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정부 관계자들이 에베레스트산에 오를 수 있는 사람들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높이 2만9000피트(8848m)의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정상 등산로에서 최근 산악인 최소 11명이 사망한 것에 따라 조치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에베레스트에서 10명 이상 숨진 것은 2015년이 마지막인데 당시에는 눈사태라는 ‘천재(天災)’가 원인이었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는 사람들이 정상 부근에 너무 많이 몰려 발생한 병목 현상으로 인해 사망자들이 발생했다.
29일 뉴욕타임스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네팔 의회 의원인 샤그야 수누와는 “오래된 관련 법을 검토할 시기가 됐다”고 밝혔다. 정부 당국자들도 에베레스트에 오르려는 사람들이 산악 경험과 건강이 좋다는 기록을 제출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현재 네팔은 원하는 사람은 거의 모두 에베레스트에 오를 수 있도록 허가증을 발급한다. 이렇게 되자 경험이 적은 산악인들이 많이 몰리고 정상 부근에서 ‘셀카’를 촬영하는 등 병목 현상이 발생해 사고가 많이 발생했다.
에베레스트는 네팔과 중국 국경지역에 위치해 있다. 중국 역시 에베레스트 등반 프로그램을 운영하지만 네팔보다는 비교적 까다로운 절차를 거친다. 올해 약 300명이 중국 국경을 통해 에베레스트에 등반했는데 2명이 숨졌다. 반면 네팔 쪽에서는 약 800명이 등반, 9명이 숨졌다.
이번에 발생한 사망자들 중 일부는 산소통이 바닥나 산소부족으로 숨졌는데 이는 정상까지 오르는 과정에서 시간이 지연됐기 때문이다. 등반객들은 정상에서 약 300m 떨어진 부근에서 몇 시간을 대기해야 했는데 이런 과정에서 산소가 떨어졌다는 것이다. 올해 에베레스트에 올랐던 산악인들은 다른 산악인들이 물이나 산소가 떨어진 사람들에게 이를 공유하지 않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소년들이 섬에 고립돼 지내며 발생한 일을 그려낸 소설 ‘파리대왕’에 비교하기도 했다. 질서와 법이 없다는 뜻으로 보인다.
국제산악연맹의 안전위원회 회장인 아밋 초두리는 다른 산의 경우는 산악 가이드들이 등반하려는 사람이 오를 수 없을 것으로 보면 이들을 데려가지 않는데 에베레스트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네팔의 경우는 셰르파(注: 등반가들을 위한 안내나 짐 운반을 하는 사람)를 구하기 너무 쉽고 제대로 된 절차를 거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등반 직전에 셰르파가 구성되는 경우도 있다며 셰르파들이 등반하려는 사람이 오를 수 있는 역량이 있는지 파악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네팔은 아시아에서 거의 제일 못사는 나라다. 에베레스트 등 관광 산업이 거의 유일한 경제 원동력인데 이 역시 부정부패에 휘말려 있다. 지난해의 경우 언론과 보험회사들은 가이드와 헬리콥터 운영회사, 찻집, 그리고 병원들이 결탁해 등반객의 아주 약한 고산증 증상에도 긴급구조를 요청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보험회사로부터 엄청난 금액을 착취했다는 것이다. 일부 찻집은 손님의 음식에 장난을 쳐 손님의 속이 안 좋아지게 만들고 헬리콥터 구조를 요청하도록 했다고도 한다.
현재 네팔 정부의 규정에 따르면 에베레스트 등반객은 여권 사본과 자신들이 정상까지 오를 수 있을 정도로 건강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최소한의 자료만을 요구하고 있다. 네팔 정부는 등반 허가증을 발급하기 전 제대로 건강 상태를 검증하는 것은 어려웠다는 점을 시인했다. 네팔은 외국인 등반객에게 1만1000달러를 받고 허가증을 발급한다. 외국 등반객들은 이에 추가로 들어가는 가이드와 장비, 음식 등 6주간의 등반 비용으로 5만 달러 이상을 지출한다. 네팔인의 경우는 등반 허가증을 받는데 700달러밖에 들지 않는다. 이에 따라 일부 외국인들은 저렴한 비용에 등반을 도와주는 여행사를 선택하게 됐으며 이들 회사들이 제공하는 등반 프로그램의 전문성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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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베레스트 정상 부근의 병목현상으로 사망 사고 속출
긴 대기줄 때문에 산소 부족해져…“동물원과 같았다”
높이 2만9000피트(8848m)의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정상 등산로에서 최근 산악인 최소 10명이 사망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고 있다. 에베레스트에서 10명 이상 숨진 것은 2015년이 마지막이었다고 한다. 2015년 당시에는 눈사태라는 ‘천재(天災)’가 원인이었다. 이번의 경우는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려 발생한 병목 현상, 즉 ‘인재(人災)’가 원인이라는 점에서 4년 전과는 차이가 있다.
뉴욕타임스는 26일, 최근 에베레스트를 올랐던 사람들과 산악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한 심층 분석기사를 게재해 현재 발생하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 소개했다. 기사에 따르면 봄 시즌인 3~5월은 등산객들이 에베레스트에 많이 몰리는 기간이다. 그러나 올해는 평년보다 기상 조건이 나빠 정상적으로 등반할 수 있는 날짜가 줄어들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좁고 험난한 코스에 수백 명이 몰리게 됐고 등반 시간이 길어지게 됐다. 추가 산소통 없이 정상에 오른 사람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데 이는 강풍이나 혹한이 아닌 인간 체증 때문이라는 것이다.
정상에 오르기 위해 등반객들은 짐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정상에 오른 뒤 하산할 때까지 필요한 최소한의 산소통만을 갖고 간다고 한다. 외신들이 인용한 전문가들에 따르면 에베레스트 정상 정도 높이에 올라갔을 경우 제대로 사고(思考)하는 것은 어려우며 등반 일정이 한두 시간만 예정보다 지체돼도 목숨을 잃을 수 있다.
셰르파(注: 등반가들을 위한 안내나 짐 운반을 하는 사람)와 등반객들에 따르면 올해 일어난 사고는 정상까지 1000피트를 남겨둔 상황에서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병목 현상이 생기면서 갖고 갔던 산소가 바닥나고 탈진하는 상황 등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일부 사망자의 경우는 애초에 에베레스트에 오를 정도의 체력이 없고 준비가 되지 않은 사람들이었다고 한다.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의사로 활동하고 있는 에드 도링 씨는 평생 에베레스트에 오르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었고 최근 실제로 정상에 다녀왔다고 한다.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이 생각했던 에베레스트와 현실은 달랐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에베레스트 정상에 있는 평지부분의 크기는 탁구대 두 개 정도 크기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 좁은 공간에 15~20명이 모여 ‘셀카’를 찍는 등 사람이 빼곡했다는 것이다. 그는 정상까지 올라가기 위해 몇 시간을 앞사람과 다닥다닥 붙은 채 대기해야 했고 숨진 지 얼마 되지 않은 한 여성의 시체를 피해 올라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네팔의 한 호텔에서 실시한 뉴욕타임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등산 과정은) 무서웠다”며 “동물원인 것 같았다”라고 했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게 된 핵심 원인은 경험이 부족한 등산객들을 비롯해 너무 많은 사람들이 한 번에 등산길에 오르기 때문이다. 산악 가이드 회사들은 돈을 벌기 위해 경험이 부족한 등반객들을 이끌고 정상을 향하고 있다. 가난한 나라인 네팔 정부는 돈을 더욱 걷기 위해 더 많은 등반객들의 등반을 허용해주고 있다. 네팔 정부는 올해 봄 시즌에 381명의 정산 등반을 허용했다. 지난해의 346명과 비교해 늘어난 수치다. 허가를 받으려면 한 명당 1만1000달러 상당을 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네팔 정부가 등반객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사람 수보다 더 많은 사람의 등반을 허용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정확한 수치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1인당 7만 달러의 경비를 내면 전문가이드와 셰르파들이 정상까지 오를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한다.
에베레스트 등반이 점점 ‘상업화’되면서 발생하는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라고 한다. 등반객들은 산에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부터 다른 등반객의 물건을 훔치는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올해 초 네팔 정부 당국은 등반객들이 사용하는 산소통에도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산소통의 산소가 새는 경우도 발생했고 암시장에서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산소가 산소통에 채워지는 경우가 있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네팔 정부는 최근 발생하는 사고에 정부의 직접적인 책임은 없으며 산악 관련 회사들이 문제라고 했다. 네팔 관광청의 단두라 키미어 청장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많은 사람들이 숨진 원인은 등반객의 수가 많은 것과는 관계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등반객들이 안전하게 정상에 오를 수 있는 기간이 평년보다 짧은 게 원인이라고 했다. 그는 뉴욕타임스에 등반 허용객의 수를 낮출 계획도 없다고 했다. 그는 “등반객의 수를 제한하는 것을 진정으로 원한다면 우리의 성스로운 산에서의 모든 탐험을 그냥 다 중단하자”라고 했다.
수십 년 전만해도 에베레스트에 오르는 사람들은 경험이 많은 전문 산악인들이었다. 이들은 많은 비용을 내더라도 정상에 오르기를 희망해 오랫동안 준비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현재 저가 에베레스트 전문 여행사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과거보다 안전에 대한 비중이 떨어지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