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처음으로 인도주의 물자 반입 허용

약 65만 명분 적십자 구호품 베네수엘라에 도착

베네수엘라에서 발생하고 있는 인도주의적 위기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의 음모라고 주장해오던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이 마침내 이런 위기 상황을 인정(?), 적십자(Red Cross)가 24톤 가량의 의료 관련 물품을 반입하는 것을 허용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경제 위기가 발생한 뒤 각종 전염병이 퍼지는 사태까지 이어졌는데 이번 인도주의 물자 반입을 통해 추가 인도주의 물자 반입이 가능해질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뉴욕타임스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의료 기기와 병원에 사용될 발전기 등을 실은 비행기는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적십자는 이번에 보낸 물자를 통해 약 65만 명의 베네수엘라 국민들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물자들은 앞으로 며칠에 걸쳐 필요한 장소로 보내질 계획이다.

인도주의 물자 반입은 니콜라스 마드로 독재정권과 이에 반대하는 야당 지도자들 사이에서 정치적 쟁점이 돼왔다. 후안 과이도 임시대통령이 이끄는 야당은 미국 등이 보낸 인도주의 물자를 콜롬비아를 비롯한 이웃 국가를 통해 반입할 계획이었으나 마두로에 충성하는 군부가 막아 성공하지 못했다. 마두로는 베네수엘라에 인도주의적 위기는 없으며 서방세계가 굴욕감을 주기 위해 이런 모함을 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베네수엘라 적십자 대표는 16일 인도주의 지원이 정치적으로 사용돼서는 안 된다며 정치인들이 이 사안에 있어서 만큼은 협조할 것을 요청했다. 이 단체는 이번에 베네수엘라에서 진행될 대규모 구호 사업은 시리아 내전 초창기에 있었던 국제사회의 구호 사업 정도로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봤다.

유엔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국민 25%가 음식과 기본적인 생필품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베네수엘라의 경제력이 올해에만 25% 떨어질 것으로 내다봐 어려움을 겪는 베네수엘라 국민의 수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유엔에 따르면 매일 베네수엘라를 떠나는 사람의 수는 5500명에 달한다. 현재까지 300만 명 이상이 베네수엘라를 탈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는 전체 인구의 10분의 1에 달한다. 현대사에서 전쟁이 발생하지 않았는데 이런 인도주의적 위기와 난민이 발생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야당 지도자들은 자신들이 주도했던 인도주의 물자 반입에는 실패했지만 마두로가 적십자를 통한 물자 반입을 허용한 것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야당 지도자 중 한 명인 엔리케 카프릴레스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오늘 우리 국민들을 위한 첫 번째 인도주의 물자가 베네수엘라에 도착했다”며 “이는 베네수엘라 국민들의 압박을 비롯, 후안 과이도 임시대통령과 정당성이 있는 의회의 지원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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