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는 5월 16일 방송분에서 1980년 당시 주한 미대사관 무관인 제임스 영과의 인터뷰를 내보냈다. 이 방송은 자신을 ‘미군 정보요원’으로 소개한 김용장씨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내용을 소개하는 취지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 방송에서 제임스 영은 김용장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지도 김용장의 주장을 일축하지도 않았다. 스포트라이트는 제임스 영과의 인터뷰 과정에서 여러 번역 실수, 혹은 의도적으로 오역을 했다(아래 기사 참조). 또한 제임스 영이 김용장씨를 아는 것과 같은 뉘앙스를 전달하는 방송을 했다.
이런 가운데 스포트라이트 제작진과 함께 제임스 영을 인터뷰한 최용주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스포트라이트 편집에 문제점을 제기했다. JTBC 스포트라이트는 최용주씨를 ‘5.18 기념재단 비상임 연구위원’이라고 소개하는 자막을 달았다. 최용주씨가 방송이 나간 후인 5월 18일 페이스북에 남긴 글 全文을 우선 소개한다.
<지난 목요일에 방영된 JTBC의 스포트라이트의 일부인데 몇가지 오해를 일으키는 대목과 잘못된 게 있어서 바로 잡는다. 내가 인터뷰어로 참여한 이상 그냥 넘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첫째, 내가 만난 미국대사관 소속 무관 제임스 영은 김용장 씨를 만난 적이 없고 기억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한 김용장 씨는 5.17 이전에 광주는 서울이나 다른 지역에 비해 조용했다고 말하고 있으나 이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 이른바 서울역 회군 사건으로 유명한 5월 15일 이후 서울을 비롯하여 다른 지역은 시위를 하지 않았으나 16일에 광주는 전남대학교를 중심으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그 유명한 횃불시위가 그것이다. 이건 제대로 바로 잡아야 한다. 이 프로그램은 마치 다른 지역에 비해 조용한 광주가 신군부의 편의대 선동으로 폭동화된 것처럼 예단하고 있는데 명백하게 잘못된 것이다.>
이 글의 핵심은 제임스 영은 김용장씨를 만난 적이 없고 기억을 하지 못했다는 부분이다. 김용장씨의 신뢰성에 처음 의문을 제기한 在美 번역가 설갑수씨도 “김용장씨는 (3월 JTBC) 취재진에게 1980년 당시 미대사관 무관 제임스 영과 교류하는 사이라고 말했다”라며 “그러나 지난달(4월) 같은 취재진을 만난 영은 김용장을 모른다고 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설씨는 “영이 김씨를 만난 적도 알지도 못했다고 말한 것을 확인한 나조차도, 16일자 방송만 보자면 영이 김씨를 안다고 했는지 모른다고 했는지 파악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스포트라이트는 ‘제임스 영이 김용장씨를 모른다’는 사실은 전달하지 않고 당시 미국의 정보보고 체계, 제임스 영이 기억하는 5.18 당시 상황에 대해서만 소개했다. 제임스 영은 ‘당시 광주에는 미국인 한 명과 한국인 한 명이 있었다’는 발언을 했다. 이 발언 이후 사회자는 “유일했다는 한국인, 과연 그가 김용장일까요”라고 내래이션을 내보내는데 제임스 영의 확실한 대답은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시청자 입장에서 보면 누구나 김용장이 광주에 있던 그 한 명의 한국인이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최용주씨의 이 글에 한 페이스북 친구가 “중요한 정정입니다. 스포트라이트가 다음 회에 이 내용을 자막으로 내보내면 좋겠어요”라고 적었다. 이에 대해 최용주씨는 “5월 마지막주에 후속편을 방송하는데 정정하겠다는 약속을 받았습니다”라고 적었다. 스포트라이트는 5월 30일 ‘5.18 기록과 검열’이라는 방송을 내보냈다. 이 방송에서 제임스 영과 관련된 해명 및 정정은 찾아볼 수 없었다.
최용주씨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 JTBC의 <’무의미한 이야기’ 전 미 대사관 무관이 말한 북한 개입>이라는 기사를 링크하며 “이래봬도 내가 제법 바쁜 사람인데, 이 말 한마디 들으려고 미국까지 찾아가야 하는 현실이 참 치사하더라”라고도 했다.
최용주씨는 5월 27일에는 오마이뉴스가 보도한 <김용장 “5.18 3~4일 전, 광주서 미국 시민권자만 대피시켰다”>는 기사를 소개하며 다음과 같이 글을 썼다.
<이 뉴스는 사실과 다릅니다. 그리고 김용장 선생 스스로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서 미국인 대피 지시는 5.18 이전이 아니라 5월 22일쯤이었다고 정정하였습니다. 40년 전 일이기 때문에 기억이 희미하고 몇가지 혼선이 있었을 것입니다. 김용장 선생의 증언은 그 분의 지위 때문에 사회적 충격이 매우 큽니다. 그만큼 신중을 기하고 이쪽 저쪽에서 점검해야 합니다. 그래야 그 반대편으로부터 오는 역공도 피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사실”만을 말해야 할 때입니다.>
그의 다른 페이스북글을 읽어보면 그는 ‘5.18 진상 규명’을 원하며 ‘군사독재 하의 인권 문제’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다. 그럼에도 그는 섣부른 주장을 해 상대 진영으로부터 역공을 받을 빌미를 제공하지 말아야 하며 ‘사실’만을 말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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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토당토 않은 번역과 분석…美 대사관 무관은 김용장을 알지 못한다”
실수인가 악의적 오역인가?…5.18 진실을 뒤흔든 JTBC(2)
在美 번역가 설갑수씨는 증거를 제시하며 김용장씨가 ‘미군 정보요원’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설씨는 김용장씨가 3월 JTBC를 통해 등장하면서 그의 거짓 주장이 번지게 된 원인 중 하나는 “받아쓰기만 열중한 언론 때문이었다”라고 지적했다. 설씨는 6월 2일자 경향신문 기고문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
[특히 지난 3월 김씨를 최초 인터뷰한 JTBC ‘스포트라이트’의 5월16일 방송분은 김씨에게 없는 알리바이라도 만들어 줄 듯한 기세였다. 5월16일자 방송이 인터뷰한 80년 당시 주한 미대사관 무관이자 DIA 요원인 제임스 영은 김씨의 주장을 줄곧 부정했다. 김씨 주장과 달리 영은 광주 공군기지에 4명이 아닌, 2명의 요원이 있었고, 501 정보단이 전국에 11개가 아닌 약간(several)의 필드오피스(field office)를 두고 있었다고 말했다. 영은 또한 항쟁 기간동안 501 부대가 기지 내에 한정돼 있었고, 몇몇 짧은 상황보고(Spot Report)만 보냈을 거라고 말했다. 그러나 적당히 얼버무린 자막과 내레이션만 좇다 보면 이 내용은 알 수가 없다. 영이 김씨를 만난 적도 알지도 못했다고 말한 것을 확인한 나조차도, 16일자 방송만 보자면 영이 김씨를 안다고 했는지 모른다고 했는지 파악하기 어려웠다. 얼토당토 않은 번역과 분석은 거기에 그치지 않았다.]
설갑수씨가 지적한 JTBC의 16일자 스포트라이트 방송을 확인해보니 여러 오류를 찾을 수 있었다. 우선 스포트라이트 제작진은 당시 미국 대사관에서 근무하고 있던 제임스 영 무관이 머물고 있는 집을 찾아갔다. 제임스 영씨는 김용장씨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핵심 증언이 등장할 것 같은 부분에 나온다. 제임스 영은 제작진에게 김일성 뱃지 등 한국에서 근무할 때부터 갖고 있던 물품들을 소개했다. 그러고는 인터뷰를 시작하는데 자막으로 올라온 한국어 부분을 먼저 소개한다.
[저에겐 광주 출신 한국군 장교인 친구가 있었는데 그가 광주에 있는 부모에게서 들은 현지 사정을 저에게 얘기해줘서 광주에서 심각한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처음 알게 되었어요. 저는 그에게 들은 현지 정보를 대사관에서 다른 관리들과 공유하였지요.]
위 한국어만 읽으면 무언가 긴박한 일어났다는 인상이 든다. 그런데 그의 영어 원문은 뭐였을까?
[I had a friend who was a Gwangju native and he (had) talked to his parents and got a pretty good report and he shared that with me. And that was the first direct report that I had personally, but the embassy had gotten some other snippets.]
직역하면 제임스 영은 “광주 출신인 친구가 있었고 그가 그의 부모와 대화를 했는데 꽤 좋은 보고를 받아 저와 이를 공유했습니다. 이게 제가 개인적으로 직접 접한 첫 번째 보고였습니다. 그러나 대사관은 다른 정보들 여럿을 받은 상황이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자막에 소개된 내용과는 전혀 다른 내용이다. 우선 광주 출신의 ‘장교’라는 말은 없다. 소재가 광주인지 서울인지 불분명한 광주 출신의 친구가 그의 부모와 나눈 대화를 들었다는 게 제임스 영의 설명이다. 심각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을 들었다는 내용도 없다. 광주 관련 내용을 처음 접한 것이 그 때였다는 얘기뿐이다. ‘현지 정보를 대사관에서 다른 관리들과 공유한 것’이 아니라 ‘대사관도 다른 작은 정보들을 접하고 있었다’는 게 그의 말인데 자막은 전혀 다르게 번역했다. 인터뷰 과정에서 진행된 다른 부분의 내용을 이에 포함시킨 것인지, 오역인지는 불확실하다.
스포트라이트 앵커는 정보에 대한 추가 질문 없이 그가 “스스로 한국 지역 전문가 1호라고 자부심을 숨기지 않았습니다”라고 이어간다.
제임스 영은 한국말로 “나는 우리 대한민국에서 공부했어요”라며 영어로 “We had a special program called foreign area specialist, I don’t know how that… and I did that … I actually went to summer school at Ewha yeoja daehakgyo”라고 말했다. JTBC는 이번의 경우 문제 없이 자막을 달았다. 이 방송은 이 영어를 “예전에 외국 지역 전문가라는 특별프로그램이 있었어요.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여름학기 프로그램을 들었어요”라고 번역해 자막으로 내보냈다.
스포트라이트는 이후 김용장씨가 파견됐다던 광주 파견대의 존재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제임스 영은 “On the airbase, two men stationed I think, one American, and one Korean guy (자막: 정보요원 두 명이 있었어요. 한 사람은 미국인이었고 한 사람은 한국인이었습니다”라고 했다. ‘공군기지에 파견됐다’는 문구가 제외되기는 했지만 번역에 문제는 없다.
앵커는 “유일했다는 한국인, 과연 그가 김용장일까요”라고 내레이션을 내보낸다. 이에 제임스 영은 “He was at the 501 (자막: 501 정보여단인가 보군요)”라고 했다. 김용장이 맞는지 아닌지, 자신이 그를 아는지 모르는지에 대한 확실한 답이 없다.
영 당시 무관은 다음과 같이 말을 이어갔다.
[I think we have gotten some spot reports from the 501, but they were pretty much confined to the airbase. Everything was locked (down?)… There were several field offices, Gwangju was one, and there was one in Euijeogbu, one in Jinhae, and I think one in Busan. And East Coast and somewhere in Pohang maybe or something. 자막: 501 정보여단으로부터 현지 보고를 받았었는데 대부분 기지에 국한된 정보였고 기밀 사항이었어요. 그 당시에 여러 개의 현장사무소가 있었습니다. 광주, 전북, 진해, 부산에도 있었고요. 동해 쪽으로, 포항 쪽에도 있었던 것 같아요.]
의정부를 전북으로 번역한 것 외에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설갑수씨가 경향신문 기고문에서 지적한 부분은 바로 이 부분이다. 설씨는 “김용장씨는 (3월 JTBC) 취재진에게 1980년 당시 미대사관 무관 제임스 영과 교류하는 사이라고 말했다”라며 “그러나 지난달(4월) 같은 취재진을 만난 영은 김용장을 모른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영이 김씨를 만난 적도 알지도 못했다고 말한 것을 확인한 나조차도, 16일자 방송만 보자면 영이 김씨를 안다고 했는지 모른다고 했는지 파악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이 방송을 1시간을 다 본 기자는, 제임스 영이 왜 나왔는지 여전히 이해할 수 없다. 그는 김용장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지도, 김용장의 주장을 일축하지도 않았다. 그는 한국에서 근무했다 은퇴한 미국인 아저씨로 보였다.











