권력확대를 지향하다 결국 전체주의로 가는 이유가 여기 있다.
진보주의적 개혁은 ‘비리(非理)를 척결하겠다’며 국민생활에 대한 권력의 영향력을 강화시킨다. 진보주의자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정권으로 갈 수록 청와대와 권력기관이 확대되는 것은 이를 반증해준다.
보수주의적 개혁은 권력확대가 아니라 권력축소를 지향한다. 권력을 줄이는 대신 국민들의 자유를 확대시켜준다.
권력을 분권시켜 지방자치를 확대하며, 규제를 완화해 기업과 투자를 촉진시키고, 문화와 예술에 대한 통제를 완화시키는 것, 그것이 보수주의가 지향하는 올바른 개혁이다.
70~80년대 권위주의 정권 시절 이뤄졌던 자유에 대한 탄압을 들어 보수주의를 비난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다른 모든 정치철학과 마찬가지로 보수주의 역시 시대환경에 따라 색채가 달라진다. 당시는 공산주의에 의한 체제존립의 위기가 일상적이었던‘냉전형 보수주의’시대였다. 권위주의는 분명 잘못된 것이지만, 살아남기 위한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음을 무시해선 안된다.
80년대만 해도 KAL기 폭파, 아웅산테러, 무장공비 남파 등 여차하면 한국도 월남의 재판이 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팽배했던 시대였다. 현재의 잣대로 20~30년전의 시대를 재단한다는 것은 오판을 초래할 수 있다.
보편적 가치 지키려는 보수주의
혹자는 보수주의는 무엇을 ‘보수(保守)’하고 지키는 것이냐고 묻는다. 이미 언급했듯 자유의 확산을 지향하는 보수주의는 무엇보다 자유를 지키고자 한다. 자유를 지키기 위해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를 담고 있는 대한민국을 지키겠다는 가치가 도출된다.
보수주의는 또한 사랑, 정직, 겸허, 용기 등 인류가 계승해 온 보편적 덕목들을 지키고자 한다. 마찬가지로 과거를 존중하고 어제를 존중하는 것이 보수주의이다.
이는 보수주의가 강한 종교성을 띄고 있다는 데 기인한다. 영국의 후커는 ‘위대한 것을 숭상하고, 오래된 것을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위대한 것은 하나님의 무한한 실체에 가깝기 때문이고, 오래된 것 하나님의 무한한 시간대에 가깝기 때문이다.”
절대자 앞에 겸손해지는 신앙인들은 절대자의 모습이 드러나는 위대하고 오래된 것에 대해서도 가치를 부여한다. 위대하고 오래된 것을 인간의 손으로 뜯어고치려는 진보주의자들의 오만(傲慢)함을 경계한다. 미국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보수주의적 행태도 Born Again Christian이라는 종교적 배경과 무관치 않다.
최고의 지도자, 세종대왕, 이승만, 박정희
역사는 보수주의 이념으로 나아가기 때문에 위대한 지도자 역시 모두 보수주의자였다. 20세기 지도자 중 레닌, 스탈린, 모택동, 심지어 히틀러 같은 인물들도 진보주의자였다. 사회의 ‘자생적 질서’를 뜯어고쳐 불가능한 무언가를 꿈꾸다간 역사를 후퇴시켰다.
영국의 슈미트, 독일의 슈뢰더, 프랑스 미테랑, 우리나라의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같은 인물도 진보주의자이다. 역사는 이들을 뚸어난 지도자로 기록하지 않을 것이다.
영국의 처칠과 대처, 독일의 아데나워, 프랑스의 드골, 미국의 레이건 그리고 한국의 이승만과 박정희, 심지어 전두환 까지도 위대한 지도자의 반열에 들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은 보수주의라는 역사의 주류에 올라탔던 이들이기 때문이다.
나는 지난 1000년간 가장 뛰어난 지도자로 세종대왕, 이승만, 박정희를 꼽는다. 이들은 역사적 흐름에서 가장 훌륭한 변화(變化)를 가져왔던 인물들이다. 이 변화는 역사에서 변치않는 가치성을 유지하고 있기에 뛰어난 것이다.
세종대왕의 한글창제는 한국인들의 정신발달에 커다란 기여를 했다. 근래의 IT강국화는 우리가 한글을 가지고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이승만은 모든 신생독립국이 공산주의를 따라갈 때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세웠던 인물이다. 이 업적 하나만으로도 그는 천년영웅의 칭호를 붙이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박정희의 산업화는 두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전두환 역시 훌륭한 지도자로 꼽는 이유는 그가 이룬‘평화적 정권교체’에 있다. 지금 시각으론 평화적 정권교체가 당연해 보이지만 당시로선 국민 모두 기대하지 않았던 난제(難題)중의 난제였다. 이후 대통령들은 예외없이 개헌을 통한 집권연장을 시도했지만, 전두환이 만들어놓은 평화적 정권교체는 이를 원천적으로 저지시켰다. ‘평화적 정권교체’가 대한민국 발전의 대전제로 작용한 것이다.
한국 보수주의 10계명
한국에서 보수주의가 지향해야 할 10가지 원칙을 제시하며 이야기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첫째는 개인자유주의이다. 민족(民族)이나 집단(集團)이전에 개인의 소중함을 강조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를 들 수 있다. 셋째는 반공(反共)과 안보우선이다. 이는 보수주의가 갖는 보편적 특성이기도 하다. 넷째는 해양국가 지향성이다. 미국의 보수주의가 지향하는 자유의 확산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지향하자는 것이다. 다섯째는 전통가치관의 존중이며, 여섯째 보수주의적 개혁이다. 일곱 번째는 한국적 정(情)의 정치이다. 노사관계에서도 정(情)의 정치로 하면 못할 게 없다. 여덟 번째는 대한민국에 대한 긍지, 아홉 번째는 자유통일의 원칙,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법치주의와 질서를 들고자 한다.
정리 김성욱 기자
| [ 2005-10-17, 10:30 ] |
<박근 대사 약력>
1927년 경남 고성군 고성읍 무량리 출생
1953년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철학과 졸업
1958년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원 졸업(정치학 박사)
1961~1969 외무부 문화과장, 미주과장, 주미참사관
1969~1975 駐英공사, 駐美공사
1975~1983 駐스위스, 駐태국, 駐벨기에 겸 EC 겸 룩셈부르크 대사
1983~1985 외교안보연구원장
1985~1986 駐제네바 대사
1986~1988 駐유엔 대사
2001 ~ 2008 제3대 韓美우호협회 회장
한미우호협회 명예회장












위대한 자유의 전사이셨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