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제 붕괴 대비해 중국군 증강? 소문 확산에 경찰 수사

“결국은 미국과 전쟁이 난다…중국이 우리나라의 붕괴에 대비하기 시작했다…먹힌다면 중국보다 미국 쪽이 좋다, 그렇게 되면 자본주의가 된다"
국영 미디어의 신용도가 낮아 주민들은 소문으로 정보를 확산시킨다. 사진은 시장 근처에 모여 말하는 여성들. 2013년 8월 혜산시에서 촬영 아시아프레스
◆심각한 생활 악화가 배경
북한 내에서 '체제 동요'를 시사하는 근거 없는 소문과 유언비어가 확산되고 있다. “결국은 미국과 전쟁이 난다”, “중국이 우리나라의 붕괴에 대비하기 시작했다”라는 식의 내용으로, 보안(경찰)당국이 적발에 나섰다. 북한 내부의 복수 취재 협조자가 4월 후반에 전해왔다. (강지원)

“최근 들어 중국 인민해방군이 국경 지역에 추가 전개됐다는 소문이 널리 퍼지고 있다. 이유는 우리나라(북한)와 미국이 전쟁하는 것에 대비한 것이라든가, 정권이 붕괴해 사람들이 중국으로 집단 월경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이런 소문이 워낙 많이 퍼져 당국이 통제에 나섰다.”

북부지역에 사는 취재 협력자는 이렇게 말했다. 유포되고 있는 각종 소문은 정권의 붕괴를 시사하는 내용이 많다고 한다.

압록강을 사이 두고 중국과 접한 양강도 혜산시에 사는 또다른 협력자는 “경제가 날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시장에 모이는 사람들이 체제에 대한 불만을 입에 올리게 됐다. ‘혜산시만이라도 중국에 넘겨주면 좋겠는데’라든가 ‘먹힌다면 중국보다 미국 쪽이 좋다, 그렇게 되면 자본주의가 된다’ 등의 노골적인 표현을 하고 있다”라고 사회의 분위기를 전해왔다.

◆유언비어를 경찰이 수사
이런 유언비어나 불만의 확산에 당국도 민감해진 듯하다. 4월 중순부터 보안서(경찰)와 보위국(비밀경찰)이 소문의 출처를 적발하기 위해 시장을 중심으로 수사를 시작했다고 각지의 협력자가 전해 왔다.

“‘근거 없는 이야기를 남에게 전달하는 것도 유포죄다’라는 경고가 인민반 회의를 통해 전달됐다. 유언비어나 뜬소문의 출처를 체포했다는 말은 아직 듣지 못했다”라고 한다. 이와 관련하여 북한에서는 '허위 풍설 날조, 유포죄'가 다음과 같이 정해져 있다.

“국가에 대한 불신을 조성할 수 있는 허위풍설을 꾸며냈거나 유포시켜 사회적 혼란을 준 자는 1년 이하의 노동단련형에 처한다” (2015년 개정 형법 211조)

이처럼 유언비어나 소문이 돌고 있는 배경에는 2월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경제 제재 완화의 전망이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실망과 불안이 있다. 민생이 날로 악화되지만 “자력갱생”만 외칠 뿐 곤란 해결에 대처하지 못하는 김정은 정권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외교관 4명 총살설도 확산
또 2월 말,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 회담을 파탄시켰다고 외무성 간부 4명이 처형됐다는 소문도 확산되고 있는 모양이다. “미국과의 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것은 외무성 간부가 사전에 미국 측에서 돈을 받고 정보를 유출하는 바람에 대사관원들이 총살됐다고 간부들이 말하고 있다”라고 혜산시의 협력자가 전해 왔다.

※아시아프레스에서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 내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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